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이 사라질 위험성이 높다

이 글을 길게 쓸 생각도 없고, 이런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쓸 생각도 없다.
다만 이 논지를 밝혀줘야 하지 않나 싶어 이 글을 작성한다. (그러나 쓰다보니 길어졌다. -.-)

우리나라는 동해안, 서해안, 남해안 삼 면이 바다이기때문에 많은 해수욕장이 존재한다. 이 해수욕장들은 많은 모래가 조류에 의해 특정지역으로 떠내려와서 생성된다. 그러나 조류가 모래를 씯고 오기도 하지만 때때로 종종 있던 모래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2001년(?) 초여름, 짧은 시간동안 발생했던 충남 보령의 대천해수욕장 사건이 그러했다. 불과 몇 시간동안 소나기와 함께 심한 파도가 몰아친 이날의 일기는 대천해수욕장의 많은 모래를 인근의 해안가로 옮겨놓았다고 한다. 해수욕장에는 기반암이 들어날 정도였다니 파도가 아주 극심했었나보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짧은 시간동안 사라진 모래는 서서히 다시 모인다.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 정도 걸린다. 그런데 때가 초여름이어서 해수욕장 개장에 임박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보령시에서는 트럭을 동원해서 모래를 퍼다가 다시 해수욕장으로 옮겼다고 한다.

대천해수욕장의 사건은 1회성으로 끝났다. 하지만 우리나라 해수욕장들은 오랜 시간동안 사라질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이 위기의 예는 이미 이전에 몇몇 해수욕장이 겪은 비운의 종말을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부산의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이다. 이 두 해수욕장은 만곡형 해수욕장이고, 부산 인근인 낙동강과 몇몇 하천을 통해서 흘러들어온 모래들이 쌓여 백사장이 형성된 곳이다. 그런데 낙동강에는 낙동강 하구언을 만들어 담수의 흐름을 막아버려 낙동강으로부터 모래의 공급이 차단되었고, 주변의 부산시를 관통하여 모래를 공급하던 수영천과 춘천천의 흐름을 바꾸어 더이상 해수욕장으로 모래가 흘러드는 것을 막아버렸다. 거기다가 주변의 사구들에 고층건물을 지으면서 바람의 흐름을 변화시켜 더이상 바닷물이 해수욕장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아버린 것이다.

이미지 출처 : 시사인

문제는 더 있다. 2005년부터 사라진 모래를 보충하고자 5월경에 중국이나 북한 등지에서 모래를 사와 해안에 쏟아붇고 있다. 그리고는 모래가 유실되는 것을 막고자 수면밑에 위치하는 잠제라는 둑을 쌓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계획을 실행한다면 500억 원의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둑을 쌓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외부에서 더이상 모래가 들어오지 못해서 결국은 해수욕장은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다. 잠제 설치는 결국 자연적인 모래의 퇴적을 막고, 계속해서 모래를 사다 쏟아붇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일이 금강하구언 공사 때도 있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중복되는 예이니 생략하자.

최근들어 서해안의 간석지 발달이 빨라지고 있다.
반대로 주변 환경이 변하지 않았을 때는 모래사장이나 간석지를 파괴했어도 곧바로 이를 복원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도 많다.
새만금 물막이 공사와 관련있는 계화도를 포함한 동진강과 옥서 회현 등 만경강 유역에서는 지난 20년대와 60년대 등 2차례에 걸친 방조제 공사를 통해 8300ha의 간척농지를 조성한 뒤 30여년이 흐른 지금 2만ha 이상의 갯벌이 새롭게 차올랐다. 물론 오히려 간석지가 간척 전보다 더 넓어진 이유는 최근들어 우리나라와 중국의 난개발로 인해 바다로 흘러든 진흙이 예전보다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류가 변하지 않을 경우 퇴적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의 증거는 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갯벌과 오래된 갯벌의 역할이 같을리는 없다.)

이처럼 이전에 간척되었던 많은 지역에는 새로운 간석지가 생겨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전체를 살펴보자.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보를 여러 개 설치하고, 이 보에서 수력발전을 한다는 4대강 살리기 계획(사강나래)을 생각해보자. 설치되는 보가 고정보가 아니라 기동보로서 보가 위로 올라가면서 밑으로 물을 흐르게 한다는 생각, 발전기를 설치해서 발전하겠다는 생각 등등은 겉으로 보기엔 그럴듯해 보이지만, 그것들 자체가 역설로 가득하다. 이 글에서는 이 역설들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보다는 해수욕장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해수욕장에 꼭 필요한 백사장은 인근 하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형이다. 주변의 하천의 경사가 급해서 모래를 많이 쓸어내릴수록 모래를 해안에 쌓기가 쉬워져 백사장이 많아진다.
동해안에 해수욕장이 많은 이유는 동해쪽으로 흘러내리는 하천들의 경사도가 급하기 때문이다. 농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이유로 동해안쪽 하천들에 보를 설치하자 많은 해수욕장들이 문을 닫았던 경험을 한 것이 불과 십수 년 전이다.
서해안으로 흘러드는 강들은 먼 산에서 흘러드는 완만한 강들이기 때문에 주변에 백사장을 형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보다는 진흙이 퇴적되는 개펄이 형성되는 편이다. 그러나 간혹 해수욕장이 형성되는 곳이 있는데, 주변의 차령산맥에서 흘러오는 개천들에 의해 퇴적된 대천해수욕장이 대표적이다. 태안반도나 서해안의 섬들에 발달하는 백사장의 경우는 주변의 조류가 빨라 갯벌이 퇴적되기 힘들고, 한강에서 흘러든 모래들이 퇴적된다.

하천 곳곳에 보를 설치하여 물이 고이게 만들면 보가 어떤 방식이더라도 모래와 진흙의 운반이 줄어드는 것은 막을 수 없다. 모래의 운반이 줄어든다는 것은 인근의 백사장 침식을 뻔하게 유추할 수 있다. 백사장이 침식되면 곧바로 땅들도 침식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결국 4대강 살리기 삽질은 경기만~태안반도 일대, 금강하구 일대, 목포 일대의 해수욕장들이 위헙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앞에서 말했듯이 낙동강 하구 일대의 부산 근처 해수욕장들은 낙동강하구언 공사로 인해서 이미 타격을 받은 상태여서 매년 수십억 원 어치의 모래를 수입해 쏟아붙고 있다.


정말 4대강 사업을 하고 싶다면..우선 자신들의 본거지인 낙동강을 시범적으로 공사해보고나서 10년쯤 지난 뒤 괜찮다고 생각될 때 한강 등 다른 강으로 확대해야 한다.

ps.
“낙동강을 우선 살려보고 잘 살아나면 다른 강들도 살리자”라고 적어서 광화문광장에서 1인 시위라도 해야 하려나???

ps.
해수욕장 망가지기 전에 한 번씩 찾아가봐야 할 것 같다.

7 thoughts on “해수욕장이 사라질 위험성이 높다

  1. 제목은 일부러 ‘살아질’ 위기인 것인가요?
    믹시에 올리고 싶은데 제목이 계속 신경쓰여서;;;

    1. 죄송…… 어제 잘못된 것을 알았는데, 또다시 잊고 있었어요. ㅜㅜ
      수정했습니다.

    1. 구경갔는데 영화 <해운대>처럼 100m 해일이 와서 무너지면 대략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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