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시티] 불면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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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우연히 보게 된 캐이블TV KBS 드라마넷에서 오래된 드라마시티를 해주더라.
최근 단막극 중에 대다수를 봐온 내가, 단막극을 좋아하던 내가 단막극을 마다할 리는 없었다. 하지만 완전히 처음부터 보지 못해서 드라마 내용이 무엇인지, 어떤 단막극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보면서 한참을 생각하고, 또 고민하면서 살펴보고 있는데…..
제목이 <불면증에게>였다. 기억나지 않는 단막극…. 최근 단막극이면 기억 못할 리가 없고, 아마 2000년 정도에 방송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박시은과 박형준이 매력적인 배역으로 나오던 이 단막극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2003년 9월 23일에 방영됐었던 단막극이었다.


박시은, 박형준 주연의 이 드라마는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이 당연한 것 같다.
내가 단막극을 보기 시작하게 만든 단막극은 베스트극장 <곰스크로 가는 기차>였고, 이는 2004년 9월에 방영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짧게 말하자면….

<불면증에게>는 심한 불면증에 걸린 한 남자의 정신에 대한 이야기다.

여주인공 박시은은 한 번도 여자를 사귀어본 적이 없는 남주인공 박형준의 꿈 속에 나타나서 여러 가지 데이트 방법 등을 가르쳐주는 일종의 여신같은 존재다. 그리고 박형준은 박시은의 꿈 속의 코치에 따라서 가까운 친구였던 한 여자와 사귀게 된다. 하지만 그 여자의 모습 속에서 박시은의 흔적을 찾아내는 박형준은 결국 이 여자에게서 진실을 캐내고 싶어한다.

드라마가 끝나갈 무렵에 박형준은 박시은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찾아가게 되고, 진실이 밝혀지게 된다.
박형준과 사귀던 박시은은 박형준의 눈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식물인간이 된다. 이에 자기방어를 위해서 박형준의 이성은 박시은의 기억을 지워버리기로 결정하고, 몇 년의 기억의 공백 속에서 박형준은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박시은은 무의식의 상태에서만 박형준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과연……
도저히 참기 힘든 괴로움의 앞에 자신이 서 있다면….
힘든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이 더 좋겠는가? 아니면 기억을 지닌 채 힘들어하는 것이 더 좋겠는가? 이 작품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에게는 또 다른 드라마시티 <메모리>를 볼 것을 추천한다.

ps. 표절
드라마시티에서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서 선택적 기억상실에 걸리는 소재를 다룬 또 다른 2006년작 단막극이 있었다. 아마 표절시비를 걸고 넘어가려고 하면 충분히 표절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3 comments on “[드라마시티] 불면증에게”

  1. 지우고 싶다고 지워지는게 아닌걸요.. 전 선택하라면 걍 지우고 살겠습니다. 기왕이면 내 맘 편하게 살고 싶네요. 이기적인 건가요..?

    1. 근데 그런 기억상실증이 있다더라구요.
      선택적 기억상실증…….

      별로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네요.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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