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진을 찍는 사람이 필요로 하는 가방은 카메라 가방과 삼각대 가방이 있다. 카메라 가방은 종류가 많기 때문에 자기에게 맞는 가방을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만(자…잠깐만…. 선택장애는 어쩌고??), 삼각대 가방은 생산하는 곳이 별로 없어서 자기 삼각대와 딱 맞는 가방을 사기가 어렵다.
이 글은 이미 꽤 많은 장비를 갖고 있는 분을 위한 글이다. 처음 장비를 갖추는 분이라면, 분위기가 대충 이렇구나 생각해주길 바란다.
삼각대 가방
내 경우에, 포토클램 삼각대를 갖고 다닐 때는 포토클램에서 가방을 사서 썼었는데, 가방끈이 연결되는 고리 부분을 잘못 붙여서 헝겁이 자꾸 튿어졌다. 문제를 여러 번 이야기해도 포토클램에서는 개선하지 않았다. 그래서 포기…(포토클램에서 가방은 사지 마세요. -_-) 짓조 삼각대를 산 뒤에는 결국 맨프로토에서 좀 큰 가방을 사서 쓰고 있다. (가방이 너무 크고, 부품을 넣을 주머니가 없어서 불편하다. 주머니를 다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재미있는 것은, 짓조는 자기가 생산한 내 삼각대에 어울리는 가방을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짓조도 삼각대 가방을 여러 종류 만들어 파는데, 이걸 들고 해외로 여행을 가면 도둑의 표적이 된다는 것이다. 짓조 삼각대는 자체로도 비쌀 뿐 아니라, 삼각대에 꽂혀있는 헤드도 비싼 것일 테니 그런 것이다. 뭐 보통 둘을 합하면 150만 원 정도 하니까, 도둑 입장에서는 뭐가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베낭이나 카메라 가방보다 확실한 먹이감으로 보일 게 분명하다. 아무튼 해외여행을 갈 때는 짓조 가방 갖고 가지 말자.
미니삼각대는 시루이에서 나온 가방을 쓰고 있다. 크기도 단계별로 다양하게 있어서 딱 맞는 걸 고르기 쉽고, 적절한 크기의 주머니도 있어서 좋다.
카메라 가방
카메라 가방은 갖고 다니는 장비가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그에 맞게 여러 가지를 갖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촬영장비가 늘어날수록 가방 수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카메라 가방은 처음부터 끝판왕을 지르라는 삼각대 구매 팁과는 다르게 어느정도 중복투자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
카메라 가방은 세 종류로 나뉜다. 그냥 보통 가방, 숄더백, 백팩이 있다.
주로 쓰는 것은 숄더백이다. 큰 망원렌즈 1 개와 2~3 개의 작은 렌즈, 이런저런 악세서리를 넣어가지고 다니는 용도다. 또 여행 등으로 베낭을 메야 하는 경우라면 숄더백을 쓸 수밖에 없다. 물론 일부 장비는 베낭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상당량의 장비를 갖고 여행을 떠날 것이라면 카메라를 넣을 수 있는 백팩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숄더백을 꽤 여러 개 샀는데, 용량이 각기 다르다. 사실 쓸모없이 많이 산 감이 있기는 하다. ^^;
카메라용 백팩은 세 개 샀는데, 제일 먼저 산 것은 태국 여행을 가기 위해 코오롱 제품을 샀다. 그런데 나중에 남미 여행을 하려고 보니 옷이 훨씬 많아서 결국 다른 걸 주문해야 했다. 적당한 용량의 백팩을 찾을 수 없어서 고생하다가 F-Stop에서 나온 걸 찾아서 직구했다. 이거 추천한다! 마지막에 산 것은 거의 촬영장비만 들어가는 크기이다. 1 년 반 전에 (사진커뮤니티가 아닌) 일반커뮤니티에서 어떤 분이 써보니 잘못 샀다며 중고로 팔려고 한다는 분이 계셔서 당일치기 국내여행을 갈 때 쓰려고 샀는데, 아직 쓴 적이 없다. (당일치기 국내여행을 아직 많이 다니지 않아서….^^;)
슬링백이라는 형태의 매우 작은 가방도 갖고 있다. 카메라만 갖고 외출할 때, 예전에는 그냥 카메라를 목에 걸고 다녔는데, 이제는 슬링백에 넣어갖고 다닌다.

픽 디자인이 만든 에브리데이 슬링백 5L 제품을 쓰고 있다. 지금은 V2라는 개선된 제품(위 이미지)이 판매되고 있다. (예전에 이 제품을 커뮤니티에 리뷰한 적이 있었는데, 글을 올린지 일주일 정도 뒤에 내가 지적한 부분을 개선한 제품 V2가 발표되어 깜짝 놀랐었다. 픽 디자인은 사용자 평가를 모니터링하고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 로직이 엄청 빠른 회사인 듯하다. 판매는 한 달쯤 뒤에 시작했다.) 이 제품은 매우 작은데도 가격이 13만 원 정도로 비싼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추천한다. 원래는 작은 바디의 미러리스와 작은 크기의 렌즈 3 개를 넣도록 만들어진 가방이지만, 크기가 큰 DSLR에 중간급 렌즈를 꼽아 넣고 다니기 딱 좋은 크기다. (칸막이 하나를 떼서 밑바닥에 약간 뜨게 붙이면 렌즈를 받히게 되어 다루기 좋다.) 거기에 작은 서류 같은 것도 넣을 수도 있으므로, 해외여행을 갈 때 보조가방으로 쓰기에도 딱 좋아보인다. 아무튼, 내가 최근에 가장 많이 쓰는 가방이다.
참고로 하나 적자면, 숄더백의 경우 가방끈이 매우 중요하다. 로우프로에서 나온 매그넘 시리즈의 200AW와 400AW를 갖고 있는데, 이 시리즈의 가방은 꽤 잘 만들었다. 문제는 가방끈이 너무 미끄럽다는 것이다. 메고 다니면 조금씩 흘러내려서, 허리에 있어야 할 가방이 엉덩이를 지나 허벅지 부위에까지 내려온다. 이러니, 하루에도 몇 번씩 가방끈을 줄여야 했었다. (결국 가방끈을 따로 사서 바꿨다.)
초보를 위한 조언
카메라를 처음 산/살 초보자라면 일단 이렇게 시작하기를 권한다.
슬링백 1 개
크기가 조금 큰 숄더백 1 개
다니면서 다른 사람은 어떻게 가방을 활용하는지 눈여겨 봐두자. 이후에, 경험이 늘면 필요한 것을 두세 개쯤 추가하자.
여행하기 위해서 백팩을 사야 한다면, 필요보다 큰 제품 중에 작게 여밀 수 있는 걸로 사자. 특히 파카 같은 걸 갖고 다녀야 하는 여행이라면, 백팩 부피가 매우 중요하다. (여행을 위한 보다 조금 더 자세한 조언은 언젠가 다른 글을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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