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기술의 위험성

과학과 기술(이하 기술)의 발전이 우리 인류를 풍요롭게 했다. 그리고 그 기술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는 특히 더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가 사상누각이라는 시각(그리고 그 시각이 옳은 것처럼 보이지만)을 고려하더라도 미국이 풍요로운 것은 사실이다.
이 글에서는 과거에 많이 활용됐지만 문제시됐던 것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영화 <A Beautiful Mind>를 보면 흥미있는 소재를 찾아볼 수 있다.
첩보조직이 암호를 위해서 라듐(Ra) 다이오드를 이식했다는 내용이다.
라듐은 다들 알고 있겠지만 우라늄(U)보다 백만배나 강한 방사능이 나오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퀴리부부가 이 원소를 발견하여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 또한 우라늄광석을 100 톤 정제하면 몇 그램을 얻을 수 있을만큼 자연계에 흔치않은 원소다. 그러나 흔치않은 원소라고는 하지만 쉽게 우리 주위에서 접할 수 있다. 콘크리트에 사용되는 암석의 속에 미량 포함되어 있는데, 라돈의 기본적인 성질이 다른 금속보다 더 강한 증기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소량이 분출된다. 따라서 아파트와 같은 건물에서 거주하는 경우 항상 라듐에 노출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또한 라듐은 알파(α)붕괴를 해서 비활성기체(0족원소)인 라돈(Rn)으로 변형되고, 라돈은 쉽게 콘크리트에서 방출된다. 라돈은 우라늄광산과 같은 곳에서는 항상 분출되어 우라늄광산에 장기간 머물 경우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라돈도 강한 방사능을 발생시키는 방사성 동위원소이기 때문이다.

라듐의 특이한 점은 빛을 낸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1950년대까지 라듐을 화합물로 만들어 페인트에 넣어서 발광페인트로 사용하였다. 지하실 등에 한 번 칠하면 몇 년간 밝은 빛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사용되다가 급기야 시계 도료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사용되었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들이 하나같이 인체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진 1950년대 중반에 사용이 금지되었다.

라듐을 발견한 퀴리부부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암과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비슷하게 우라늄과 플루토늄(Pu)으로 폭탄을 만든 맨하탄 프로젝트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과학자들과 방사능을 연구했던 20C 초반의 물리학자와 화학자들도 암과 백혈병 사망자가 많았다. 하이젠베르크의 자서전을 보면 “같이 일했던 모든 사람들이 암으로 죽었다”는 이야기를 볼 수 있으며, 거의 그만이 암을 피한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 이들의 유골을 조사한다면 이들의 뼈에서 아직까지도 엄청난 방사능이 나올 것이다. 라듐은 우리 신체에 들어가면 뼈 속에 고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진짜 라듐 다이오드를 만들어 팔에 삽입했다면 존 내시가 오늘날까지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거의 100% 확률로 암이나 백혈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미숙한 예는 정신병원의 한 장면이다.
1950년대에 행해지던 치료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슐린을 투약하고 있다. 인슐린은 혈액 내의 포도당을 저장하는 호르몬이다. 따라서 인슐린을 주사하면 저혈당 상태가 되며 뇌를 비롯한 몸 전체는 에너지 고갈로 위급한 상태가 되며, 급기야 경련이 일어나고,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실질적으로 치료효과는 전혀 없이 환자를 고통에 빠져들게 만드는 방법이다.
후에 병이 재발했을 때 존 내시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당시 정신병과 관련된 유명한 실험이나 일화들이 많이 남아있다. (생각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내가 언급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서 모두 생략한다.)


이렇게 우리이 우리를 위해 만든 기술은 때로는 우리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오염이나 환경호르몬 같은 것이 아닐까? 이 이외에도 우생학 같은 것 또한 매우 위험했다.
핸드폰의 전자파와 같은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엄청나게 위험한 기술이었다는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 영국에서는 고압선이 지나가는 부근에 사는 사람들의 암 발병율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선 남산 부근에 토박이로 살아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암 발병율을 조사한다면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50년 전의 이야기를 하면서 미숙한 기술에 의한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50년 후의 사람들은 지금의 기술을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갖지 말아야 할 이유다.

3 thoughts on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기술의 위험성

  1. 본문에 나오는 “미국 경제가 사상누각이라는 시각”이, S&P에서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는 며칠 전 뉴스 보도로 증명되어 버렸군요.

  2. 실험→결과→기술 적용의 주기가 고작해야 인간 수명 또는 한두 세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 믿음을 유포하는 사람들이 인정하고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것도 그래서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1. 댓글 감사합니다.
      다시 읽어보니 글쓰기가 엉망이군요. 고쳐야겠네요. ^-^
      ps. 이번 S&P 사건과 이 글은 좀 과한 연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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