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인장, 빛공장을 가다 – 과학시설 방문 프로젝트
대한민국의 첫 번째 대형 과학 프로젝트 –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
우리나라의 과학 대형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 최근 가동을 시작한 KSTAR, 한국원자력연구소의 한나로 원자로와 양성자 가속기(이후 경주 이전 예정),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 전남 외나루도의 우주개발센터 등이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들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먼저 제작되어 가동되기 시작한 연구시설은 포항공대의 방사광가속기라는 것이다. 방사광가속기는 1988년 포항제철(현 POSCO)에서 800억원을 출자하고, 정부에서 500억원을 지원하여 총 1300억원으로 제작된 연구소다. 이후 다른 대형 프로젝트들이 등장했지만, 모두 연구비용이 1300억원 정도로 고정됐다는 것은 우연이겠지만, 재미있는 결과라고 생각된다. (물론 KSTAR는 직접적인 연구비용보다도 부가적인 기초 연구비용이 몇 배 더 많이 필요했다.)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가 가동되기 시작했을 때는 내가 대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였는데, 꼭 한 번 방문해보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견학을 생각해보기도 힘든 그런 시절이었다. 심지어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방문하는 산업시찰이나 수학여행에서도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를 방문할 기회를 갖지 못했었다. 그만큼 당시에는 각종 연구시설이 폐쇄적이었다고나 할까? 가동한지15년이나 지나서야 방문한 광가속기를 보니 아쉬움이 샘솟는다.
이 글에서는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를 애칭이라는 ‘빛공장’으로 부르겠다.
빛공장 가는 길
포항공대는 포항에 있다. (이런 싱거운 말을…ㅋㅋ) 타지에서 포항에 가는 것은 쉽지 않은 편이다. 견학신청은 최소 2주전에 해야 하고, 견학신청을 하면 전화와 이메일로 일정을 조금씩 조율할 수 있다. 방문은 연중 아무때나 할 수 있지만, 가동중일 때와 점검중일 때의 견학일정이 조금 다르므로 일단 방문신청하기 전에 전화하여 가동중인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한참 가동중이었다. 그 덕분에 선형가속기는 견학하지 못했다.
포항에 가기 위해서는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동대구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바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포항역까지 가야 했다. 포항역은 기차의 종착역인데, 포항으로 가는 무궁화호는 KTX를 갈아탈 수 있도록 대체적으로 시간이 맞춰져 있다. 표를 하나로 구매할 수 있는데, 인터넷 예매로는 하나로 구매하기가 힘들게 되어있어서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지하철역에서 예매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포항이 우리나라 국토의 끝자락에 있기 때문일까? 심지어는 부산에서도 시외버스를 타고 두 시간을 가야 하는 거리에 있었다. 출발하던 10월 31일 아침에 먹은 김밥이 문제였는지 전철에서 심각한 복통을 일으켰다. 결국 서울역까지 가지 못하고 신도림에서 내려 화장실에 들려야 했고, 결국 예매한 KTX를 못 타고 연기해야 됐다. ㅜㅜ 그리고는 서울역에서 몸살복통약을 무려 6000원이나 주고 지어먹어야 했으며, 뒤늦게 새로 예약한 KTX를 승차할 수 있었다.
포항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택시를 타고 빛공장으로 향했다. 시간은 대략 20분정도 걸렸고, 택시요금은 미터기로 5000원이었다. 택시기사에게 물어보니 택시요금은 거의 항상 5000원정도 나온다고 한다. (서울에서 20분 거리면 얼마???) 승용차로 갈 경우에 네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고는 찾아가기 쉽지 않으니까 출발전에 꼭 철저히 길을 조사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 ^^;


복통으로 KTX를 연기했지만, 애초에 많이 여유를 두고 잡은 일정이었기 때문에 약속시간인 두 시에 정확히 도착할 수 있었다.
빛공장에 도착하다.

빛공장에 도착하여 경비실에 방문경위를 설명한 뒤에 간단하게 연구소로 갈 수 있었다. 연구소는 전체가 제한지역이므로 여러 가지로 조심해야 한다.

이런 시설은 사실 위험시설이기도 하므로 당연히 심한 통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리적으로 현대의 대형 실험기기들은 심한 방사능을 방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그런 곳을 방문하여 통제가 심하다고 불만을 말씀하시거나 통제범위 밖으로 나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건 관계자들을 욕보이는 행위이기도 하며,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연구소가 점차 가까워진다. 사실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정문에서 연구소까지의 거리는 아주 가깝다. ^^; 100m 정도?



연구소가 가동된 시간이 긴 편이어서 그런지 방문객을 위한 소소한 정성들이 여기저기 묻어나고 있었다.

계단 복도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추상화는 여러모로 복잡다단한 편이다. 그런데 그림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가속기에 딱 맞는 그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억지스런 생각일까? ㅋㅋㅋ
자~~ 이제 제대로 가속기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 글에서 나오는 어려워보이는 표와 그래프는 대충 봐도 되니 슬쩍슬쩍 넘기면 된다.)
견학이란 것은 보고 배운다는 의미다. 견학을 가기 전에 기초는 알고 있어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빛공장은 우리에게 생소한 대상이므로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그러므로 이 글에서 어느정도의 기초상식을 다뤄보고자 한다.
1. 빛공장이란 무엇인가?

전하를 갖는 물질이 움직이는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가속될 때는 움직이는 방향 쪽으로 빛이 방출된다. 이 현상은 한 때 물리학자들에게 골치거리였다. 이 골칫거리가 처음 대두된 것은 거의 100년 전이었던 20세기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러더퍼드는 1911년 알파입자(α particle) 산란실험을 통하여 원자핵의 존재를 알아낸다. 그리고는 중앙에 무거운 원자핵이 위치하고, 주위를 가벼운 전자가 움직이는 원자 모형을 제시한다. 하지만 러더퍼드의 원자모형이 갖는 문제점은 옆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전자가 원자 내에서 항상 가속되고 있다면 전자기파를 방출하면서 에너지가 낮아져 결국 전자와 원자핵이 충돌할 것이라는 데 있었다. (그림출처[footnote]하지만 이 그림 자체도 문제가 있다. 전자기파는 전자가 진행하던 방향으로 방출되므로 이 그림처럼 원의 바깥 방향으로 방출되는 것은 아니다. ^^; [/footnote])
그리고 이 문제는 보어에 의해서 간단하게(?) 풀린다. 물리적인 조건이 특별한 경우엔 안정된 궤도를 그린다는 주장이었는데, 이 논문을 낸 보어 자신도 실제로 그러하리라고 믿지는 않았다고 한다. (양자역학을 출발하게 만든 플랑크의 복사의 법칙(1900년 발표)의 경우에도 논문 발표자 스스로도 믿지 못했다고 한다. 자신이 한 계산은 편법적인 계산방법에 의한 것이고, 자연은 계산과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양자역학이 태동하면서 유능한 과학자 여럿을 잠시동안 바보로 만들었다. ㅋㅋㅋ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과학자들조차 그들의 논문을 비웃을 정도였으니….)
전하의 가속에서 발생하는 빛의 문제는 차후 보어가 입자가속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문제로 대두된다.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면서 점차 가속이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대형가속기가 건설된 뒤에도 골칫거리로 남아있었다. 하전입자의 에너지에 비례하고, 질량 네제곱에 반비례하는 에너지를 갖는 광자들을 방출하므로 가속할 때는 특히 더 문제가 됐다. 그리고 이러한 빛은 엑스선(X-ray), 감마선(γ-ray) 등의 방사선이어서 연구자들의 안전에 큰 문제가 됐다.[footnote]그래서 가속기들은 보통 수 m의 콘크리트로 덮여있다. 포항공대 빛공장도 마찬가지로 3m의 콘크리트와 3m의 흙으로 덮여있다. [/footnote]

위 이미지에서 문제점을 발견한 분 손~☞ ㅋㅋㅋ
그러나 이러한 골칫거리 문제를 장점으로 보는 물리학자들이 생겨나게 됐고, 그들에 의해서 빛을 이용한 부가적인 실험을 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가속기를 1세대 빛공장(방사광 가속기)이라고 불린다.
빛공장의 유용성이 증명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곧 전용 가속기가 설치되기에 이른다. 이 것이 2세대 빛공장이 되었다.
그리고 출력을 높이고, 언듈레이터를 장착하여 한꺼번에 많은 빛을 방출하게 만든 가속기를 3세대 빛공장이라고 부른다. 언듈레이터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살펴보자. 현재는 출력을 현격히 올린 4세대 빛공장들이 세계 도처에서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포항공대 빛공장을 4세대로 개조하기로 결정하였으나 최근 재정지원이 원활하지 않다고 한다. (11월 12일 뉴스를 보면 국회의 예산 증액건의에 3세대 빛공장의 성능개선을 위한 예산으로 500억 책정을 하고 있다고 나와있다. 처음 잡혀있는 150억원의 예산은 가속기의 빔라인 3기 추비용밖에 되지 않을 뿐이다.) 좀 더 오래된 기사를 찾아보면 포항공대 빛공장 뿐만 아니라 다른 가속기나 대형 과학연구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기초과학 투자의 중요성을 알고있는 사람들의 걱정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포항공대 빛공장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선형가속기와 저장링과 빔라인이 그것이다.

① 선형가속기
선형가속기는 전자를 저장링에 넣을 수 있는 충분한 속도로 가속하기 위한 장치다. 선형가속기에서 160m를 가속시키면 빛의 99.99997%까지 속도가 빨라진다고 한다.

선형가속기에는 전자총이 있어야 하는데, 전자를 발생시키기 위한 장치다. 전자를 소규모로 발생시킬 경우에는 금속에서 자연방출되는 전자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많은 전자가 필요할 경우에는 수소개스를 플라즈마로 만들어 그 중에 전자만 추출하여 사용하게 된다. 빛공장에서는 금속에서 자연방출되는 전자를 가속하여 사용한다.

② 저장링
저장링은 선형가속기에서 가속된 전자를 회전하게 만드는 장치로 총연장 280m에 이른다. 건물 사진을 보면 원형으로 보이지만 위 그림에서 보듯이 절대 원형이 아닌 다각형이다. 모서리마다 이중극자 전자석이 장치되어 있어서 한 번에 10˚씩 꺾여 총 36번 꺾기도록 제작되어 있다.

이렇게 꺾기는 36번의 모서리에서 강한 빛이 방출된다. 평행한 구간에선 규칙적으로 전극이 배치되어 있어 전자를 가속시키고, 그 사이사이마다 사중극자와 육증극자 전자석이 위치하여 전자가 흩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③ 빔라인
빔라인은 저장링에서 빠져나오는 빛을 이용해서 실험하는 부분이다. 빔라인은 저장링이 꺾이는 부분마다 하나씩 총 36개를 설치할 수 있는데, 현재 자외선 빔라인 9기와 X선 빔라인 21기가 가동중이거나 건설중이다.[footnote]27기가 가동중이고, 4기가 건설중이라고 한다. 하나의 빔라인 정보가 차이가 나는데 왜 차이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footnote] 남은 자리는 총 5자리 뿐이므로 몇 년 이내에 빔라인이 포화될 것으로 보인다.













빔라인의 전반적인 사진들이다. 빔라인에 대한 설명은 길고도 복잡할 뿐만 아니라 내가 잘 기억할 수도 없으므로 설명은 생략하자!
2. 방사광의 특징
일반적으로 알려진 중요한 빛은 레이저(LASER) 정도이다. 방사광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레이저의 특징과 비교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① 레이저(LASER)의 특징
레이저가 무엇인지 알려면 레이저라는 이름의 의미를 알면 된다. 레이저(LASER)는 ‘Light Amplification by the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줄임말이다. 우리말로 하면 ‘들뜬 전자의 빛자극 방사에 의해서 증폭(중첩)된 빛’ 같은 좀 복잡한 말이 된다. 조금 쉽게 풀어쓰면…
원자 내의 전자는 가장 낮은 에너지의 궤도에 위치하게 되는데, 어떤 자극을 받으면 그만큼 더 높은 에너지의 궤도로 올라가게 된다.(이를 ‘들뜸’이라 하고, 전자가 들떴다고 이야기한다.) 이 전자는 에너지를 방출하고 곧바로 원래의 낮은 에너지의 궤도로 내려오거나 이웃 전자가 낮은 에너지의 궤도를 채우게 된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확률적인데, 평균은 짧게는 몇 ns(나노초;10-9초)에서 길게는 며칠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이 전자가 들뜬 에너지와 같은 에너지를 갖는 전자기파를 만나면 무조건 에너지(빛)를 방출하면서 원래 있던 낮은 궤도로 되돌아온다. 뒤집어 살펴보면 원래 하나가 있던 광자가 들뜬 전자를 만남으로서 두 개가 되는 것이다. 들뜬 전자가 원래 궤도로 되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짧지않아서 (해당 전자기파에 투명한 물체 속에) 들뜬 전자가 많아질 경우에 광자는 순식간에 숫자를 늘리게 되면서 강도가 강해진다. 연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여 들뜬 전자의 수를 계속 늘릴 수 있으면 연속레이저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순간적으로만 발생하는 펄스레이저가 된다.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나의 이전 글을 읽어주시기 바란다.
레이저의 특징은 이런 발생방법에 기인한다.
- 단색성(Monochromaticity) : 레이저 빛은 한 가지 파장만 갖는 순수한 단색이다.
- 지향성(Directionality) : 보통 빛은 회절/굴절/반사 등을 할 때 분산되지만, 레이저 빛은 분산되지 않는다.
- 결맺음성(Coherence, 자기간섭성)
: 레이저 빛은 스스로의 빛끼리 간섭한다. 보통 빛은 거의 자기간섭하지 않는다.[footnote]얇은막간섭의 예를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일반 빛의 자기간섭성은 수μm만에 사라진다. 얇은막 간섭 참고 [/footnote] - 고휘도(Brightness)와 에너지 집중도 : 한 장소에 강하게 빛을 집중시킨다.
레이저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으므로 이렇게 간단하게 넘어가자.
그러나 방사광은 발생원리가 다르므로 특징도 확연히 다르다. 잘 안 알려져 있으므로 살짝 살펴보자.
② 방사광의 특징
방사광은 전자가 가속되면서 나오는 빛이다. 전자의 질량이 작고, 저장링 내에서의 속도가 빠르므로 매우 큰 에너지가 방출된다. 하지만 전자의 움직임을 철저하게 통제할 수 없으므로 불분명한 요소가 분명하게 생긴다. 이러한 요소가 방사광의 중요 특징의 원인이 된다.
- 고휘도 : 머리카락 굵기의 1/1000배 이하의 넓이에 강한 빛을 집속시킬 수 있다.
- 파장가변성 : 매우 넓은 파장의 빛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실험에 필요한 특정 파장을 필터링하여 사용하면 된다.
- 펄스성 : 방사광은 저장링의 전자의 위치에 따라 펄스성을 띈다. 전자의 위치를 변경시킴으로서 성질을 변경시킬 수 있다.
- 편광성 : 빛은 전자의 가속방향에 영향을 받은 위상을 갖게 됨으로서 선형편광된 성질을 갖는다.

방사광은 기본적으로 고휘도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할 때 고른 파면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LASER보다는 특성이 조금 나쁘다.

방사광은 전자가 이극전자석의 자기장에 의해서 휠 때 발생한다. 이 때 전기장이 휘는 궤도의 평면과 일치하게 생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방사광은 편광성을 지닌다.

위쪽의 그래프가 빛공장에서 생성된 빛의 특성을 보여준다. 하단의 두 그래프는 태양과 기존 X선원(뢴트겐관)에 의해 생성된 빛의 특성을 보여준다. 주파수(Photon Energy)의 폭이 매우 넓은 특징을 볼 수 있다.

저장링 속의 전자뭉치는 전자를 가속시키는 가속기의 원리상 연속적인 상태를 띌 수 없다. 그래서 전자뭉치는 2ns의 주기로 저장링 안을 돌게 된다. 그래서 복사광 펄스는 전자뭉치의 주기와 일치하는 2ns의 정수배를 띈다.(펄스를 형성시키지 않아 건너뛸 수 있으므로…) 그래프에서 보듯이 전자광 펄스의 폭은 30ps(10-12s)로 극도로 짧다. 만약 원한다면 샘플을 2ns 단위의 정지화면으로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이어붙이면 동영상을 만들 수 있을테고…^^)
3. 언듈레이터

언듈레이터는 빛을 매우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만든 장치다.
매우 좁은 공간에서 규칙적이고 조밀하게 자기장을 변화시켜주면 전자가 지그재그(Zigzag)로 운동하면서 빛을 대량으로 방출하게 된다. 이렇게 대량으로 빛을 방출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인 언듈레이터를 설치한 빛공장은 3세대 이상의 빛공장이다.


4. 빛공장으로 할 수 있는 일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빛공장는 1~4세대가 있다. 그중에 1세대 빛공장은 기존의 소립자 가속기의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수준이었는데, 2세대, 3세대 가속기는 전용으로 제작하면서 뛰어난 품질의 빛을 얻을 수 있었다.

위 그림의 (a)는 1세대, (b)는 2세대, (c)는 3세대 빛공장에서 얻어지는 빛의 특성을 보여준다. 실험은 좀 더 작은 지점에 강한 빛이 모이는 고휘도일수록 다양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실험은 크게 4가지가 존재한다. 관찰, 파괴, 감광, 변형이 그것이다.
① 관찰
어떤 종류의 관찰이라도 정보를 실어나르는 매개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매개체들의 대부분은 파동이다. (소립자들 또한 극소세계에서는 파동으로 행동한다. 드 브로이의 물질파 이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파동은 가시광선이다. 가시광선은 350~600 nm의 파장을 갖게 된다. 이 정도의 파장이라면 나노(nano)과학에서 다루는 스케일(수~수백 Å)은 전혀 관찰할 수 없다. 가시광선 자체의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빛의 특성 중에 산란, 회절이라는 중요한 요소들이 파장 크기의 대상보다도 훨씬 큰 것들의 관찰도 관찰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실제로 가시광선으로 관찰할 수 있는 광학적 한계는 약 2㎛(10-6m) 정도다.
따라서 작은 것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좀 더 작은 파장의 파동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빛공장이 필요한 것이다. 빛공장에서 만들어지는 파동은 에너지가 극도로 큰 광자들이기때문에 나노크기(nano scale)이나 원자크기(Å 단위의 크기)도 충분히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작은 파장을 갖고 있다.

이렇게 큰 에너지의 광자는 적외선 영역에서의 생물 관찰, 의료 진찰, 반도체 박막과 패턴 인쇄 관찰, 단백질 구조 분석 등을 할 수 있고, X선을 이용한 소형 규모에서는 초미량원소 분석, 원자와 전자구조 규명, 표면 분석, 물성 규명과 원자 상호간의 관계 연구 등을 할 수 있다.
현재 과학자들이 가장 큰 희망을 갖는 분야는 의료분야에서 불치병을 치료하는데 활용하는 것으로 각각의 질병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각각에 맞는 정확한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한다.
빛공장을 이용한 화상에는 Ring artifact라는 동심원 모양의 오류가 발생하는데 아직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안내 슬라이드를 볼 때 발견하고 질문했었는데 아직 화상처리 오류가 있다니 다소 의외네요. f-MRI를 보는듯하네요. ^^ MRI의 이미지 처리 알고리즘에 오류가 있어서 그 오류를 수정한 것이 f-MRI거든요. 어쩌면 빛공장도 머잖아서 f-빛공장 뭐 이런 것이 개발될지도…ㅋㅋㅋ
② 파괴
강력한 에너지를 갖는 광자들은 LASER와 같이 파괴현상도 일으킨다. 불투명한 물체와 충돌하면 순식간에 온도가 수백만 K까지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서 정밀가공을 하는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우 작은 주사바늘을 만들어 피부의 깊숙한 곳까지 바늘이 들어가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약물을 투입하는 무통주사바늘을 만들 수 있다.

정말 다양하고 정밀한 가공을 할 수 있다.

③ 감광
반도체의 선폭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필름 패턴을 감광시키고, 이러한 필름을 활용하여 반도체에 패턴을 생성시키는 일에도 점차 높은 에너지의 광자가 필요해지게 되었다. 앞서 ‘관찰’에서 설명했지만, 파장이 긴 파동은 산란과 회절이 발생하면서 정확한 모양의 결과물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Dram은 선폭 30nm, CPU는 선폭 60nm로 제작되므로 가시광선을 이용한 가공은 이미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최근에는 자외선레이저를 사용한다.
좀 더 정교한 반도체를 개발하려 한다면 자외선레이저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빛공장을 이용해 더 작은 선폭의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④ 변형
반도체는 규소(Silicon)결정에 약간의 첨가물(불순물)을 주입시켜 만든다. 이러한 일을 빛공장의 강력한 광자를 이용해서 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생물의 DNA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낸다거나 금속조직에 광자를 쪼여 결정구조를 변형시켜 새로운 성질의 물질을 만들어낸다는 등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5. 빛공장의 근황

아무튼 빛공장은 전세계적으로 17기가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 일부 빛공장은 4세대 빛공장이고, 일부는 3세대 빛공장인데 4세대로 개조하고 있다고 한다. 포항공대의 빛공장도 하루빨리 4세대 빛공장으로 개조되어야 한다.
빛공장은 그동안 공개연구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고, 비공개연구는 매일 100만원의 사용료를 내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약간 정책이 바뀌어 공개연구는 매일 10만원, 비공개연구는 매일 150만원을 내야 한단다. 시설의 운영비를 생각하면 무료나 마찬가지지만, 정책이 변경된 이유가 살짝 궁금해진다. ^^
6. 빛공장 견학 정보
빛공장은 일반적인 연구시설과 다르게 개인방문도 가능하다. 홈페이지의 견학신청란을 들리면 예약할 수 있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054-279-1051 으로 전화하거나 jjocoyam@postech.ac.kr로 이메일을 보내면 미리 예약할 수 있다. 2주 전에 예약해야 하므로 일정을 확실히 결정해 두는 것이 좋다. 견학 신청시에 기입해야 하는 내용 등이 살짝 까다롭다. 일반적 방문을 하기를 원할 때는 간단한 편이고, 전문가 방문을 할 때는 전문적인 소분야로 신청해야 한다. 난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전반적인 분야를 골고루 보기를 원해 특정한 한 분야를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방문한 모든 분들이 나와같은 방식으로 견학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또 견학을 문의할 때는 가속기가 가동중인지를 확인해두자. 나처럼 견학했을 때 가동중이면 일부분만 견학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 가동중일 때와 가동하지 않을 때의 방문 일정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견학에 앞서 미리 공부를 조금쯤 하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단순한 과학관처럼 무조건 부딛혀 배우겠다는 자세로는 많이 배우기는 힘들 것 같다. 연구기관이지 친절한 박물관이 아닌만큼…..
그리고 마지막으로 빛공장의 바로 옆에는 나노기술집적센터가 있다.

현관에 견학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있는 것을 봐서는 견학신청을 하면 같이 방문할 수 있을 것 같다. 빛공장을 방문 예약할 때는 나노기술집적센터 홈페이지도 한 번 들려보자. ^^ 어쩌면 한꺼번에 방문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ps.
방문자에게 강한 자력으로 붙이는 기념품과 설명책자를 준다.
ps.
이 게시물의 많은 이미지는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 홈페이지에서 가져왔다. 그래서 이 글은 펌 불가다.
※ 이 글은 한국블로그산업협회가 주관한 ‘블로거! 네 꿈을 펼쳐라‘ 이벤트에서 지원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글 쓴 날 : 2008.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