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의 공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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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년쯤 전에, 한 1 년쯤 주식을 공부한 적이 있다. 주식을 시작해볼까 해서였다. 그래서………. 포기했다.

내가 주식을 안 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첫 번째는 정보의 격차 때문이었다. 단순히 정보의 격차 문제라면 그래도 해볼만 했는데, 그렇게 만드는 주체가 정부였기 때문이다. 즉, 당시 나는 금융위원회가 정보의 격차가 벌어지게 만든다고 결론내렸었다. 그리고 그 말은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맞다. 왜냐하면 금융계가 무슨 장난을 치든, 사기를 벌이든 책임을 묻는 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공매도 때문이었다. 앞에서 정보의 격차 이야기를 했는데, 그걸 이용하는 대표적인 예가 공매도 때문이었다. 그나마 미국이나 유럽은 상대적으로 좀 낫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부기관을 믿을 수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주식 투자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신경을 완전히 끄고 있었다. 만약에 작년에 공매도를 단기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알았다면 다시 주식에 투자했을 것이다.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만으로도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쉽게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근데 너무 신경을 끄고 있어서 몰랐으니 뭐…-_-


어제, 오늘 미국의 게임스탑이라는 회사에 걸린 공매도 때문에 말이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게임스탑에 공매도를 주도했던 시트론 리서치의 대표 앤드루 레프트가 지난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개미들이 협조하여 게임스탑 주식을 사들이게 만든 토론방) 개설자인 하이메 라거진스키에게 전화해서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가 화가 나서 가족까지 위협한다며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더 하기 전에 간단히 설명하자면, 공매도란 없는 주식을 판매하는 행위이다. 일정시간이 지난 뒤에 그 주식을 다시 구매하여 판 기록을 덮어서 원상복구한다. 만약 공매도를 했던 시점보다 구매한 시점에 주가가 떨어졌다면, 공매도한 사람은 엄청난 이익을 챙긴다. 반대로 올랐다면, 공매도한 사람은 엄청난 손실을 떠안는다. 그러나 공매도를 하는 사람은 대부분 거대자본을 등뒤에 두고 있는 기관들이기 때문에 이익을 챙긴다. 반대로 공매도한 주식을 구매한 사람과 해당 주식을 이전부터 갖고 있던 사람은 거의 확실하게 손해를 보게 된다. 회사 운영진도 뚜렷한 이유 없이 공매도가 걸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가가 떨어졌으니 손해를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회사가 도산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지금은 월가에서 최고의 종목으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2017 년에 공매도로 도산의 위기까지 몰렸었다. 그렇게 되자 이번에는 도산할지도 모른다며 기사를 쏟아내 더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일론 머스크는 이번에 게임스탑 주식을 꽤 많이 사들였다고 한다.)

개미들을 보통 주식시장의 한 세력으로 분류하지만, 이들은 조직이 없기 때문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그래서 공매도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다시 원래의 게임스탑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시트론 리서치의 대표 앤드루 레프트는 게임스탑에 공매도를 걸었다. 그런데 이번 공매도는 무리한 감이 있었다. 대략 전체주식의 140%를 공매도했다.(←표현에 따라 조금 다른 말이 될 수도 있어보인다.) 개미투자자들이 이 틈을 간파하고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정보망을 이용해서 공배도에 대항하는 연합을 구성했고, 공매도 물량 전체를 받아낸 것이다. 그리고도 계속 구매해서 주가가 미친듯이 올라버렸다. 열흘 동안 1643% 정도가 올라버렸다.

주가가 오르는 원인은 셋 중 하나다. 회사가 진짜 가치가 높거나, 누군가 사기[작전]를 치거나, 누군가가 꼭 사야 하는 경우다. 여기에서 공매도를 건 주체는 기한이 끝나는 시간까지 해당 주식을 무조건 다시 사들여야 한다. 따라서 게임스탑 주식이 오른 이유는 세 번째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주식이 오르면 공매도한 사람은 엄청난 손실을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같은 방법으로 돈을 계속 벌었고, 이번에도 그렇게 하려다가 손해를 보는 거니 뭐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스탑 공매도를 시도했던 기관들은 공매도했던 주식을 다시 사들여야 했다. 그래서 어떻게 했느냐…..! 시트론 리서치의 대표 앤드루 레프트는 증권거래 회사들에게 연락해서 자기가 죽겠다며 주가를 떨어지도록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 결과, 일부 주식 거래소에서 주식을 파는 건 할 수 있지만, 사는 건 못하도록 막아버린 것이다.(대놓고 사기쳤다.) 사는 사람 없이 파는 사람만 있으면 주식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조취한 뒤에, 관련기관들이 1 주씩 연속적으로 싸게 판매해서 주가는 엄청나게 떨어졌다. 1643%까지 올랐던 주식은 대략 200%까지 떨어졌다. (이런 사기까지 치지 않았다면, 몇몇 공매도 기관은 자금 부족으로 파산했을 것이다.)

클리앙에 올라왔던 주가 사기 영상(출처)

이렇게 사기까지 쳤는데도 현금이 더 필요했고(공매도 전보다 주가가 200%라는 것은 공매도를 시도했던 것만큼 손해를 보았다는 뜻이다.), 그 현금은 다른 증권가에서 증권을 팔아 충당한다. 즉 다른 증권가….. 유럽, 아시아 등의 증권시장까지 하락하게 만든다. 한참 오르던 우리나라 주가도 그래서 떨어졌다고 보인다.

이번 일을 두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공매도의 전설’로 불리던 시트론 리서치의 대표 앤드루 레프트가 가족까지 협박에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는데, 이미 이들의 공매도로 한강허드슨강에 뛰어든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안 일어날까? 법률을 고치지 않는 한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공매도는 사전고지가 의무이기 때문이다. 둘째, 개인들 사이에서도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점점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매도가 고지되는 순간 개인투자자들이 연합해서 다시 주가를 띄우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한 번 일어났던 일이니 사람들은 예전보다 손쉽게 생각하고 뛰어들 수도 있다.


증권가 사람들은 공매도는 원인을 알 수 없이 과열되어 오르는 주식을 진정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꼭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꼭 그럴까? 우리나라 증권가의 경우를 살펴보면, 공매도는 과열을 진정시키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냉동시키고 있다고 보인다. 냉동시키는 이유는 기관과 외국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다. 따라서 공매도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공매도가 적절히 제한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공매도한 물건을 개미는 살 수 없게 한다면 가능할 것도 같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공매도를 건 쪽에서 돈을 못 벌 테니까 공매도가 없어지겠지…ㅎ 그러면 돈을 벌기 위해 금융위에 압력을 넣어서 해당 법률을 바꿀 것이다. (저들이 사기꾼이라는 증거가 될 것이다.)

아무튼 이런 시스템적인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개미가 주식으로 돈을 버는 확률은 몇 % 되지 않는다. 장기투자를 하지 않는 한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엔, 주식으로 대변되는 신자유경제체제는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마치 1900년대 초에 직원의 복리는 무시하며 대규모 공장이 여기저기 생기던 자유경제체제의 끝물 때와 비슷해 보인다. 아무튼, 더 큰 일이 터지기 전에 주식시장을 막아버려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공매도의 예로 회자되는 영화 [독재자]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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