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시리즈8] 자동차와 복사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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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자동차에 대해 이런 질문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M_질문보기|질문닫기|맑고 바람이 없던 가을 어떤 날에 제 승용차를 골자기에 세워두고서 누나네 포도 수확을 거들어 주기 위해서 하루종일 포도를 땄습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 돌아가기 위해서 차에 타고 시동을 걸고 승용차를 움직이자 갑자기 유리창에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창 밖에 물이 맺힌 것으로 생각하고 와이퍼를 작동시켰지만 물방울이 닦이지 않고 점점 더 심하게 생겨 운전을 할 수 없었습니다.
물방울이 유리창 밖이 아니라 안쪽에 맺힌 것이었죠.
도대체 왜 갑자기 유리창 안쪽에 물방울이 맺힌 것일까요?_M#]
지식인과 제 블로그를 비롯한 여러 곳에 글을 올렸지만 어디에서도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리고는 결국 스스로 답을 찾을 수밖에 없었네요.

1. 이슬
보통 여름~가을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저녁~새벽에 풀숲을 보면 이슬이 맺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슬은 바람이 불지 않는 밤에만 내리는데 그런 이유가 있을까요?

이슬이 내리는 원인은 이전의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복사냉각입니다.
맑은 날에 해가 쨍쨍 비춰서 더웠던 날이 있습니다. 이런 날에 해가 질 때가 되면 햇볕이 점점 줄어들고, 기온은 서서히 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공기와 다르게 지표면은 더 빨리 온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지표면이 불투명하고, 색이 있기 때문인데, 지표면에서 적외선보다 에너지가 낮은 전자기파가 방출되어 투명한 대기를 통해서 우주로 방출되면서 급격히 냉각되게 됩니다. 반면 공기는 지표면보다 상대적으로 전자기파 방출을 적게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잃어버리는 속도가 느리고, 상대적으로 지표보다 높은 온도를 띄는 것이죠.

이런 경우에 공기가 지표면에 닿으면 겨울에 유리창에 물기가 맺히는 것처럼 이슬이 맺히게 되는 것입니다.

cf) 서리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서리가 내리는 이유 또한 복사냉각입니다. 안개가 끼는 이유중 하나도 복사냉각입니다. (안개가 끼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2. 자동차 유리창 안쪽에 맺히는 물방울
가을 또는 겨울에 흔히 나타나는 복사냉각은 자동차에게는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선 물방울이 맺히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아침 혹은 낮에 자동차를 운전했다면 탑승자 또는 운전자의 입김에서 나온 수증기가 공기에 많이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는 내부가 밀폐되기 때문에 이렇게 한번 생긴 수증기는 웬만해서는 밖으로 방출되지 않습니다.
낮동안 햇볕에 의해서 달궈졌던 자동차는 저녁이 되어서 햇볕이 사라지면 냉각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바람이 없는 고요한 저녁에는 이슬이 내리는 조건과 동일하게 복사냉각이 진행됩니다.

자동차의 차체는 복사냉각에 의해서 차가워지는데 더군다나 자동차는 지면으로부터 붕 떠 있기 때문에 지표면보다도 더 빠르게 냉각됩니다. 그리고 자동차 안의 공기는 고요하게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에 따뜻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때 갑자기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운전을 시작하면 자동차 안의 공기가 섞이면서 이미 냉각된 유리창과 따뜻한 공기가 만나서 물방울들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난다면 점점 더 물방울이 많아져서 운전중의 시야확보를 방해하므로 안전운전이 문제가 됩니다.
이렇게 물방울이 맺히는 시간은 시동을 건 뒤 1분정도 지속되므로 차 안이 밖보다 후덥지근하다면 시동을 건 뒤 1~2분정도 기다린 뒤에 운전하시기 바랍니다. 기다릴 수가 없다면 자동차 문을 여닫아서 내부의 공기를 빼내고 운전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이 안전운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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