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아나콘다 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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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를 보니 길이 40m에 몸통 직경 2m인 아나콘다가 아마존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거대한 동물들에 대한 보도가 잇다르자 십수 년전 미국의 대통령 클링턴이 아무리 사소한 증거라도 갖고 온다면 100만 불을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보고가 100% 사라졌었는데, 정말 오래간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년에 수차례나 거대한 뱀이나 각종 동물 이야기가 언론을 장식했었다. 내가 본 거대동물에 대한 마지막 기사는 거대한 뱀이 밀림 속에 웅크리고 있다가 비행하고 있는 헬리콥터를 잡기 위해 달려들었다는 웃기지도 않는 것이었다. 상황이 이러했으니 클링턴이 이런 쓸모없는 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해 상금을 내거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생각된다.

오래간만에 40m 거대 아나콘다에 대한 기사가 등장했으니 그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자.

거대 아나콘다 기사는 영국과 그 인근의 언론사를 통해서 공개됐다. 위의 스크린캡쳐의 아나콘다 사진은 이번에 발견자들이 찍은 사진은 아니라 수년 전에 찍혔던 역사상 최고 길이인 12 m짜리 아나콘다 사진이라고 한다. 서식지 보호를 위해서 이번에 발견된 아나콘다 사진과 동영상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저 아나콘다 발견소식은 진짜일까? 인터넷을 돌아다녀보니 가짜인 것 같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무엇보다 지름 2 m의 몸통이 가장 큰 문제다. 지름이 2 m이면 보통 성인 남자가 손을 들어올렸을 때 지면에서 손끝까지의 높이다. 이정도의 몸통이라면 사람은 잡아먹어봤자 간에 기별도 안 갈 것 같다. 보통 2m의 몸통이라면 쉽게 아프리카 수컷 코끼리를 삼킬 수 있는 수준이 된다.아마 『어린왕자』에서 위의 보아뱀 – 모자 그림을 삽입했던 생덱쥐베리가 40m 아나콘다가 발견됐다는 것을 알았다면 뛸듯이 기뻐했을 것 같다. 생덱쥐베리는 『어린왕자』에서 보아뱀이 코끼리를 잡아먹은 뒤 1년동안 꿈쩍도 하지 않고 소화시킨다는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일단 몸집과 몸무게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꼬깔 님의 글에 의하면 지금까지 발견됐던 최대 길이의 12 m 아나콘다(Titanoboa, 화석으로 발견된 것임)가 몸통 1 m 지름(몸둘레가 1m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꼬깔님께서 잘못 알고 계신듯…)에 몸무게가 1 톤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비례식을 이용하여 40 m 길이의 아나콘다는 몸무게가 36 톤이나 나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으셨다. 꼬깔 님의 글에 딴지를 걸려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40 m 길이에 몸통 2m의 뱀이 36t이 나간다면 밀도가 0.3 g/cm3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정도라면 보아뱀은 물 속에 잠수할 수가 없어진다. (보아뱀이 스티로폼도 아니고…ㅋㅋㅋ) 따라서 잠수를 위해서는 훨씬 더 무거운 100 톤 이상의 몸무게를 갖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을 한 번 더 해보면 12 m 길이에 1 m였던 몸통 둘레이었다면 40 m면 1~1.5 m의 몸통 직경을 갖고 있어야 한다. 2m라면 뱀의 몸이 너무 두꺼운 편이다.  뱀의 길이가 길어지면 뭉뚝해져야 한다고 일단 생각하자.
그러나 40 m 길이에 2 m 지름의 몸통이라면 33.5 m에 181 톤의 체구를 갖는 대왕고래(흰긴수염고래)급이 되지 않을까? 아마도 발견자 탐험가 마이크 워너(73) 씨가 실제로 이런 크기의 뱀을 봤다면 뱀이란 것을 깨닫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다음은 먹이 문제다.
영화 [킹콩]의 후속편 중 하나를 보면 미국의 늪지에서 킹콩이 살아남기 위해 악어를 수백 마리 잡아놓고 식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몸집이 커지면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나콘다는 파충류이기 때문에 항온동물인 포유류나 조류에 비해서 먹이를 열 배나 적게 먹는 경향이 있다. 더군다나 몸이 커 외부로 방출하는 열을 배출하는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할 때 에너지는 더욱더 조금 섭취해야 한다. 4m의 나일악어(Crocodile)가 한 번 배불리 먹으면 1년동안 아무것도 안 먹고도 버틸 수 있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40m짜리 아나콘다는 일단 한 번 배불리 먹으면 몇 년동안 아무것도 안 먹고도 버틸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아메리카의 아마존에는 큰 동물들이 없다. 따라서 40 m의 아나콘다는 배불리 먹을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작은 것들을 자주 잡아먹는 형태로 변할 것이다. 큰 동물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은 아프리카 사바나는, 많은 동물들이 경쟁적으로 몸집을 키워왔기 때문에 몸집이 큰 동물들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밀림 속에서는 큰 동물들이 많아질 수 없다. 어쩌면 아프리카에 넓은 사바나가 펼쳐지게 된 것도 아프리카의 큰 동물(아프리카 코끼리 같은 녀석은 숲을 파괴한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나콘다는 무얼 얼마나 먹고 사는 것일까? 가장 유력한 먹이감으로는 식물들이다. 거대 아나콘다는 풀을 먹는 초식동물이 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몸의 직경이 2m로 굵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 다음에는 이동문제다.
일단 이 아나콘다가 너무 크면 움직이기가 힘들다. 100 톤이건 36 톤이건 이 정도의 몸무게가 되면 배의 비늘을 움직여서 앞으로 전진하는 방식의 이동수단은 사실상 거의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고래처럼 물 속에서만 살아야 한다. 과연 뱀이 이럴 수 있을까?

그 이외에 숨쉬는 문제도 힘들어진다. 물론 파충류가 포유류에 비해 더 효율성이 좋은 호흡기관을 갖고 있다곤 하지만, 가슴 근육을 움직여 폐로 호흡해야 한다. 그러나 가슴을 땅에 대고 다녀야 하는 뱀의 경우는 숨쉬기가 쉽지 않다. 사람도 가슴을 땅에 대고 있으면 서 있을 때보다 더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40 m짜리 뱀보다 훨씬 작은 범고래의 경우 일단 땅 위로 올라오면 숨을 쉴 수가 없어진다. 숨을 쉴 수 없는 것 뿐만이 아니라 갈비뼈가 쉽게 손상을 받는다.
그 이외에 생명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이 등장한다.

결과적으로 이번의 40 m짜리 아나콘다는 거의 100%에 가까운 확률로 낚시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낚시성 기사는 이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최근에 등장한 기사는 주로 중국, 인도, 러시아에서 나왔다는 것과 비교하여 이번 기사는 영국에서 나왔다는 것이 특이하다면 특이한 상황…..
주로 미국이나 영국 등지에서 나오는 낚시기사들은 과학과 관련된 것들의 가능성이 높다. 10년쯤 전에 나왔던 상온핵융합 관련 기사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실제로 상온핵융합은 “기포발광학“이라는 학문과 연결된다. 이것을 과학적 과장을 통하여 상온핵융합으로까지 발전시킨 것이다. 미래에 기포발광학이 상온핵융합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재의 연구 수준으로는 상온핵융합으로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다.) 2006년의 러시아가 달에 헬륨3를 채굴하러 우주선을 파견하려 한다는 뉴스도 이런 낚시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까지 보도됐으니 이번 영국의 낚시는 대박 낚시였다고 생각된다. ^^

11 comments on “거대 아나콘다 등장 ?!?”

  1. 티타노보아와 관련된 것은 가장 두꺼운 부분의 지름이 1미터였다고 나옵니다. 그리고 추정 체중이 1.2톤 남짓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역시 현생 보아뱀을 바탕으로 추정한 것인 듯합니다. 그리고 지름 2미터란 것이 역시 가장 두꺼운 부분이 2미터이고, 몸 전체가 원통형이 아니기에 조금 밀도를 계산하는데 있어서도 단순히 단면적 3.14m^2에 몸길이 40m로 계산하면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확실히 낚시일 겁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이 본 것을 과장해 얘기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만약 10미터에 이르는 녀석을 봤어도 40미터 쯤을 가뿐하게 말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1. ㅋㅋㅋㅋㅋ
      뱀이란 녀석의 몸통은 거의 원통형에 가깝기 때문에 어느정도 오차가 발생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통으로 계산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몸통 둘레를 1 m라고 생각하고 계산하면 전체적으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몸 길이와 몸무게인 것을 생각하면 12 m 길이의 뱀의 몸통 직경이 1 m라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요. ^^

      낚시가 점점 더 지능화되고 있는 것 같아요. 세상 어디의 뉴스도 믿을 수가 없으니 원…

  2. 그런데 생각보다 뱀이 그리 원통형에 가깝지는 않거든요. :) 이 녀석도 가장 두꺼운 부분을 2미터로 생각하면 평균적으로는 이에 훨씬 못 미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를 직경 2미터로 단정한 워너씨의 주장이 낚시란 것은 이 부분이 의심스러웠습니다. 길이야 그렇다쳐도 직경을 어떻게 판단하겠습니까? :) 게다가 부위마다 두께가 다른데 말입니다. :)

    1. 아.. 물론 전체적으로 100% 원통형이 아니란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궁리를 해보니까 전혀 얼토당토않은 수치들을 갖고 계산하는 과정, 기타등등을 고려했을 때 꼬깔 님게서 살짝 실수하신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3. 아… 그러고보니 예전에 여쭤보신 공룡의 쌍안시에 대한 글을 쓰다가 저장해뒀습니다. ㅠ.ㅠ 조만간 써서 올려보겠습니다.

  4. 요즘 영상기술이 발달해서 ‘보여 줘도 의심하는 시대’인데 서식지를 알리지 않기 위해 사진이나 동영상 공개를 안한다는 말을 믿어줘야할 이유가 없지요. ㅎㅎ

    저도 저 기사 보고 구글링 꽤 해봤는데 외국에서도 제대로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없더군요. 심지어 어떤 신문에서 원주민이 커다란 뱀을 부르는 이름이라면서 알려준 것으로 검색을 해 봤더니 19금 검색하려면 성인인증 하라고 나와서 당황-_-;;

    이런 기사는 ‘제가 외계인을 봤어요’ 같은 기사와 동급인데 말이죠.

  5. 뱀에 대해서 분석 하셨군요..
    근데 뱀이 완전 원통형이 아닙니다. 뭐 길면서 날씬하다고나 할까요..
    40미터는 낚시인지는 모르지만, 15-20미터급은 있을거라 추정합니다.
    그리고 파충류는 한번 배불려 먹으면 그후 먹이를 먹지 않는 습성이 있다면 굳이 큰먹이는 필요하지 않을거라 봅니다.

    1. 맞습니다. 맞아요….
      다만 40m라는 것은 너무 큰 낚시같습니다. ㅎㅎㅎ

  6. 그게 사실 이라면 그 뱀을잡아서 영화를 찍으면 참 실제 바탕 트오 해서 하면 재밌겠네요 그 뱀이 그 만큼 크면 뇌도 크다는 말이니 교육만 잘 시키 다면 좋을거 같습니다 대신 거대 한 뱀이기 떄문에 가깝이 가는거 무리 멀리서 부터 교육을 시키면 서 여자교육원들 은 남자랑 달라서 보지 가슴 몸의 신체적으로 불리 하기 떄문에 그런거 남자들 이 교육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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