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이야기 – 영화 〈드림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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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성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환경 문제가 아닐까?
이 영화 <드림업>은 이 문제에서 출발한다. 한 고등학교의 왕따학생… 이 학생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단체(급우)가 그를 따돌리고, 이를 넘어서 그를 깔보고 멸시하며 왕따시키는 상황을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다. 결국 먼 곳의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기로 결정한 주인공..

전학 첫날,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새로운 학교로 등교한 주인공은 이전 학교의 데자뷰를 보는듯한 느낌에 빠져든다. 모든 학생들이 자기를 몰라보는 것을 제외한다면 이전 학교의 주요 등장인물들과 너무나 흡사한 새로운 학교의 등장인물들. 그러나 새로운 학교에서 주인공은 학생들의 중심에 등장할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되는데, 한 밴드의 매니저 역, 한 수업에서 다른 학생의 파트너로서 편견 없이 자신을 알릴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시작 약 20분쯤의 줄거리를 말해봤다. 그 이후의 중요 줄거리는 어찌보며 뻔한 내용이다. 뻔함을 넘어서 예상을 거의 그대로 끝까지 전개해나간다. (후반부에서 악역의 남자조연이 그를 위기로 몰아가는 모습 또한 어찌보면 고루하다는 표현을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영화를 살펴보면 몇 가지 영화의 혼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등학생들 사이에서의 치어걸들의 경연대회를 다뤘던 <브링 잇 온>이던가 하는 영화, 독일 감옥을 시작점으로 했던 네 여죄수의 밴드결성 이야기 영화 <밴디트>, 고등학생의 성적 성장을 이야기한 <아메리칸 파이> 또 뭐더라…아무튼 몇 가지 영화의 혼합이라는 느낌이 매우 강하게 다가온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어찌보면 분명하다 못해 뻔해보인다.

인간의 성장은 점진적인 변화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며, 초기의 개성 강한 캐릭터들로 이뤄진 인간군상은 성장을 통해 성인이 될 때쯤에 거의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는 등의 내용이고, 인간(주인공)의 성장을 위해서는 타인(이 영화에서는 어머니와 급우)의 이해와 반대로 타인의 주인공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왕따문제 또한 마찬가지인데, 한 상황에 대해서 일부의 판단에 근거한 군중들의 집단반응에 주인공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footnote]이를 보면서 2005년에 KBS에서 방송하는 고등학교의 50문제 퀴즈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이 생각났다. 48번까지 매우 잘 풀어준 1등을 한 학생, 그러나 뭔가 자신감 없고 어딘가로 숨어들어가려는듯 소극적인 모습의 그 학생은 “잘난체하면 왕따당할까봐서” 그러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을 보인 이면에는 학생 어머니의 조언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왕따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심각하게 거론되던 상황이었지만, 그 학생의 어머니는 뭔가 잘못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왕따문제는 그 학생의 자질과 환경 문제가 원인이 아니라 그 학생과 주변 환경의 소통의 문제다. 어떤 때는 그 학생의 소통의 자세가 진실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집단에 의해서 왕따당하는 경우도 있는 등 자신들과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왕따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반대로 한 인물을 왕따시키려는 환경에서도 학생의 행동에 따라서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것이 왕따문제다. 만약 이를 극복할 수 없다면 그 조직은 뭔가 큰 문제가 있는 사회일 것이다. 물론 이렇게 문제있는 사회는 사실상 오늘날의 우리사회, 우리나라이기도 하다.
나는 거의 매일 왕따당하는 우리나라를 본다.[/footnote]

이 영화의 주인공 자신은 특별나게 잘 하는 것이 눈에 잘 안 띄는 소극적인 성격과 능력의 인물로 묘사된다. 그런 그는 어떠한 장점을 갖고 있을까? 바로 이 문제를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주인공의 능력은 그의 소극적 성격과 비견되는, 아이러니한 타인의 능력을 분석하고, 이를 조화시키는 능력이다.

이 영화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밴드들이 벌이는 대회 “밴드슬램”에 참여한 ‘The Dayz”의 모습이다. 누가 보더라도 주인공과 주인공 라이벌의 우승을 막을 장치로서 스탭은 강력한 장치를 준비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실제 음악하는 모습이 매우 짧게 나오는데, 음…. 좀 아쉽더라.. 아무튼 영화를 봄에 있어서 결론을 100% 예측하지 못한 것은 이러한 장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다.)
전반적으로 생각할 때 이 영화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웃기고, 음악 듣기에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footnote]다시 말해서 음악들이 너무 짧게짧게 나오는 감이 있다. 음악을 실컷 듣고싶다면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을 보는 것이 더 낫겠다![/footnote]

전반적으로 영화 전용 상영관에서 필름 또는 상영용 동영상이 아니라 내부 테스트용 동영상으로 상영하여 불편한 자막과 회사 로고 등이 눈에 많이 거슬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점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평점 : ★ 5개 만점에 ★★★★

물론 이런 평점은 내가 교육용 영화에 좀 더 후한 평을 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이 영화는 분명 흥미위주의 영화라 생각되지만, 인간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다분히 교육적 요소에 가까운 부분이 많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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