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머리에 물리면 상처가 6갈래로 갈라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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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서 거머리에 물려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요즘은 비료나 농약 때문인지 논에 거머리도 거의 볼 수 없어질 정도다. 거머리는 한 번 피를 빨면 1년은 거의 굶다시피 해도 괜찮다고 하고, 대부분의 농약에 버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그러나 담배가루를 뿌리면 죽는다.) 논밭에 거머리가 없어진다는 것은 우리 주변의 생태계가 그만큼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닐까?
아무튼 거머리는 밥맛없는 녀석들임에는 분명하다.

난 어렸을 때부터 거머리에 정말 많이 물려봤다. 거머리가 많은 물에 들어가서도 안 물리는 방법은 스타킹을 신으면 된다고 한다. 거머리는 스타킹에 상당히 약하다. 물장화를 신어도 되긴 하는데 물장화를 신으면 통풍이 안되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나서 점점 더 미끄러워진다. (물론 그에 대한 대책이 있긴 하지만…)

아무튼 거머리에게 물리면 신기하게도 상처가 난 곳이 여섯갈래로 갈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거머리 종류가 다르면 문 상처 모양도 달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거머리들은 모두 여섯갈래로 갈라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어렸을 때 물렸을 때는 이유는 생각하지 않고 아프다고 울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 다큐멘터리 PBS <The Shape of Life Episode 4>를 보면서 그 이유를 알아냈다.


거머리의 입을 확대 촬영한 모습이다. 거머리 잎에는 커다란 3개의 이빨이 존재하는데, 이 이빨을 움직여서 우리 피부에 구멍을 뚫는다. 이빨이 3개면 총 3갈래의 이빨자국이 남겠지만, 3갈래의 이빨자국만으로는 우리 살의 상처의 각이 120도의 둔각을 형성하므로 벌리고 피를 빨기에 좋지 않다. 그래서 거머리는 두 번에 걸쳐서 상처를 크게 만든다. 결국 총 6갈래의 상처가 생기게 된다.

어렸을 땐 왜 여섯갈래로만 상처가 생기는지 차마 알질 못했었고, 생각조차 해 보질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거머리 녀석들도 최적화의 극한에 있는 대단한 놈들이란 생각을 갖게 한다.

2 comments on “거머리에 물리면 상처가 6갈래로 갈라지는 이유는?”

  1. 저도 어렸을적 할머니댁에서 자랄때 논에서 놀다가 많이 물려봤었죠. ㅠ
    전 그때 상처가 몇 갈래인지 기억이 안나는데 6갈래 였겠군요.

    그나저나 확대해서 보니까 살짝 섬뜩하네요.

  2. 으으- 정말 확대하니까 징그러워요 ㅎ
    물리면 여섯갈래에 상처가 나다니-_-
    한번 물려보고 싶은걸요;; 궁금해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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