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찍었던 거미 사진을 동정하다가 갑자기 이 사진들을 발견했다. 작년 9 월 7 일 찍었던 풀거미류 수컷였는데, 작년에는 동정할 실력이 안 돼서 지금까지 동정을 미뤄두고 있었다. 그러고는 오늘 새벽에 동정하다가 복풀거미라는 걸 안 것이다.
복풀거미는 인터넷에서는 찾기 힘들다. (사실상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도감인 <한국의 거미>에 조차도 암컷 사진 한 장과 외부생식기 사진 한 장만 실려있을 정도로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사진을 모두 살펴보니, 복풀거미를 작년에 모두 일곱 번 만났었다. 여섯 번은 우리집 앞에서 들풀거미와 함께 사는 녀석이었고, 한 번은 김포에서였다. 도감에 한국 고유종으로서, 모식 산지가 경남 합천군 가야산으로 쓰여있지만, 실제로 전국에서 살고 있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몸길이가 암컷은 10 mm, 수컷은 5 mm 정도이다.
- 거미줄을 천막처럼 친다. 거미줄 크기는 들풀거미의 절반 정도이다.
- 암수 모두 배 끝의 실젖과 그 위의 항문 두덩 부근이 붉다. 가슴과 배 사이에도 붉은 기운이 확연하다. 이게 가장 큰 특징 같다. 심지어 7 월에 찍었던 유체도 전체적으로 붉은 편이지만, 실젖과 항문 두덩 부근은 더 붉다.
- 가슴판은 풀거미 특징이 확연하다. 가슴판은 짙은 회색이고, 주변에 흰 띠가 둘러있다. 가운데에도 배 연결부에서 눈까지 희고, 가슴홈과 방사홈도 희다. 그러나 눈 사이에서 가슴홈을 향해 일직선으로 검은 선이 있고, 눈에서 가슴홈으로 검은 선이 곡선을 이루며 연결돼 있다.
- 다리 바탕색은 넓적다리마디는 짙은 풀색이고, 나머지 부위는 적갈색이다. 희거나 검은 고리무늬가 여럿 있다. 다리에는 길지 않은 가시털이 나 있으나, 많지는 않다.
- 더듬이다리는 교접기 부위는 진한 고등색에 휜 가시털이 많이 있고, 나머지 부분에는 옅은 붉은 색깔에 가시털이 조금 있다.
- 배는 긴 타원형이고, 등쪽에 평행한 세로무늬가 짧게 있은 뒤에 삿길 모양 무늬가 다섯 개 있다. (풀거미류의 특징과 같다.) 수컷 배 위의 삿길 모양 무늬가 특이하다. 가슴쪽에서 보면 -||/// 형태여서 다른 풀거미들과 확 구분된다.
- 눈은 앞줄 가운데눈은 사파이어색, 나머지 눈은 루비색~흰색이다.
- 배 밑바닥은 흰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