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분』 – 911테러의 현장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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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분』
9·11 테러 현장에서 사투를 벌였던 사람들의 감동적인 생존 스토리

2001년 9월 11일에 뉴욕에서 있었던 사건은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전해졌다.
생방송으로 전해진 시간은 약 90분 정도였는데, 그 짧은 시간동안 재난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실제로 <화씨911> 등의 영화가 제작 상영된 것을 생각해 보면 실시간 TV중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한 그 느낌을 이 한 권에 담아놨다!!

102분6점
짐 드와이어.캐빈 플린 지음, 홍은택 옮김
동아일보사/403쪽/14500원
ISBN 89-7090-431-X 03300
독서시간 : 15 시간

이 책은 paper back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가벼운 종이로 제작돼서 두께에 반해 가벼운 편이다. 표지 디자인은 검은 색의 바탕에 아주 작은 WTC의 사진이 삽입되어 있고, 102라는 숫자가 노란 글씨로 큼지막하게 책 앞면을 채우고 있다.
책 표지에는 부분적인 UV코팅을 해 놓은 것이 눈에 띄어 WTC 사진을 보호해 주고 선명하게 해 준다. 책 내부를 살펴보면 인쇄질이 아주 좋은 편이다.

원서를 보지 않아서 정확히 모르겠지만 번역과 교정이 매우 잘 되어있는 것 같다. 번역이 어색하거나 하지는 않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저자들이 911 테러의 생존자들을 인터뷰한 뒤에 그들의 진술을 시간순서로 배열한 형식을 띈다. 처음 20% 정도까지는 읽을 때 지루하고 재미없지만, 책의 진도가 나갈수록 점점 더 빠져들고 흡입되는 것은 앞부분의 사고 전의 상황은 우리 일상생활과 차별화된 그들의 생활을 그리는 것이고, 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그들의 대응과정을 살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에서는 테러가 발생했을 때 왜 피해가 커졌는지와 함께 그동안 테러 무풍지대로 보호되면서 미국의 국내 사회 안전망이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이야기하고 있고, 특히 경찰청과 소방청 사이의 완력다툼에 대한 기술 부분에서는 역사의 시행착오에서 거의 배우지 못한 그들의 이기심을 적절히 말해주고 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의 정부 부처간에서도 충분히 관찰할 수 있다. 최근의 사건으로는 법원-검찰 간의 갈등같은….)

이 책은 911 사태의 4주년에 거의 맞춰져서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소개되었고, 미국에서도 2주년 즈음에 발간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출간 당시에 언론에 꽤 여러 번 언급됐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최대한의 정보를 모아서 그들이 어떻게 대처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고 보인다. 다만 여러명의 진술을 시간순서로 나열하다보니 다소 중복된 내용들이 존재하고, 특히 맨 앞에서 나온 이야기가 맨 뒤에서 반복되는 등의 저술상의 오류가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반복이 별로 지루하거나 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 책을 나에게 주신 분(동아출판사 편집장 님)의 말씀으로는 이 책이 언론에 노출된 것에 비해서 판매가 별로 많지 않았다고 한다. 내 생각에도 이 책의 판매량은 책의 완성도와 비교해서 많이 적은 편인 것 같은데, 이유는 제목에서 책이 무겁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이 독자들에게 전달됐으며 표지가 검은 단일 색으로 구성된 것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디자인은 한국적 정서에 맞는다기보다는 미국적 정서에 맞는 디자인이다.
중국 사람들은 정말 빨간색을 좋아해서 완전히 빨간 표지를 참 잘도 사용한다. 미국의 책들은 빨간색이나 검은 색으로 표지를 완전히 덮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책이 멋진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순수하게 빨간 색이나 검은 색은 우리나라 정서에는 맞지 않다. 우리나라 정서대로라면 차라리 노란 바탕에 검은 글씨체를 사용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전반적으로 이 책은 일반인이 호기심을 갖고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또한 911테러 당시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911테러 음모론에서 다루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볼만 할 것 같다.

ps. 책의 중간에 서너차례 광섬유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석면이나 유리섬유의 오역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석면이라면 건축과정에서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될테지만, 광섬유라면야 거의 정보통신용 혹은 광고/인테리어용으로 조금씩 쓰이는 것 이외에는 거의 사용처가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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