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서 잡음을 줄이려면?

3 comments

잡음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ISO에 대해서 알아보자. 설명을 위해 간략한 비유로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제조사마다 바디마다 다양하게 의미가 다를 수 있다.

ISO

ISO는 센서의 픽셀 하나가 검출한 에너지를 얼마만큼의 신호로 인정할 것인가 하는 기준과 비슷하다. 만약 ISO 100이 1000 eV의 에너지를 받았을 때 1000이라고 신호를 내보내는 설정이라고 하자. 그러면, ISO 200일 때는 500 eV의 에너지를 받았을 때 1000이라고 신호를 내보낸다. 따라서, ISO 100에서 센서의 픽셀 하나가 100 eV의 에너지를 받았다면 100의 신호를 출력하고, ISO 200에서 똑같은 100 eV의 에너지를 받으면 200의 신호를 출력할 것이다. 즉 신호의 민감도는 ISO 수치와 비례한다.
이때 어떤 이유에서건 센서의 픽셀 하나에서 10 eV의 잡음이 만들어졌다면, 이게 ISO 100일 때는 10 만큼의 신호를 출력할 테고, ISO 200일 때는 20 만큼의 신호를 출력할 것이다. 즉 똑같은 크기의 잡음 신호가 ISO에 따라 다르게 기록된다.

이렇게 사진이 기록되는데, 문제는 어떤 카메라로 찍어도 사진의 밝기가 비슷하게 보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센서의 픽셀의 크기에 따라서 최고밝기로 측정하는 에너지값이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넓이가 4 μm2인 픽셀과 8 μm2인 픽셀을 비교하면, 8 μm2인 픽셀이 100 eV의 에너지를 받았을 때의 밝기를 4 μm2인 픽셀이 50 eV의 에너지를 받았을 때의 밝기와 같게 설정해야 얻어진 사진의 밝기가 비슷하게 보일 것이다.


잡음은 크게 4 가지 이유 때문에 생긴다.

1. 샷노이즈

빛은 불연속적이다. 아인슈타인이 노벨상을 받았던 광전효과는 빛이 불연속적인 입자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카메라 센서는 광전효과를 이용하여 빛을 측정하기 때문에, 측정 자체가 불연속일 수밖에 없다. 빛이 카메라 센서의 픽셀에 도착하는 양은, 입자는 불연속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균일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카지노의 룰렛 경기를 생각해보자. 구슬을 하나 넣으면, 나뉜 숫자칸 중 하나에 구슬이 들어간다. 구슬을 한꺼번에 여러 개 넣으면, 각각의 칸에 조금 더 골고루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많은 구슬을 한꺼번에 넣어도, (각 칸에 여러 개의 구슬이 들어갈 수 있다면) 각 칸에 들어간 구슬 개수는 어떤 칸에는 여러 개가, 어떤 칸에는 하나도 안 드어가는 쏠림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똑같은 색깔, 똑같은 밝기의 피사체에서 센서의 픽셀로 빛을 보내도, 어떤 픽셀에는 많이 도착하고, 어떤 픽셀에는 조금 도착한다. 이 차이는 잡음이 된다. 이렇게 생기는 잡음을 샷노이즈라고 부른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겠다. 이건 분명히 불합리한 이름이다.)

2. 열역학적 변동에 따른 잡음

어떤 물체가 모든 부분이 균일한 온도라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사실 이 물체 안에 있는 각각의 입자는 모두 에너지 레벨이 다르다. 이걸 본 물리학자들은 큰 에너지를 갖고 있는 입자들을 제거해 보았다. 그랬더니 전체 온도가 내려갔는데, 잠시 뒤에 큰 에너지를 갖는 입자들이 다시 생겼다. 이처럼 입자들이 모여 계를 이룰 때, 각 입자가 갖는 에너지는 특정한 분포를 따른다. (이 분포는 입자의 종류에 따라 다른 통계 규칙을 따른다. 사진사에겐 중요한 게 아니다.)

센서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열역학적 변동이 계속 일어나 큰 에너지를 갖는 원자가 생겼다 없어졌다 한다. 센서의 특정 영역에 열에너지가 대폭 낮아지거나 순간적으로 집중되는 것이다. 이것 또한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다. 문제는 열이 집중되면 그 부위에서 잘못된 신호를 내보낸다.

이 현상은 필름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필름을 실온에서 오래 보관하면 열화되어 잡음이 많이 생긴다. 그래서 필름을 오래 두고 쓰려면 냉장고에 냉장보관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찍은 필름을 오래 보관해도 잡음이 많이 생긴다.

3. 양자역학적 변동에 따른 잡음

무엇이든 양자역학적으로 불확정성을 갖는다. 따라서 센서 내부에 있던 전자는 언제든지 상태를 바꿀 수 있다. 이렇게 위치나 운동에너지가 바뀌면 이것을 신호로 인식한다. 사실은 잡음이지만….. 이것 또한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다.

4. 양자잡음

무엇인가를 양자화시키면서 생기는 잡음이다. 예를 들어 소리를 녹음하여 MP3로 변환한다고 생각해보자. 녹음된 소리는 아날로그 신호다. 이것을 디지털 신호인 MP3로 변환하면, 컴퓨터는 아날로그 신호와 최대한 비슷하게 재생되는 MP3로 압축한다. 이 과정에서 신호가 약간 달라진다. 이때 생기는 차이를 양자화하는 동안 생겼다고 해서 양자잡음이라고 한다. (센서의 격자 때문에 생기는 모아레도 양자잡음이라 할 수 있을까?)
양자잡음은 노을사진처럼 빛이 점층적으로 부드럽게 변하는 사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층이 져 보이는 것이다.


네 가지 잡음 중에 샷노이즈는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없애거나 줄일 수도 없다. 유일한 대처방법은 센서의 한 픽셀이 많은 빛을 받게 만드는 것인데, 그렇게 하려면 센서의 픽셀을 크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 그냥 무시하고 쓰는 수밖에…..

양자잡음은 인코딩과 (보관과) 디코딩에 자원을 더 많이 쓰면 줄일 수 있다. 그만큼 시간과 돈이 더 필요할 뿐이다. 먼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다.

열역학적 변동과 양자역학적 변동이 만드는 잡음은 줄일 수 있다. 이것들은 시간에 비례해서 생기므로, 노출시간이 길어지면 잡음도 늘어난다. 따라서 잡음을 줄이려면 노출시간을 되도록 짧게 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디지털카메라는 촬영시간이 30 초로 제한돼 있다.) 그리고, 이중에 열역학적 변동은 온도가 높을수록 더 빈번히, 크게 생긴다. 그러니까 가능한한 적절한 범위 안에서 온도를 낮춰야 좋다. 그래서 추위 속에서 오로라를 사진에 담으면, ISO를 좀 높여도 잡음이 별로 안 생긴다고 한다. 어떤 바디들은 센서의 발열이 문제가 되곤 하는데, 여러 가지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잡음이 늘어나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여담으로….

같은 조건에서 촬영할 때, 풀프레임 바디와 크롭 바디에서 잡음이 차이나는 이유도 이제 설명할 수 있다. 센서의 픽셀 하나의 크기는 보통 풀프레임 바디쪽이 더 크다. 픽셀이 크면 받을 수 있는 빛의 양이 많기 때문에 앞에서 이야기한 신호 검출의 에너지값은 더 커진다. 따라서 똑같은 잡음이 생겼다 해도 상대적으로 작은 값으로 기록된다. 하지만 풀프레임 바디와 크롭 바디의 센서를 픽셀의 밀도가 완전히 똑같게 만든다면 잡음이 완전히 똑같이 생긴다. 5Ds과 7D mark2가 바로 그 예이다. 이 두 바디의 센서는 넓이가 다를 뿐, 설계가 완전히 똑같기 때문에 5Ds로 찍어서 중앙부만 딱 잘라내면 7D mark2로 찍은 것과 잡음까지 완전히 똑같다.
마찬가지로, 전면센서와 후면센서의 관계도 풀프레임 바디와 크롭 바디와의 관계와 똑같이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면, 풀프레임 바디쪽의 센서가 픽셀의 면적이 더 넓으니까, 열역학적 변동과 양자역학적 변동이 더 많이 일어나고, 따라서 잡음도 더 많이 생기는 게 아닐까? 맞다. 픽셀의 면적이 넓은 풀프레임 센서가 두 가지 변동이 더 많이 일어나며,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한 픽셀에서 두 번, 세 번 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풀프레임 바디로 찍은 사진도 확대해보면 균일하지 않게 보이는데, 그 이유가 역시 이렇게 잡음이 생겼기 때문인 것이다. 재미있는 것이, 이 의문의 해답도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픽셀에서 잡음을 만드니까 평균적으로 비슷비슷해진다. 거기다가 센서의 픽셀이 받을 수 있는 최고에너지값이 더 높게 설정되어 있으므로, 그렇게 생긴 잡음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만큼 풀프레임 바디가 크롭 바디보다 성능이 더 뛰어나다.

3 comments on “카메라에서 잡음을 줄이려면?”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