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두막(canon EOS 7D mark 2)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해졌다. 메뉴를 선택하면 그 메뉴에 해당하는 게 모조리 나오는 한정식에서 고기 익히는 정도에서 디저트까지 일일이 선택해야 하는 프랑스의 고급레스토랑처럼 바뀌었다. 단순히 메뉴 옵션만 하더라도 7D보다 절반은 더 늘어났다. 그 덕분에 사진 찍을 때는 좋지만 처음 익히기는 어려워졌다. 뭔가 복잡하더라도 꼭 익히기 어려워지는 건 아닐 텐데, 칠두막은 왜 어려워진 것일까? 내가 보기엔 UI를 만들 때 UX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 조금만 손봐도 훨씬 쓰기 쉬웠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쉬웠던 점 중에 몇 가지를 꼽아봤다.
1. 메모리카드
칠두막은 SD 메모리카드와 CF 메모리카드를 한꺼번에 낄 수 있다. 캐논 바디 중에 이런 방식을 선택한 건 오막삼(canon EOS 5D mark 3)이 처음이다. 1D 계열도 메모리카드를 두 개 끼우도록 만들어져 있었지만, 낄 수 있는 메모리카드는 모두 CF카드였다. 오막삼은 메모리카드에 쓰는 콘트롤러 칩이 하나여서 느린 메모리카드에 맞춰서 쓰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SD카드를 끼우면 CF카드에 데이터를 쓰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칠두막은 어떨까? 실험을 한번 해봤다.
1.1 어떤 메모리카드를 준비해야 하나?
전체적으로 메모리카드는 크게 세 가지 속도로 결정된다. Class, UDMA, UHS다.
1.1.1 메모리카드 규격
a. Class
단순히 얼마나 빨리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지의 속도를 말한다. 보통 숫자 뒤에 알파벳 X를 붙여 나타내며, 숫자가 클수록 속도가 빠르다. 1X는 150 KB/s의 속도로 데이터를 쓸 수 있다는 걸 뜻한다. (CD-rom 드라이브의 쓰기속도 기준에 따른 표기방법이다.) 그냥 전송속도를 직접 적기도 한다. 쓰는 속도에 따라 Class로 나눠 부르기도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
b. UDMA (Ultra Direct Memory Access)
앞에서 살펴본 DMA보다 두 배 빠른 메모리카드를 UDMA라고 부른다. UDMA 뒤에 숫자를 적어 속도를 표시하며, 숫자가 클수록 속도가 빠르다.
c. UHS 버스 타입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규약으로,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쓰기 위해 동작주파수와 동작전압이 높아졌다.
지금까지는 UHS-1, UHS-2, UHS-3가 있다. 지금까지 꼭 UHS-3를 써야 하는 경우는 4k동영상을 촬영할 때 정도 뿐, 보통 카메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땐 어떤 걸 써도 크게 상관이 없다. 물론 니콘(Nikon) D800 계열 바디를 볼 때, 쓰기 컨트롤러만 빠르다면 800X의 CF카드로도 가장 큰 크기의 사진을 수백 장 연사로 찍는 게 가능하다. 이게 상당히 애매하다. 풀프레임 바디를 포함해 모든 캐논 카메라들이 한꺼번에 찍을 수 있는 연사 장수에 제약이 큰 걸 볼 때, 좋은 메모리카드 컨트롤러를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니까….
메모리카드에 U 알파벳의 한가운데에 숫자를 적어서 표시한다.
1.1.2 적절한 메모리카드
아래 표는 Tv 모드에서 1/25 초, iso 1250으로 고속연사할 때 빠르게 연속으로 찍힌 사진 장수를 센 것이다. (노출시간을 길게 한 것은 메모리카드 쓰기속도의 차이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넣은 카드 | SD만 | CF만 | SD와 CF 모두 | SD와 CF 모두 | SD와 CF 모두 | |
기록한 카드 | SD만 | CF만 | SD만 | CF만 | 양쪽에 나눠서 | |
연사 장수 | CF 800X + SD 2000X | 22 | 20 | 20 | 21 | 21 |
연사 장수 | CF 133X + SD ??X | 16 | 16 | 16 | 16 | 17 |

이 실험에 쓴 메모리카드 중에 SD 2000X는 4k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제품이다. CF 800X는 최고사양의 제품은 아니지만, 모든 dslr에서 쓰기속도 때문에 성능에 제약을 받을 일은 없는 제품이다. 반면 CF 133X와 속도를 알 수 없는 SD카드는 2006 년경에 흔히 판매되던 제품이다.
위 표는 형광등 아래에서 손으로 들고, 깜빡임 방지를 켠 채 찍어 시험한 것이므로 오차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결과에서 나타나는 한두 장의 오차가 생긴 것 같다. 아무튼 위 표를 보면 메모리카드의 쓰기속도는 연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사용메뉴얼에서 메모리카드 권장사양으로 적혀있는 메모리카드가 CF카드는 Type-I, UDMA 7호환 정도, SD카드는 UHS-I 호환 카드로 돼 있듯이, 칠두막의 쓰기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메모리카드 콘트롤러칩이 느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모리카드 종류에 상관없이 카메라 램에 가득 차는 비슷한 수준에서 연사가 끝난다. 물론 연사 촬영을 멈췄을 때 카메라 램에 있는 데이터를 메모리카드로 옮기는 속도는 차이가 난다. 그러니 적절히 빠른 메모리카드를 쓰면 된다. 대략 600X 속도의 CF카드와 UHS-I SD카드 정도면 충분한 듯하다.
빠른 CF카드와 느린 SD카드, 또는 느린 CF카드와 빠른 SD카드를 같이 썼을 땐 빠른 메모리카드에 사진을 기록할 때도 느린 메모리카드 속도로 사진이 기록돼서 연사가 16 장에 멈췄다. 오막삼(EOS 5D mark3)이 느린 것에 메모리카드 쓰기 속도가 맞춰지는 문제가 있었듯이, 칠두막도 같은 증상을 보였다. 메모리카드 컨트롤러 칩이 하나이기 때문에 느린 메모리카드에 맞춰진 것이다. 따라서 빠른 메모리카드와 느린 메모리카드를 혼용하는 건 안 좋다. 아무튼 다음 기종에서는 빠른 메모리카드 컨트롤러를 두 개 넣어줄 것을 요구한다.
1.2 메모리카드 포멧
메모리카드는 컴퓨터 저장매체와 같은 Fat 방식을 이용한다. 용량이 큰 메모리카드는 exFAT 방식을 이용한다.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포멧기능을 갖고 있다. 보통 카메라로 포멧하더라도 데이터를 완전히 초기화하는 것이 아니라 빠른포멧 방식으로 데이터를 초기화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전에 썼던 데이터 흔적이 계속 남는다. 포멧해도 점점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메모리카드를 포멧해야 한다.
칠두막은 SD카드를 로우포멧할 수 있다. 로우포멧은 메모리가 고장났는지 확인도 되고, 쓰기속도도 빨라지니까 가끔 하는 게 좋다. 컴퓨터에서 하는 것보다 카메라에서 하는 게 포멧속도도 훨씬 빠르다. 포멧한 뒤에 찍던 사진은 메모리카드가 잘못됐을 때 복구하기도 쉬워진다. 자동차 네비게이션 같은 한 기기에 꼽고 몇 년씩 쓰던 메모리카드를 다른 기기에서 쓰려 할 때 에러가 나는 건 포멧할 때만 데이터를 기록하는 영역에 에러가 생겼기 때문이다.
CF카드 로우포멧은 왜 안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2. UX 개선점
칠두막은 7D와 비교할 때 메뉴 설정이 무척 세밀해졌다. 원하는 사진을 편하게 찍을 수 있게 기능이 많아졌다. 그런데, 계통별로 잘 묶고, 또 급하게 쓰거나 자주 써야 할 기능을 따로 모아 묶어준다면 쓰기가 한결 수월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칠두막은 고쳐야 할 UI가 전반적으로 많았다. 메뉴이름과 조작버튼이 직관적이지도 않았고, 연계된 메뉴 사이를 옮겨가는 기능이 없다. 펌웨어만 고쳐도 훨씬 쓰기 편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칠두막의 UX가 최악인 건 아니었다. 시그마(sigma) dp3m 같은 경우는 사용방법 익히는데 서너 달이 걸렸으니까. (나중에 펌웨어가 업데이트되면서 성능 뿐만 아니라 UX도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많이 불편하다.)
2.1 측광 표시
측광 표시는 밝기가 적절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게 말썽을 일으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2.1.1 자동모드에서의 측광표시
4 가지의 자동모드에서는 밝기를 자동으로 맞춰주기 때문에 측광을 표시할 필요가 없다. 그냥 한가운데에 위치하면 된다. 그러나 측광표시가 위에 있는 LCD패널에 나타난다. 왜 이러나 했더니, AEB 설정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이건 자동으로 맞출 밝기를 지정해서 밝은 사진이나 어두운 사진으로 찍히도록 만드는 기능이다. 밝기는 뷰파인더 오른쪽에 나타나고 있는데, 너무 밝거나 어두워서 조종할 수 없을 때가 아니면 전혀 변화가 없다. 여기에서 AEB는 메뉴에 들어가서 힘들게 설정을 바꿔야 한다. LCD패널에서는 설정값을 바꿀 수 없다. 그냥 ISO를 바꿀 때 퀵 컨트롤 다이얼을 돌려 이 값을 바꿀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는데, 왜 꼭 메뉴얼에 들어가야 하도록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다. 불편하다.
2.1.2 M 모드에서의 측광표시
M 모드에서는 AEB기능이 필요없다. 따라서 LCD패널에는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는다. 측광 결과는 뷰파인더 오른쪽에 표시한다. 근데 이게 불편하다. 7D처럼 LCD패널에도 측광 결과를 표시해 주면 좋겠다. 불현듯 예전 40D에서도, 7D에서도 처음에는 이런 방식이었다가 나중에 바뀐 게 떠오른다.
2.1.3 B모드에서의 측광 표시
B 모드에서는 측광할 필요가 전혀 없으므로 표시되지 않는다. B 모드에서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현재 빛이 얼마나 모였는지 노출레벨 표시기에 나타내 줬으면 좋겠다. 즉 시간이 흐름에 맞춰서 표시가 점점 밝은 쪽으로 옮겨가면 사진을 찍을 때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것도 아닐 텐데…
2.2 노이즈 감소 기능
카메라는 노이즈가 언제나 핫이슈다. 노이즈 문제가 없다면 감도(iso)를 높여서 편하게 찍으면 그만이니까 이슈가 되는 게 당연하다. 소니 센서들이 고감도에서 좋은 성능을 내는 게 주목받는 것도 당연하다. 처음 발표했을 당시에는 제일 좋았다지만, 이제는 제일 잡음이 많은 캐논 센서를 사골이라며 무시하는 것도 당연하다. 현재 캐논은 센서를 새로 만들기보다는 노이즈를 줄이는 소프트웨어 성능을 높여 노이즈를 줄이려 하는 것 같다. 분명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2.2.1 다중노출 노이즈 감소 기능
다중노출 기능이 생기면서 다중노출 노이즈 감소 기능이 생겼다. 그런데 왜 이게 ‘고감도 ISO 노이즈 감소’ 메뉴의 밑에 위치해 있을까? 감도 관련 메뉴에 모아놓을 생각으로 메뉴를 구성할지라도, 어차피 다중노출을 찍을 때만 쓰는 기능이니까 당연히 다중노출 메뉴 밑에도 있어야 할 기능이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메뉴를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단순히 다중노출 설정 화면에서 이 기능을 켜고 끌 수 없어 이런저런 메뉴를 옮겨다녀야 하겠는가?)
2.2.2 노이즈 감소 기능(장기노출시)
7D는 노이즈 감소 기능(장기노출시)을 켜면 사진을 찍은 뒤에 약 0.5 초 동안 사진을 찍을 수 없었는데, 노이즈 감소 기능을 처리하면서도 계속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비행기 궤적과 불꽃놀이를 찍을 때 좋을 듯하다. 그런데 라이브뷰 상태에서는 이 기능을 ‘설정’모드로 설정하면 노이즈를 제거하는 동안 BUSY가 뜨면서 다음 사진을 못 찍게 될 수도 있다고 사용설명서에 나와있다. 라이브뷰는 장노출 촬영을 할 때 흔들림을 줄이려고 흔히 쓰는 기능이므로 이 두 기능을 동시에 쓸 수 없는 것은 큰 문제다. 빨리 개선해야 한다.
ps.
메뉴 이름이 안 좋다. ‘노이즈 감소 기능(장기노출시)’보다 ‘장노출 노이즈 감소 기능’처럼 바꾸는 게 분명히 나을 것이다. ‘다중노출 노이즈 감소’는 이름을 이렇게 지어놓고, 이건 왜 이름을 이렇게 지은 걸까?
2.2.3 하이라이트 톤 우선
ISO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아무튼 영향을 받는 기능인 하이라이트 톤 우선(D+) 기능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자. 이 기능은 ISO 200 이상일 때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센서가 검출하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기능이다. 그런데 ISO가 100이나 160일 때는 쓸 수가 없다. 그렇다고 ISO를 바꿀 때마다 D+를 켰다 껐다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즉, 이 기능도 ISO가 높아지면 자동으로 켜지도록 만들면 좋겠다.
2.3 셀프타이머 취소
이전 카메라에서 할 수 없었던 게 셀프타이머를 걸었다가 취소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칠두막에서 셀프타이머 취소기능이 생겼다. Drive.AF 버튼 누르면 바로 셀프타이머가 취소된다. 편해졌다.

ps. 장노출 중단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캐논에 하나 건의하자면, M모드나 B 모드 등에서 장노출촬영을 도중에 끝내는 기능도 있으면 좋겠다. 특히 릴리즈로 장노출을 끝낼 수 있으면 불꽃놀이나 야경을 찍을 때 편할 것 같다. B 모드에서 인터벌 타이머로 30 초 촬영을 연속으로 찍도록 설정하고 → 적당한 때마다 릴리즈를 눌러 촬영을 끝내고 → 자동으로 바로 다음 사진이 찍히기 시작한다면, 릴리즈로 찍는 방법보다 훨씬 쉬울 것이다. 지금은 릴리즈를 누른 채로 십여초를 기다리거나, 릴리즈 버튼을 눌러 앞으로 밀었다가 뒤로 빼기를 반복해야 한다. 이렇게 복잡하게 조작하는 것은 단순히 릴리즈를 누르는 것보다 힘든 것은 물론이고, 매 사진마다 시간이 최소한 0.5 초는 낭비될 것이다.
2.4 빈번 단추

바디 LCD 모니터 부근에 새로 추가된 단추가 있다. 누르면 픽쳐스타일, 다중노출, HDR 세 가지 기능 중 하나를 선택해 작동하도록 만들어진 단추인데, 캐논도 아직 단추에 이름을 못 붙인 것 같다. 내가 그냥 자주 쓰는 기능을 모아놓는다는 뜻으로 ‘빈번 단추'(Frequency button)라고 이름을 붙여본다. 이 단추는 지금은 오직 세 기능 중 하나를 선택해 실행하는 기능 뿐이다. 근데 여기에 넣으면 편할 기능이 몇 가지 더 있다. 그중에 하나가 GPS 기능이다. GPS 기능은 밖에 나갈 때마다 키고, 귀가하면 꺼야 하기 때문에 자주 호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단추에 어떤 기능을 넣을지 선택하는 메뉴를 만들면 좋겠다.
2.5 사진보기
카메라 중에 셔터단추를 빼면, 사진보기 단추를 가장 많이 쓸 것이다. 따라서 조금만 바뀌어도 편리하고 불편한 느낌이 많이 차이난다. 칠두막은 7D에 비해서 미리보기 기능 자체가 바뀌었는데, 편해진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있다.
2.5.1 미리보기에서 확대축소하기
예전에 왜 지원하지 않을까 궁금해하던 기능이 지원된다. 사진을 찍으면 몇 초 동안 찍힌 사진이 LCD 모니터에 표시되는데, 이때 확대축소하며 살펴보는 기능이다. 이전에는 미리보기로 뜬 사진을 일단 끈 다음에, 사진보기 버튼을 눌러 살펴봐야 했기 때문에 많이 불편했었다. 이 불편이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완전하지 않다. 미리보기에서 바로 확대해 볼 때는 확대된 상태를 바꿀 수 없다.^^;
2.5.2 확대해보기
확대해보기가 7D보다 불편해졌다. 확대버튼으로 원하는 크기로 바로 볼 수 있는 기능 자체는 괜찮은데, 우선 돋보기 버튼을 누른 뒤, 휠을 돌려야 확대축소 되는 건 많이 불편하다.
① 일단 사진보기 단추를 누른 뒤에는 돋보기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7D에서 그랬던 것처럼 (휠 뿐만 아니라) 특정한 단추 두 개를 눌러 확대축소할 수도 있으면 좋겠다. 휠은 중요한 기능이 많이 부여돼 있으니까 사진보기에 쓰지 않는 게 더 낫지 않을까?
② 돋보기 버튼은 특정 배율, 또는 픽셀 수준으로 바로 볼 수 있는 버튼으로 배정했으면 좋겠다. (지금도 이렇게 작동하고 있다. ① 번을 하는데도 항상 돋보기 버튼을 누르도록 만들어서 그렇지….)
2.5.3 이미지 점프하기
점프하는 기능의 이름이 아주 웃기다. ’10 장 점프하기’는 사실 9 장 앞뒤로 옮겨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설정을 하면 사실상 (LCD 모니터에 표시돼 있는) 이미지 전체가 넘어간다. 한 화면에 9장이 아닌 다른 장수가 표시돼도 한 쪽이 넘어가는 것이다. 뭔가 잘못돼있다. 쪽을 넘기는 기능인 셈이므로, ‘쪽넘김’ 이름을 바꾸면 딱이다. 그리고, 넘김 설정방법과, 설정 뒤에 실제로 그 넘김방법이 적용되도록 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가 좀 애매모호하다.(여기에 버그가 있는 듯하다.) 기능구현이 조금 부족한 듯하니 신경써주면 좋겠다. (나중에 이거 개선하겠다고 제대로 신경쓰지 않고 대충 개선하지는 말길 바란다. 회사에서 소비자의 의견을 신경쓰는 걸 맘에 안 들어하는 개발자가 참 많은지, 더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를 워낙 많이 봐와서….ㅜㅜ 한 쪽씩 넘어가는 게 쓰기 좋은데, 이름이 잘못됐다는 뜻이다.)
또 한 가지 이야기하자면, 사진보기에서 이미지 점프하는 방법을 쉽게 선택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사진을 보겠다고 메뉴를 뒤져야 하는 건 정말 별로다. (내가 해당 기능을 못 찾은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2.6 동영상 촬영
얼굴인식과 빠른 초점변화 덕분에 동영상 촬영은 사실 많이 편해졌다. 그래서 동영상 촬영이 더 빈번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은 많이 불편하다. 여기서는 두 가지만 언급하자.
2.6.1 초점 포인트
초점 포인트를 자동으로 하는 모드와 특정 위치를 지정하는 모드가 있다. 초점 포인트를 특정 위치로 지정한 경우엔 멀티콘트롤러로 원하는 위치로 옮길 수 있다.
이 모드들은 사진을 찍을 때랑은 달리 초점 포인트가 매우 넓다. 초점 포인트가 넓다는 것은 어떤 것에 초점이 정확히 맞은 건지 알기 힘들다는 걸 뜻하고, 더군다나 LCD로 볼 때는 구분하기 힘들므로, 여러모로 주의해야 한다. 초점 포인트가 반의반 정도로 작게 만드는 모드가 있어야 한다. (이건 시그마 dp3m이 참 잘 만들었다.)
2.6.2 초점 잠금
원한다면, 초점이 자동으로 맞춰지는 걸 멈출 수 있다. 일단 AF-ON 단추를 누르거나 셔터 단추를 반만 눌러 초점을 맞춘 상태에서 원하는대로 구도를 바꾸면 된다.
근데 사실 이건 말이 안 된다.
굳이 AF-ON 버튼과 셔터버튼을 같은 기능에 쓸 필요가 있을까? AF-ON 단추는 막 눌렀을 때 찍고 있던 초점이 그대로 잠그는 기능에 할당해야 한다.(새로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눌렀던 단추에서 손을 떼도 초점이 계속 잠겨있어야 한다. 초점 잠금을 풀 때는 셔터나 AF-ON 버튼을 다시 누르게 만들면 된다.
(셔터 버튼은 사진을 찍으려고 반셔터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찍고 있던 초점을 잠그는 기능으로 쓰면 안 된다.)
3. 결론
캐논이 성능개선에 치중했는지, UX를 충분히 고려해서 UI를 만들지 않은 것 같아 옥의 티를 남겨놨다. 이중 일부는 이미 출시된 바디에서는 고칠 수 없겠지만, 많은 단점은 펌웨어 업데이트만 해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번 펌웨어 업데이트에서 고쳐져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