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부채도사, 부채거미 (Hyptiotes aff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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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장소는 숲속인데, 구체적인 장소는 좀 애매하다. 사진 찍으며 돌아다니고 있는데, 옷 위를 기어가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서 내 옷에 붙은 걸까?
이후 발견된 개체들은 숲속의 작은 관목 사이에서 땅바닥에 가깝게 그물을 치고 있었다.

크기는 5 mm쯤 되고, 항상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한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부채꼴의 거미줄을 친다. 흔한 원형 거미줄에서 피자를 한두 조각 자른 것 같은 거미줄을 치는 것이다. 그리고는 보통 꼭지점을 지탱하는 줄을 붙잡고서 먹이가 걸리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몇 cm 정도 높이까지만 올라갈 수 있으면, 바닥까지의 거리에 맞춰서 거미줄을 미리 뽑아서 들고서, 대롱대롱 매달린다. 밑에 먹이감이 지나가면 바로 떨어져서 잡아먹는다. 미리 뽑아든 거미줄은 맨 뒷다리로 들고 있는데, 아래 사진의 넷째 다리 끝(발바닥마디)에 낫처럼 휜 발끝마디가 그 용도를 위한 것이다. (좋은 환경이라면 부채꼴 모양의 거미줄의 끝에 붙어있을 때 남는 여유분 거미줄을 여기에 감고 있다.) 감고 있는 거미줄은 끈적이지 않는다. (대롱대롱 매달려있다가 가끔 바닥까지 쿵 하고 떨어지는 모습이 상당히 웃기다.) 주위에 아무런 변화가 없으면, 매달리지 않고서 물건 끝에 그냥 붙어있다. 거미줄 한 가닥을 치고는, 거기에 매달려 있기도 한다.

먹이를 잡으면 거미줄로 둥글게 말아서 들고는 먹을 장소로 옮긴다고 하는데 그 사진을 찍질 못했다. ㅜㅜ


눈은 여덟 개인데, 한 쌍은 거의 퇴화되어 잘 보이지 않고, 나머지 여섯 쌍은 머리 가운데쯤에 있어서 다른 거미랑 달라보인다. 대롱대롱 매달렸을 때 가장 아래로 향하는 부분이 저 위치이기 때문에 저렇게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운동성이 매우 부족하다.

배는 전체적으로 삼각김밥처럼 생겨서, 옆에서 보면 삼각형처럼 보이고, 위에서 보면 사각형처럼 보인다. 배 윗부분에 십자가 무늬가 인상적이다. (색깔이 달라도 저 흔적이 보이는 개체가 많다.) 또 뿔처럼 툭툭 튀어나온 것이 몇 개 보인다.

이 자세가 기본자세다. 솔잎 낙엽과 크기를 비교해 보자.
십자가 모양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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