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침몰의 원인

1912년 4월 10일 대서양을 횡단하기 위해 처녀항해를 시작한 타이타닉 호는 이제 너무나 유명한 전설이 되어버렸다. 이 배는 4일 뒤인 4월 14일 밤 23시 40분에 빙하와 부딪힌다. 다음날인 4월 15일 2시 20분쯤에 이 배는 대서양 바다 속의 200m 해저로 사라진다.

타이타닉호의 침몰을 알리는 뉴욕헤럴드의 신문기사

이 사건은 많은 영화와 책의 소재로 사용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여 사고원인을 알아내려고 시도하였는데 잠시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타이타닉호를 발견한 것은 1985년이었다. 잠수정을 동원한 이 탐사에서 타이타닉호가 카메라에 촬영되어 존재를 드러냈고, 몇 년 뒤인 2001년에 재탐사가 이뤄진다.

2001년 탐사가 있기 전에 만들어진 영화 《타이타닉》의 내용을 살펴보면 빙산에 충돌한 타이타닉호는 큰 파손을 당하고 대책없이 침몰하는 거대한 배로 묘사되고 있다. 당시의 과학자들이 타이타닉이 침몰한 원인으로 다음과 같은 추정을 하였다.
타이타닉을 건조한 영국의 조선소인 화이트스타 사는 타이타닉을 건조하기에 앞서 올림픽호라는 거대한 배를 건조했고, 타이타닉호를 건설하면서 거의 동시에 브리타닉호도 건조한다. 당시는 강철을 만드는 기술이 미숙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철광석을 제련할 수 있는 속도가 느려서 강철로 만들 수 있는 양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거대한 배를 동시에 세 척이나 건조해야 했기 때문에 영국에서의 강철 생산량은 물론 유럽으로부터 방대한 양을 수입하여 국제 강철가격이 폭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량 강철이 공급되었다. 실제로 타이타닉 호의 부서진 잔해를 수거하여 실험해본 결과는 일반 강철보다 35% 정도였다. 더군다나 빙산으로 인해 수온이 약 2℃ 정도까지 낮아져 있었기 때문에 경도가 너무 낮아져 충돌시 강철판이 구부러지는 것이 아니고 부러지는 물리적 성질을 보이는 취약점(취성)을 노출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타이타닉호가 운행하던 항로는 여름항로가 아니라 빙하에 비교적 안전한 남쪽의 겨울항로였고, 거기다가 타이타닉호의 선장이던 E.J. 스미스는 빙산의 위협을 피해서 더욱더 남쪽으로 내려가서 항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속도를 줄여 안전항해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결국 타이타닉호가 빙산을 만나 충돌했을 때 타이타닉호의 옆 강판이 부러지면서 많은 물이 흘러들었고, 결국 침몰하게 됐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대부분 이렇게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빙산에 배를 충돌하는 실험을 해 본 결과 얼음이 녹아가는 상황에서는 강도가 현격히 약해지기 때문에 빙산에 충돌한다 하여도 강철이 부러지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실험에 대해서 많은 학자들이 반박했다.

그런데 2001년에 탐사해보니 전혀 뜻밖의 타이타닉호의 모습이 관찰되었다. 타이타닉호의 옆구리 부분에서 구멍이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아직도 타이타닉호를 인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양해야 명확히 알 수 있겠지만 강철판이 구부러진 것이 아니라 강철판을 잇는 못이 부러진 것으로 보인다. 빙산의 강도가 매우 약했기 때문에 강철판을 파손시킨 것이 아니라 골고루 강한 힘을 가하여 못을 부러트리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영화《타이타닉》에서는 1등실 손님들을 먼저 구명보트에 태우느라 3등실 손님들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문을 잠가버리는 인도적이지 못한 선원들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사고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가 난 뒤 순식간에 잠겨버린 배의 바닥에서 잠자던 3등실 손님들이 우선 갑판으로 대피했기 때문에 그들이 우선 구명보트에 탑승했다. 1등실 손님들은 너무 좋은 환경에 취해있어서 살아날 가망성을 줄였다고 볼 수도 있겠다. 아무튼 영화의 주인공들이 타이타닉 호에 타고 있었다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역의 남주인공이 죽고 케이트 윈슬렛 역의 여주인공은 약혼자를 피해 도망가는 비극이 아니라 남녀 주인공 둘이 손잡고 오손도손 잘 살고, 여주인공의 악질적인 약혼자가 죽는….약간이나마 해피엔딩(Happy ending)이 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큰 것 같다. 그러나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는 역사적 비극 속에서 약간의 해피엔딩의 여지도 남기길 원치 않은 것같다.

영화《타이타닉》에서의 오류들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보고 싶지만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하며 글을 끝맺는다. 이런 비극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철강산업이 발전하고, 항해술이 발전할 수 있었다니 아이러니(Irony)가 아닐 수 없다.

6 thoughts on “타이타닉 침몰의 원인

  1. 그렇게 큰 사고가 나서도
    ‘앞으로 이런 큰 배를 만들면 안되!!’
    가 아니라
    ‘큰 배가 사고를 만나도 안전한 배를 만들어 보자!!!’
    가 과학/공학 하는 사람들의 생각이죠. 후훗

    1. 항상 새로운 기술은 위험성이 따르죠.
      프랑스에서 신공법으로 지어졌던 국제공항 붕괴사고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

  2. 님이 실수하신게 있는데요
    님이 영화에서 지적한 내용은 사실을 거의 반영한 겁니다.
    삼등실은 철창에 갇혀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었죠. 그런데 이 철창은 빙산 충돌 후부터 닫혀진게 아니라 원래부터 섞이는걸 방지하기 위해 있었던 겁니다. 문제는 승무원들이 혼란을 두려워이걸 안열어줬다는…
    실제로 생존 비율을 보면 일등실의 생존률이 삼등실에 비하여 상당히 높습니다.
    그리고 타이타닉은 시나리오를 감독이 거의 다 썼습죠.

    1. 보신 자료 출처를 알려주시면 찾아보겠습니다.
      제가 봤던 자료(BBC 다큐?)와는 다른 부분이 있는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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