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해수면을 상승시키는 이유

글 쓴 날 : 2008.04.11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해수면이 상승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투발루는 평균고도가 50cm 정도이기 때문에 나라의 존립이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2001년에는 국토포기를 선언하고, 국토 보전이 안 되어 삶을 영유할 수 없을 경우에는 뉴질랜드로 이주하기로 했다고 한다.(호주와 피지는 이주를 거부했고, 뉴질랜드의 경우는 40세 이하의 직장이 있는 젊은 사람만 이주를 허용했다. 그래서 지금 투발루에는 어린이와 노인만 남아있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는 어떤 이유에 의해서 해수면을 상승시키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일반적인 상식과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1. 해수의 열팽창

조카가 중학교 다닐 때 학원 선생님과 해수면이 왜 상승하는 지에 대해서 말싸움을 하고 온 날이 있었다. 선생님은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한다고 했는데, 조카는 바닷물의 열팽창 때문에 해수면이 상승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주요 원인일까?

우선 해수가 열팽창 하려면 온도가 올라가야 한다. 지구 평균온도는 범지구적인 측면에서 지난 100 년간 약 1 ℃정도 상승한 것으로 측정된다. 물의 열팽창 특성상 물의 부피는 약 4 ℃일 때와 비교해서 100 ℃ 가까운 온도에서 5% 정도 팽창하므로 1 ℃ 상승할 때는 약 0.05% 팽창한다. 바닷물 전체가 0.05% 팽창한다면 엄청나게 많은 팽창이 일어날 것 같다. 바다 평균깊이가 3800 m인 것을 생각한다면 1 ℃ 해수온도가 상승할 때마다 약 2 cm씩 해수면이 열팽창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바닷물 중에서 해저의 수온은 거의 일정하고, 수온약층 부분까지만 온도가 변한다. 수온약층은 계절이나 기상에 따라서 깊이가 변하지만 대략 150~250 m 정도다. 지구 평균기온이 1 ℃ 상승하면 바닷물 표면의 평균기온도 대략 1 ℃ 상승하겠지만, 200 m 바다 속의 물의 온도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태풍 같은 바람이 더 강해지므로 수온약층의 깊이도 좀 더 깊어지겠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바닷물 열팽창에 의한 해수면 상승은 기온이 1 ℃ 상승할 때마다 0.5mm 이상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2. 빙하 해빙

빙하가 녹으면 얼마나 해수면이 상승할까?
주의해야 하는 것은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빙산’이 아니라 ‘빙하’라는 것이다. 바닷물 위에 떠 있는 빙산은 녹아도 해수면은 전혀 상승하지 않는데, 물이 가득 찬 잔 위에 떠 있는 얼음이 녹아도 물이 넘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IPCC에서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 부분이 틀려있기 때문에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IPCC 연구 보고서가 믿을 것이 못된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볼 수도 있겠다.)
빙하는 육지 위에 있는 얼음을 말하는데, 고지대의 빙하, 그린란드의 빙하, 남극의 빙하, 북극 주변의 땅을 이루고 있는 동토층 등이 우리가 살펴봐야 할 대상이다. 애초에 육지 위에 있던 얼음이기 때문에 녹아 바다로 흘러들어가게 되면 바닷물이 늘어나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이다.

이러한 빙하는 모두 녹는 추세여서 바다로 유입되는 물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아프리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킬리만자로산의 만년설은 2015년이면 사라질 것이라고 학자들이 추정하고 있고,(정말?) 유럽 알프스 산맥의 많은 빙하는 최근 20년 사이에 수 km씩 정상 쪽으로 후퇴했다.
그린란드 주변에는 옛날에는 농업을 할 곳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점차 농업을 할 수 있는 지형이 늘어나고 있다. 북극 알래스카나 시베리아 동토는 현재 매우 빠르게 녹고 있어서 동토층 위에 지어진 건물이 무너지고 있다. 남극대륙 빙하 역시 매우 빠르게 녹고 있지만, 아직은 바다위에 얼어있던 빙하가 녹고 있는 수준이어서 아직까지는 해수면 상승과 연관되지는 않고 있다.

알프스 산맥의 만년설

만약 육지 위 얼음이 녹아 1 km3만큼 바다로 흘러들어간다고 생각해보면 이 때 일어나는 해수면의 상승은 얼마나 될까? 1 km3의 물이라고 하면 4.5 초 동안 아마존 강에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물의 양과 비슷한 양이다. 바다 표면적을 고려하여 계산해보면 대략 2.8×10-6 m만큼의 해수면 상승이 일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빙하 양이 엄청나게 많으므로 모두 녹는다고 생각한다면 50 m 정도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것을 쉽게 계산할 수 있는데(남극빙하가 모두 녹으면 45 m,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으면 6 m 정도 상승한다.), 현재는 빙하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그린란드와 남극대륙 빙하가 거의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현재까지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한 양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해수 열팽창과 비교한다면 주된 해수면 상승요인이 빙하가 녹는 영향이라는 것에는 이이를 제기할 수 없다.

3. 해저 지각의 침강

그렇다면 투발루는 왜 침식의 위협에 처했을까? 투발루에서 측정된 해수면의 상승규모는 1년에 4~8mm 정도의 규모라고 한다. 이정도의 해수면 상승은 꽤 빠른 편인데, 왜 이렇게 해수면이 상승하게 됐을까? 빙하가 녹거나 열팽창에 의해 상승한 해수면의 높이는 지금까지 수십 년간 1 mm도 안 됐으므로, 또 다른 이유가 있어야 한다.

빙하가 녹으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지구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빙하가 덮고 있던 육지 지각은 위에 있던 얼음이 없어졌기 때문에 더 작은 힘으로 맨틀을 누르고, 바다는 수심이 더 깊어져 해양지각이 그만큼 맨틀을 더 강하게 누르게 된다. 그래서 육지는 떠오르고, 해양지각은 가라앉는다. 물론 그 양은 몇 mm 정도이므로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로 작은 규모이다.
그런데 투발루는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화산섬이 침식되어 만들어진 섬이다. 화산은 애초에 지각 위에 없던 바위이기 때문에 화산이 생기기 이전보다 더 큰 힘으로 지각이 맨틀이 누른다. 그래서 매년 몇 mm ~ 몇 cm씩 침강하게 만든다. 일본이나 하와이, 괌, 백두산은 매년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화산섬인 제주도, 울릉도, 독도도 계속해서 매년 4~8 mm씩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투발루도 마찬가지로 매년 몇 mm씩 가라앉는 것이 당연한 자연의 현상이다.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지구온난화는 해수면 상승을 거의 일으키지 않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서 전해들은 위협보다는 훨씬 적다.

4.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투발루가 가라앉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 무엇이 문제일까?
지구 평균기온이 높아지면서 햇빛으로 들어온 에너지가 지구에 머무는 양이 적도와 극지방 사이에 더 크게 차이나는 것이 문제가 된다. 그 결과, 지구는 더 많은 에너지를 적도에서 극으로 이동시켜서 에너지를 균일하게 만든다. 이런 현상은 엘니뇨/라니냐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매미나 카트리나처럼 역사상 관측된 적이 없는 강한 태풍이나 허리케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강한 태풍이 태평양의 외로운 섬나라 투발루를 강타하면서 얼마 되지도 않는 흙을 바다로 씻어 낸다. 결국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사라지고, 투발루 국토는 점점 더 빨리 사라진다.

먼 미래에는 해수면이 수 m 이상 크게 상승하는 일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당장 온난화로 인해서 기후와 기상의 변화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서 근시안적인 시각에서도 지구온난화를 걱정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ps. 2020.11.15 추가
내가 이 글을 쓸 때도 이미 IPCC의 홈페이지 해킹 사건으로 기후협회에 큰 타격을 입었었지만, 그 타격은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 기억 속에서 점점 더 잊혀지고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서는 언젠가 글을 한번 써보겠다. 그러나 저러나 문제가 심각하다.

ps. 2020.11.26
IPCC 이름이 IPPP로 잘못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여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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