전자총에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이유


전자총에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이유


어렸을 때 브라운관 TV가 나오는 것을 궁금해 하던 나는 TV와 관련된 원리를 설명하는 서적을 탐독해 봤다. 그러나 많은 초보용 책이나 어느정도 전문적인 지식을 다루는 책에서도 TV화면을 제어하는 알수 없는 이론들에 대해서 다루고는 있었지만 그 제어의 초기 부분에 나타나는 전자의 발생에 대해서 언급해 놓은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공대에서 다루는 책들이나 기초과학용 책에서는 기본원리에 소홀히 하는 경향이 큰 것 같다.
또 이러한 부분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나뿐일까?

비록 많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나뿐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나는 이 원리를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에서야 혼자 궁리해서 알아냈다. (그래서 전문적인 수식/수치 등을 알지는 못한다.) 이러한 원리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이 자리를 빌어서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금속이라는 물질에 대해서 이야기해야겠다.
금속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물질과 크게 다를바가 없는데, 금속만의 특징이 나타나는 현상은 전자가 한 원자에 붙잡히기에는 에너지가 너무 크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금속이 열과 전기의 전도성을 갖는 것이라던지, 금속만이 갖는 비열의 특성, 금속광택의 생성, 연성/전성의 풍부함, 금속의 열적 팽창이 1/273에 대략적으로 따른다는 듀롱-뷰티의 법칙 등등, 또 결맺음 공명에 의한 전자분포 등은 모두 이러한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금속의 자유전자를 이해하는 것이 금속을 이해하는데 제일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유전자에 대해 언급하는 가장 기초적인 부분도 대학교 4학년 수준이므로 이 글에서는 다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반도체에 대한 설명도 그만큼 하기 힘들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금속 내의 자유전자들의 열적 행동은 마치 이상기체가 상태방정식을 따르듯이 자유전자가 상태방정식과 거의 유사하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쉽게 생각할 때 이상기체와 매우 유사한 물질이 금속이라는 틀 안에 갖혀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 금속 내 전자의 에너지 분포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 실험을 기억하는 분이 계신지 모르겠다. 광전효과는 아인슈타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유명한 이론일 뿐만 아니라 보어의 양자가설, 플랑크 흑체복사 이론과 함께 양자역학을 태동시켰던 유명한 이론이다. 이 이론에서는 일함수라는 것이 나오는데, 일함수라는 것은 쉽게 이야기해서 원자핵이 전자를 잡고 있는 에너지를 말한다. 물론 금속 내에 있기 때문에 자유전자는 어떤 하나의 원자핵에 붙잡혀 있는 상황은 아니므로 금속이라는 계 안에 잡혀있는 에너지를 말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금속 내의 자유전자는 에너지의 분포가 이상기체의 그것과 유사하므로 모두 일정한 값을 갖는 것이 아니라 큰 에너지를 갖는 것도 있고, 작은 에너지를 갖는 것도 존재한다. 문제는 전자가 일함수보다 큰 에너지를 갖는 것들이 다수개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에는 전자는 언제든지 금속으로부터 외부로 방출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이제 어느정도 이해가 되리라 생각된다. 전자총의 전자는 이 전자들로부터 기인하는 것이다.[footnote]실제로 금속은 매우 소량이긴 하지만 많은 전자들을 내뿜고 있다. 전자들을 내뿜는다는 것은 음이온을 방출한다는 것이고, 따라서
금속은 양이온을 띌 수밖에 없다. 이 양이온을 중성으로 바꾸기 위해서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방출한
전자를 재흡수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금속 내의 양이온을 방출하는 것이다. 문제는 두 번째 방법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인데,
양이온 방출은 다시 말해서 금속원자가 금속에서 분리된다는 이야기이고, 이렇게 방출된 금속원자는 증발한 것이다. (참고 : 형광등의 끝은 왜 검은 점이 생길까?)
금속원자가 금속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현상은 일반 공기중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데, 광학기기나 진공 관련기기나 우주기기에서는 크게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고민이다.[/footnote]



전자가 더 많이 튀어나오게 하는 방법들….
원자로부터 전자가 더 자 튀어나오게 하는 방법은 어떤 방법이 있을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전자에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것이다. 에너지 공급의 방법은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빛을 쪼여주는 것이다. 빛의 에너지가 일함수보다 클 경우에는 빛과 충돌한 전자는 금속을 탈출할 충분한 에너지를 얻게 된다. 실제 이 방법은 광전관 등에서 응용되어 산업기자제나 군수물품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열을 가해주는 것이다. 열을 가해주게 되면 금속 내에 들어있는 전자들의 평균에너지가 증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전자 내에 일함수보다 더 큰 에너지를 갖는 전자의 개수가 늘어나게 된다.

실제 TV에서는 두 번째 방법이 사용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만으로는 TV를 나오게 할 만큼의 전자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또 다른 방법과 함께 병행하여 사용하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전기장을 가해주는 것이다. 전기장은 비록 처음 전자가 금속 내부에서 탈출하게 만들지는 못하지만, 일단 탈출하려고 하는 전자나 방향이 일정하게 맞는 전자의 경우 가속시켜서 금속을 탈출하게끔 도와주게 된다. 실제 전자총에는 이 방법이 이용된다.

또 다른 방법은 금속의 일함수를 낮추는 것이다. 일함수는 금속마다 그 특유의 고유값을 갖는 것이므로 일함수가 가장 작은 금속을 찾는다면 더 쉽게 많은 전자를 방출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실제 전기장을 가해주는 방법은 어느정도 이상은 여러가지 이유로 효율성을 개선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기술적으로 일함수가 작은 금속을 이용하는 방법과 온도를 높게 올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첫 번째, 온도를 높이는 경우 사용하는 물질은 텅스텐(W)이다. 텅스텐은 녹는 온도가 3410℃로 금속중에 가장 높다. 뿐만 아니라 단단하고, 고온에서도 비교적 좋은 물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텅스텐으로 전자총을 만들면 보다 많은 전자를 방출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일함수가 낮은 물질을 사용하는 방법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물질들을 사용하면 된다. 이론적으로 원소주기율표 1A족 7번째 원소인 프란슘(Fr)을 사용하면 제일 좋을 것 같지만, 이 금속은 반감기가 매우 짧은 방사성 동위원소이므로 사용하지 못하고, 1A족 6번째 원소인 세슘(Cs)을 이용한다.


W은 매우 고가의 물질로서 경도가 뛰어나고 광택이 미려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고가품의 코팅에 이용하는 물질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저가형 장비의 전자총에도 이용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형광등이다. 고온에 잘 견디는 특성상 백열전구의 필라멘트에도 이용한다.

Cs은 W보다 더 고가의 물질이라서 아무 곳에나 쓰지는 못하고 고가의 장비에 사용한다. 일반적인 브라운관 TV에는 Cs으로 만든 전자총을 이용한다.


맺으면서…
설명해 놓고 보니 또 어려운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 같다. 문제는 이전의 저자들이 다루지 않은 내용을 다루기 위해서는 또 그 저자들이 다루지 않은 내용을 어느정도 설명해가면서 같이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나의 시도들이 뭉처져서 비전공자들, 미래의 전공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더 원리적으로 접근하는 사고를 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다.

독자들이 전기장을 거는 방법과 브라운관에 정전기가 발생하는 원리에 대해서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글 쓴 날 : 2006.02.17

6 thoughts on “전자총에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이유

  1.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생입니다 이번에 발명대회가 있는데 정전기로 먼지를 끌어당기는 청소기를 고민하던중 티비 전자총을 이용하여 플라스틱관에다가 전자총르쏘고 막대한 정전기로 먼지를 모으는 생각을 하게되었는데요 티비 전자총만 있다면 가능한가요????
    _ 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전자총 ] 플라스틱관 정전기로 먼지가 붙음 전원끄면 다떨어짐]
    —— ————————————————
    만약 추가로 해야될것, 필요한거, 주의할점, 충고등등을 좀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 우선 전자총은 완전한 진공 안에서 작동해야 하는 건 아시죠? (공기가 있으면 전자가 제대로 날아가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플라스틱으로 만든다면 변형이 쉽겠죠. 진공에 의한 압력을 플라스틱이 견딜 수 있을런지도…. (아시겠지만 옛날 CRT 브라운관은 충격을 견디기 위해서 유리 두께가 장난이 아닙니다.) 따라서 중학교 발명대회 정도에서 취급하기엔 너무 어렵고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 것입니다. 더군다나 전자총을 끄면 정전기가 바로 사라지리라 생각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전자석같질 않거든요.
      전자총을 쓰기보다는 플라스틱 안쪽에 문질러주는 것을 넣어 전정기를 발생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도 좋고, 안전성도 좋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2. 중2인데 자유전자가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좋은 정보 알고갑니다.어려운 용어도 거의 쓰지 않고 잘 설명 하셧네요..

    1. query: 61.100.21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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