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과 함께 파티를~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7 comments

세상에는 수많은 처세술과 자기관리 책이 있다. 그 중에서 자기관리 책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과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라는 대표서적이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 박사는 자신의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격 윤리와 성품 윤리

(이 인용문에서는 오타나 미숙한 표현을 그대로 옮긴다.)

그 당시 나는 지각에 관한 연구 외에도 1776년 이래 미국에서 출간된 ‘성공과 관련된 문헌’들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하고 있었다. 나는 자기개발, 대중심리학, 자기수련 등과 같은 분야의 책, 논문, 수필 등을 수백 권 살펴보았다. 나는 이 조사를 통해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람들이 성공적인 삶의 열쇠라고 여기는 것의 실체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
지난 200년간에 걸쳐 출간된 성공에 관한 저작물을 연구, 조사하는 동안 나는 이 문헌들에서 깜짝 놀랄 만한 유형을 파악했다. 또한 나는 우리 가정과 지난 수년 동안 내게 도움을 청해 왔던 많은 사람들이 삶과 대인관계에서 비슷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유를 파악하면서 최근 50년간의 성공 관련 문헌 대부분이 피상적 해결책만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그러한 문헌에는 주로 사회적 이미지에 대한 의식, 다양한 기법, 응급처치식 대응책들만이 가득 차 있었다. 즉 급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스피린이나 주고 붕대나 감아 주는 식의 처방이 제시되어 있었다. 그러한 처방은 사태가 일시적으로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나 근본적이고 만성적인 문제점들을 방치함으로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었다.

(생략)

성품 중심의 사고는 효과적인 삶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본적인 원칙들이 있으며 이 원칙을 배워서 자신의 기본적인 성품과 결합해 갈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성공과 지속적인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고 본다.
이 같은 외적 성격을 중시하는 시각은 근본적으로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개인 및 대중을 상대할 때 필요한 각종 기법(Technique)이고 다른 하나는 적극적인 사고방식이다. 이러한 사고의 일변은 다음과 같은 경구들로 대표되는데 이러한 경구는 사람들을 분발케 해서 대단히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

“당신이 가진 태도가 당신이 높은 지위에 도달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한다”, “찌푸린 열굴보다 미소 띤 얼굴이 더 많은 친구를 얻는다”, “사람이 마음을 먹고 신념을 가지면 무엇이든 성취해 낼 수 있다”.

외적 성격 중심의 접근법은 명백히 조작적이며 심지어는 기만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

(생략)

우리가 아들에 대한 과거의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 내면적 가치에 근거한 동기를 갖게 되자 온갖 새로운 감정이 솟아나기 시작하였다. 즉 우리 아이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고 판단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때부터 아고 있는 이미지에 부합하도록 키우려는 생각을 버렸다.
또 그 애를 사회적 틀에 맞는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우리가 의식적으로 해온 보호도 중단하였다. 우리는 그 애가 자신의 인생을 충분히 해쳐 나갈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놀림으로부터도 더 이상 보호해 주지 않았다.

(생략)

나와 아내는 우리 아들이 이뤄 낸 ‘사회적으로 대단한’ 성취가 사회적인 보상이나 인정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이룰 수 있었다고 믿는다. 이것은 아내와 나에게 놀라운 경험이었고 우리가 다른 아이를 다룰 때나 다른 역할을 할 때도 유념하게 된 아주 교훈적인 경험이기도 했다. 이는 성공에 있어 외적 성격 위주의 사고보다 내적 성품 위주의 사고가 훨씬 효과적임을 외적 성격 위주의 사고보다 내적 성품 위주의 사고가 훨씬 효과적임을 직접 체험하게 된 기회이기도 했다.
성서의 잠언은 이 같은 우리의 확신을 잘표현해 준다.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도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역자주 잠언 4 장 23 절)

이는 인생의 모든 문제가 마음에서 발생하므로 자신의 마음을 잘 다시리라는 뜻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26~31쪽

스티븐 코비 박사는 자신이 저서를 집필하기 이전에는 내적 가치를 강조하여 모든 것을 집대성한 책이 없었노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맞는 것 같다. (생각난 김에 한 번 다시 읽어봐야겠다. → 2020.09.12 추가 : 다시 읽어보려다가 포기했다. 다시 보니 글쓰기가 진짜 엉망이더라….)

내가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독후감을 쓰면서 엉뚱하게 스티븐 코비 박사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유는 아직 처세술 책에는 바이블이라고 부를만한 책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세술 책은 대략 열몇 권 정도 읽어봤는데, 대부분 유명한 책인데도 불구하고 대표서적이라고 칭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한 분야에 바이블이 없다면 같은 책을 읽더라도 이해의 수준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처세술 책을 수도 없이 읽는데 그래도 계속 새 책을 찾아 읽게 되는 것이 아닐까? 처세술에도 바이블이라 부를만한 책이 하루빨리 나오길 바란다.
짧은 책인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는 내가 읽어본 처세술 책 중에서는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김태원(Inuit) 지음/지식노마드
양장 / 신국판
2009 년 10 월 06 일 1 판 1 쇄 발행
ISBN 978-89-93322-17-0 13320
271 쪽 / 1’2000 원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와 함께 전체 3 부 12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는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기 위한 각종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이론적으로 다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는데, 이를 적용시키는 것은 역시나 어려운 일인듯 하다.
1 부는 책의 내용을 전개하기 위한 기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고, 2 부는 실제적으로 하고 싶은 이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마지막 3 부는 제일 긴 분량으로 실전을 설명한다.

1 부 모든 소통의 목적, Yes

1~2 장

소통이 어려운 이유와 소통의 기본원리가 출발하는 인간의 본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1 부만 놓고 본다면 마치 생물학이나 철학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남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그 결과가 신경학적으로 투사됨을 확인했다. 이를 일컬어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라고 한다. 이는 인간 행동의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 첫째는 학습으로서, 다른 사람이 하품을 하면 따라하는 이유나 아기들 밥을 먹일 때, ‘아~’ 하고 먼저 입을 벌리는 것들이 거울 뉴런이 관장하는 모방 행동이다. 둘째는 행동 예측이다. 다른 사람의 다음 행동 경로를 예측하고 나아가 타인의 마음을 파악한다. 이를 ‘마음 이론Mind Theory’이라 하는데, 여기에는 거울 뉴런이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다. 마지막으로는 사회화다. 결국 다른 사람을 통해 배우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해 예측하는 능력 덕에 인간은 서로 어울려 사는 것이 가능해졌다. 혼자 힘으로 하기 힘든 어려운 일을 협동으로 해내고, 육체적 미약함을 집단의 지능으로 보완한다. – 31 쪽 두 가지 수준에서 감정은 결정에 개입한다. 첫째, 생존 반응과 같은 즉자적 판단이다. 배고프다, 위험하다, 지루하다, 흥미롭다 등의 기초적인 판단에 따라 순간적으로 결정한다. 그 뒤에서야 뇌가 합리적인 적당한 이유를 찾아내어 설명한다. 이를 입증하는 분리 뇌 실험이 있다…………. (중략) 둘째는 작업기억Working Memory이다. 1970년대 초, 배들리Alan Baddeley는 작업 기억이 고차적인 판단과 추론을 담당하는 핵심임을 밝혔다. 특히 작업 기억은 기억을 호출하듯, 감정도 정보로 끌어와 추론한다. 작업기억의 담당 기관은 전전두 피질Perfrontal Cortex로서 감각과 감정, 기억을 통합하는 중추다. 언짢은 느낌과 나쁜 선택과의 관련성을 시사하는 코인테스트와 엘리엇의 사례처럼 감정은 고차원적 추론과 의사결정에도 중대한 기초 자료가 된다는 점에 주목하자. – 36~37 쪽

이 내용은 ‘감정이 풍부한 사람들이 IQ가 높다’는 연구결과로도 입증된다. IQ가 풍부한 천재가 영화에 등장할 때 냉혈한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옳은 표현은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단지 생각하는 패러다임이 다를 뿐이 아닐까 싶다. 프로이드는 첫 번째 예를 설명하기 위해서 이드(id)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즉 인간 정신의 밑바탕을 이루는 본능적 에너지의 원천으로 쾌락을 추구하고 불쾌를 피하는 쾌락주의의 근원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쾌락주의는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를 따르자면 소극적 쾌락주의와 적극적 쾌락주의로 나타날 수 있는데, 큰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일의 성취가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은 소극적 쾌락주의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물론 다른 예가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을 하나의 개체로 다루는 능력은 매우 중요한 결과를 낳는다. 즉,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결정적으로 인간의 뇌가 독보인(‘돋보인’의 오타로 생각된다.) 사고를 하게 된다. 도마뱀의 뇌는 조사관의 협박이나 기타 보상에 즉자적으로 반응하기 쉽다. 하지만 다른 방의 응답과 나의 응답을 놓고 이리저리 계산하는 추론은 신뇌에서만 가능하다. – 41 쪽

자신을 하나의 개체(또는 객체)로 보는 능력을 ‘초자아’라고 부른다.1 이러한 능력에 바탕하여 시간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파생되어 나타나는데, 이러한 능력은 오랫동안 유인원 이상의 고등동물에게만 나타나는 것이라고 믿어졌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악어와 같은 고등(?)파충류, 일부 조류, 전반적인 포유류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알려졌다.
초자아를 통한 접근은 인간의 생활, 학습, 성취 등에 중요한 실행요소로 작용한다. 그런데 그동안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초자아는 시행착오를 통해 습득되는 것이 확실하다. 이 독후감에서는 논의를 생략한다.

2 부 도마뱀의 뇌에 속삭여라

2 부는 WHISPer 규칙에 의해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을 설명한다. 한 개 장에 WHISPer 규칙을 소개하고, 5 개 장에서 그 구성 하나하나에 대해서 세밀하게 소개한다.

3 장 소통을 지배하는 WHISPer 원리

WHISPer 규칙이란 자극주기(Wake-up), 생생하기(Hot), 이익제시(Interest), 이야기하기(Story), 자아와 결합(Persona)의 앞머리를 따서 만든 말이다. Inuit 님은 이 WHISPer의 다섯 가지에 ‘도마뱀의 뇌에 속삭이는whisper’ 소통 방법의 핵심이 집약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재미있는 예로 제갈공명의 삼국지 삼고초려 스토리를 이야기한다.

넷째 Story, 삼고초려 스토리는 유비와 함께 창업을 한 관우, 장비를 견제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어쨌든 무장 세력의 우두머리인 유비가 철저히 무릎을 꿇어 모신 제갈량이다. 그 누가 쉽게 무시할 수 있겠는가. 제걀량은 이렇게 자신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게다가 그는 협상의 마지막 전술도 구사했다. 상대의 시간을 낭비시켜 기회비용을 늘리면 나의 입지는 강화되는 법이다. 심리학적으로도 자신이 들인 만큼의 시간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는 인지부조화의 원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실 종친이자 어질고 현명한 선비들이 갈구하는 명군明君의 자질을 갖췄다며 유비에게 정통성을 부여하여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렇게 구뇌를 넘어서는 유비의 자아까지 개입시키는 부분Persona이야말로 제갈량의 탁월하고 교묘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 50 쪽
소통 4분면과 WHISPer원리의 조합

3 장의 마지막에는 소통 4 분면을 소개하고, WHISPer 원리와의 조합을 설명한다. 내용은 간단하지만 Inuit 님의 오랜 통찰을 옅볼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4 장 Wake-up 구뇌를 깨워라

이 장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딱히 더 소개할 것이 없다.

  • “리더의 사전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몰라’다. 질문을 제기하라.” – 59 쪽
  • 말을 하다가 잠시동안 멈춰보라. – 60 쪽
  • 특히 어떠한 상황의 소통이든 오프닝과 마무리만은 꼭 미리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자. 이 부분만 신경 써도 당신의 소통은 눈에 띄게 좋아진다. – 71쪽

5 장 Hot 튈 듯이 생생하라

“생생하게 보여라.”

한 단원의 제목인 이 글귀는 이 장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즉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이 아무런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도 내 뜻을 확실하게 떠올리게 만들 방법을 찾으라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서는 정주영의 자서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나온 조선소 건설에 대한 500 원짜리 지폐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다. (500 원짜리 지폐에는 앞면에 이순신 장군 초상이, 뒷면이 거북선이 그려져 있다.)

5 장에는 내가 알라딘 올해의 문장 댓글에 참여한 문구가 있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시야의 저주’라고 할 만하다. 자기가 아는 것은 남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지식의 저주’다. 한 번 알고 나면 모르는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저주에 걸린 듯해서 붙여진 용어다. 마찬가지로 내가 보는 것은 남도 본다고 생각하는 이런 오류도 그에 못지 않다. – 78 쪽

즉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안다고 가정하고 이야기한다는 내용인데, 사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빠져있는 함정이다. 보통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우리의 속담으로도 잘 알려진 이야기인데, 소통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라.”

이도 한 단원의 제목인데 많은 내용을 인용해 보여준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시간관리 매트릭스’, 『삼국지』 조조의 여름날 행군을 위한 매실 일화 등을 인용해 보여준다. (83 쪽의 이 매실 일화는 사실 세계 각지의 여러 변형판이 존재한다. 카르타고의 하니발, 나폴레옹 등이 알프스를 넘으면서 한 연설이라는 등….. 어떤 것이 진짜 원조인지 모르겠다.)

6 장 Interest 이익을 보여주어라

이 장에서는 이익을 보여주기 위한 (또는 진짜 이익이라고 믿게 만드는) 여러 스킬(Skill)을 이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무엇이 되었든 기존의 이야기 구조를 차용하므로 검증된 것으로 간주해 안전한 느낌을 갖는다. 도마뱀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 97 쪽

사실 이 표현은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 보인다. ‘무엇이 되었든 기존의 이야기 구조를 차용하면 듣는이는 검증된 것으로 간주하므로 안전한 느낌을 받는다.’로 고치면 될 듯하다.

7 장 Story 이야기로 전하라

같은 이야기라도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더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한 장이다. 예를 들면 이러한 것이다.

고대 중국과 인도뿐 아니라, 유대의 전승은 스토리의 힘을 매우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 추운 날 ‘진실’이라는 이름의 소녀가 집을 돌아다니며 하룻밤을 청한다. 하지만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우화’라는 소년이 ‘진실’을 부축해 일으켰다. ‘이야기’라는 망또를 둘러주었다. 놀랍게도 망토를 걸친 소녀는 모든 집에서 환영받았다. 우화적 스토리는 평행구조Parallel structure다. 현실은 여기 두고 다른 무대의 이야기를 뜰어온다. 그리고 핵심인 교훈을 가져온다. 볼품없는 진실도 스토리라는 멋진 망토를 두르면 마술이 된다. – 112 쪽

이 인용구절 하나가 이 장에서 하고자 하는 모든 이야기를 스스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그대로 다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일화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그 중에서 119 쪽에 소개하고 있는 두 가지, 즉 몰스킨과 와인 이야기는 소개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몰스킨은 <플랭클린 플래너>로 대표되는 플래너와 비슷하게 고가의 가격으로 팔린다. 하지만 몰스킨을 펼쳐보면 단순하기 그지 없다. 그럼 왜 몰스킨은 일반 다이어리와 비교하여 고가에 팔리는가? Inuit 님은 그 이유를 제품이 갖는 스토리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헤밍웨이, 반고흐, 피카소, 마티스 등이 이 노트로 작품구상을 했다는 것이 일반 다이어리와 다른 컨셉이 됐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스토리를 갖는 것으로 와인이 있다. 와인은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인기가 없던 술이다. 왜냐하면 와인은 맛도 없고,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알려지지도 않았고, 또 아마 이는 진실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랑스 와인에는 스토리가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의 일화, 마시는 법, 예절(에티켓) 등이 바로 그 스토리의 뼈대로서 와인을 지탱하고 있다. 어느날 미국은 프랑스가 독점하는 와인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그래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영화 <와인 미라클>이 그런 사례라고 소개한다. 내가 가장 재미있게 봤던 영화 <구름 속의 산책>도 이러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영화일 것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미국의 와인시장 도전은 결과적으로 칠레산 와인이 각광받는 상황을 만들었다. 심지어는 칠레산 와인이 프랑스 와인보다도 더 낫다는 평까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와인이 인기를 얻게 된 것은 『먼 나라 이웃 나라』를 저술한 이원복 교수의 『이원복 교수의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서적과 TV에서의 강의 때문이었다. 전체적으로 이원복 교수의 마케팅의 힘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이와 같은 마케팅은 사람들이 이원복 교수를 대학교 교수로 보지 않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8 장, Persona 가면 쓴 도마뱀

WHISP 중 마지막인 이 장은 설득하려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 사람(구매자, 설득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주의깊게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구매하려는 물건을 선택할 때 나타나는 특징들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 8 장 내용은 다른 장들과는 다른 편이므로 따로 ‘설득하려는 자와 설득당하려는 자’라는 글로 적는다.

3 부 소통 상황별 실전 준비법

3 부는 총 4 개 장으로 구성된다. 각 장은 소통 4 분면의 하나하나의 요소를 설명한다. 이 글이 독후감임을 고려하면 딱히 소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간단하게 내가 표시해 놓은 부분들만 적는다.

9 장 Argument 주장하기

헤밍웨이는 글이 길어지면 ‘시간이 없어서 길게 썼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퓰리처도 유사한 지적을 했다.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 181 쪽 효과적인 헤드라인을 찾아내는 팁이 있다. 일단 쓰고 앞머리 한 두 문장을 통째로 들어내보자. 상상외로 말끔한 첫 문장이 나온다. – 182 쪽

10 장 Dialog 대화하기

리더에게는 리더로서의 대화법이 필요하다. 어떠한 부분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도마뱀에게 속삭일지 알아야 한다. 리더십 대화의 핵심은 양방향성이다. 흔히 관리자Manager는 지시하고, 리더는 대화한다고 말한다. 관리자니 리더니 하는 용어를 떠나 계층적 권위에 의존하던 시대는 가고 파트너적 협업과 비전 중심의 정렬이 중시되는 시대가 왔음을 알아야 한다. 이는 지식 사회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확고한 추세다. 양방향 대화의 핵심은 무엇인가? 바로 비전과 경청이다. 경청은 부하직원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첩경이다. 그리고 비전은 리더Leader라는 말이 뜻하는 바대로 이끄는Lead 지향점이다. 이러한 리더십 대화는 대부분 공식·비공식적 면담의 형태를 취한다. 면담은 크게 네 가지 목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 – 213 쪽

11 장 Persuasion 설득하기

실전에 들어가면 두 가지 점에서 열의를 보여라. 첫째는 지원 회사에 대한 열정, 둘째는 직무에 대한 열정이다. 종종 내 일만 잘하면 되지, 하고 회사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면접 심사관들은 이미 회사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이 검증된 사람들이다. 심지어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사람들 앞에서 그 회사에 꼭 들어가고 싶은 열의를 보인다고 싫어할 사람은 없다. 특히 I 원리에서 말한 ‘우리 지칭어we-word‘를 잘 활용하라. “우리 회사에 왜 지원하셨죠?” “우리 회사는 현재 국내 2위 업체지만 곧 선두로 발돋움할 것이며…….” – 241 쪽

12 장 Negotiation 협상하기

가만히 주의를 기울여 대화들을 관찰하면 특징 하나를 찾아낼 수 있다. 시제에 따라 이야기의 방향이 정형화되는 현상이다. 과거 = 책임의 소재 현재 = 가치의 이슈 미래 = 선택의 논의 나는 이를 일컬어 마법의 시제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 시절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정리해 놓은 것이다.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면 필연적으로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따지게 된다. 그래서 서로 책임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끝없는 말씨름을 한다. 반면 현재의 시제로 이야기하면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되기 쉽다. 또는 나의 편이냐 적이냐의 구분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앞의 사례처럼 사랑하는지 아닌지의 이야기로 문제가 옮겨간다. 그러므로 협상 상황에서는 반드시 미래 시제를 활용하자. – 250 쪽 여러 안건Agenda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라 하나의 안건을 마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순차적 협상은 거의 없다. 따라서 하나의 안건에서 교착상태에 이르면 다른 안건을 이야기하고, 그 안건에서 불리하면 다른 안건을 언급하는 식으로 여러 안건을 저글링 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마치 멈추면 숨을 쉬지 못하는 상어처럼 움직여라. – 261 쪽 첫째, 나의 도마뱀을 살펴라. 나의 감정을 잘 아는 일이 우선이다. – 269 쪽

이상으로 이 독후감을 마친다.

아직 확실히 정리되지 않은 일부분이 보이고, 또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를 읽으면서 처세술은 내용이 아직 확실히 정립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처세술이 어려운 이유는 대화하는 당사자간에 모두 최소한의 수준이 갖춰져있지 않다면 효율적인 협상이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Pirates of the Caribbean 시리즈를 보면 주인공 잭 스패로우 선장의 경우 웃기고 형편없는 것 같으면서도 항상 제 역할을 다 한다. 이런 것을 보면서 과연 타고난 협상가, 통솔력이 있는 지도자는 최소한의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일자무식하고 아나무인인 해적들을 통솔하고 지도하는 사람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 구성원 중에 문외한이 아닌 무뇌한이 리더로 발돋움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이 느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 생략한 8 장과 어느정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

편법이 판치지 않는 사회를 꿈꾸며~~ 이 글을 마친다.

ps. 이 책의 별점 평가는 Inuit 님의 부담감 표명으로 하지 않기로 한다.

ps. 이 책을 읽으면서『좋은 문장 나쁜 문장』의 내공에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읽었는데 그 후 잘못된 표현 등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이 책 뿐만 아니라  내 글, 길거리 글, 다른 명저라 불리는 책 등도 계속 그랬다. 아마도 내 글쓰기 단계가 그러한 표현들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좋은 문장 나쁜 문장』을 읽게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 100% 찬성하지는 않지만 꼭 한번씩 읽어보길 바란다.

ps. 이 책의 오류로 보이는 부분들

  • 38 쪽 13 줄 : 포유류가 도마뱀에게서 갈라져 나오기 이전부터
    • 사실 포유류는 원시파충류에서 갈라져 나왔다. 그래서 엄밀한 의미로 포유류가 파충류인 도마뱀에게서 갈라져 나왔다고 하는 표현은 적당치 않다. 단지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뇌의 회백질이 파충류와 조류, 포유류만 갖고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도마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 생각하면 적당할듯 싶다.
  • 62 쪽 6 줄 : 비경 → 비결
  • 129 쪽 밑에서
    • 6 줄 : 낮다 →작다.
    • 5 줄 : 보조적으로만 → 부수적으로만
  • 139 쪽 밑에서 4 줄 : 원지 → 원치

ps. 8 장을 읽으면서 든 생각인데, ‘해외’라는 단어가 영어 Overseas를 일본식으로 번역한 조합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어와 영어를 동시에 잘 하는 분이 계시면 추적해 봤으면 좋겠다.ㅋㅋㅋ

  1. 3~4 년쯤 전에 내 블로그의 글에서 초자아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강조했었던 시기가 있었다. 이 생각은 지금도 바뀌지 않고 있다. (2024.01.16 추가 : ‘초자아’라는 이름은 잘못쓴 용어였다. 제대로 된 용어를 찾아 고치고 싶은데 쉽지 않다!) ↩︎

7 comments on “도마뱀과 함께 파티를~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1. 핑백: Inuit Blogged
  2. 꼼꼼한 리뷰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타는 출판사에서 마무리 때 집중력이 좀 더 필요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곁가지 이야기를 드리자면, 전 이 책 쓰면서 처세술 카테고리로 분류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goldenbug님도 그렇지만 리브로, 반디앤루니스 등에서는 처세술에 진열했더군요. 교보나 다른 곳은 경영경제, 커뮤니케이션으로 되어있구요.

    그걸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은 내 손 떠나는 순간부터 읽는이의 관점에 해석을 맡기는거구나.. ^^

    긴 글 고맙습니다.

    1. 전 중반을 넘으면서 처세술 이외의 책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자인 Inuit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용만 보면 처세술로 분류하는 것이 옳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교보의 경영경제로의 분류는 이해하기가 어려운걸요. ㅎㅎㅎ

      좋은 책 감사합니다. 무릎담요 잘 쓸게요. ^^

  3. 핑백: Inuit Blogged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