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국그릇이 상 위를 돌아다닐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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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겨울철 스르르 미끌어지는 국그릇이나 차의 컵을 잡느라 고생한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아주 어렸을 때 우리집에는 겨울만 되면 빙빙 도는 스텐 대접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그릇이 안 돌게 하려고 엎어놓고 망치로 아무리 두들겨도 계속 빙빙 돌아서 결국 버렸죠. ^^;
상이 얼어 얼음이 깔린것도 아니고,기름이 칠해져 있는 것도 아닌데…. 스스르 미끌어지는 국그릇을 잡다보면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뜨거운 음식을 담은 모든 그릇은 그럴 가능성이 아주 많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경험이 있지 않으신가요?

이 글에서는 그런 그릇이 왜 돌아다니거나 돌게 되는지….
어떻게 하면 빙빙 돌지 않는 그릇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생각입니다.



움직이는 그릇을 잡아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 그림은 제가 디자인한 컵의 모양입니다. 해놓고 보니 손잡이가 너무 얇지만 디자인은 잘 됐네요. ^^ 대략 빨간 부분은 뜨거운 음식(음료수)이고 파란색은 상, 주황색은 컵으로 이해해 주세요.^^
흰색은 전부 공기입니다. 그릇의 다리는 둥근 원형으로 다리 안쪽의 노란 부분은 공기가 밖과 차단된 상태에서 컵에 의해 가열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컵의 밑부분에 있는 공기는 가열되면서 점차 팽창합니다. 일반적으로 팽창할 때는 컵과 상 사이의 빈 틈으로 공기가 빠져나갑니다. 물건과 물건 사이의 틈에는 잘 안 보이지만 틈이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이때 만약 상이 젖어있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물은 표면장력에 의해서 컵의 다리와 상 사이에 찰삭 달라붙어 틈새를 막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안에서 가열되고 있는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됩니다.
공기는 열을 받고 있으므로 팽창을 못하면 압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결국 이 공기는 컵을 위로 밀어올립니다.

마찰력은 수직항력(수직으로 누르는 힘, 컵이 상을 누르는 힘)과 비례합니다. 컵 밑의 공기가 뜨거워지면 뜨거워질수록 밑에서 밀어올리는 압력이 커져서 수직항력이 줄어들어 결국 마찰력이 매우 작아집니다. 마찰력이 매우 작아지면 작은 힘으로도 컵이 상 위를 스르르 미끄러지게 됩니다. 더군다나 물까지 있으므로 비오는 날의 자동차 사고의 주범인 수막현상(그릇이 아주 살짝 물에 뜨는 현상)까지 발생하여 컵이 더 잘 미끌어지게 되죠.

그러나 컵이 상의 가장자리에 도착하면 그릇의 다리와 상의 끝 사이에 틈새가 나서 공기가 모두 빠져나가므로 더이상 미끌어지지 않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그냥 놔두면 위태롭기는 해도 상에서 그릇이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릇을 안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간단하게도 그릇 밑에 공기가 모여있지 않게 하면 됩니다. 즉 휴지를 한 장 깔아서 물을 제거하면 됩니다.

상식을 뒤업는 일 – 빙빙 도는 그릇 고치기

앞에서 말씀드렸던 빙글빙글 도는 스텐 대접을 어떻게 하면 안 돌게 만들 수 있을까요?

위에서 살펴본대로 대접의 밑쪽에 밀폐된 부분이 있으면 그릇이 잘 움직이게 됩니다. 이때 움푹 들어간 부분이 사방으로 대칭이 잘 이루어져 있다면 움직이기보다는 돌기를 더 잘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그릇이 돌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 주면 될까요?

어머니는 그릇의 밑바닥이 튀어나왔다고 생각하시고 일반적인 상식대로 그릇을 엎어놓고서 바닥을 망치로 두들겨 고치려 하셨습니다. 하지만 밑바닥을 치면 칠수록 밀폐된 공간이 넓어지면서 더 잘 도는 그릇이 됐습니다. 결국 고치려면 그릇의 안쪽을 망치로 때려서 상에 놓았을 때 밀폐된 공간이 생기지 않게 만들면 됩니다.

이 원리는 호버크래프트라는 장치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호버크래프트는 물이나 땅 위에서 공기를 불어넣어 움직일 수 있는 교통수단입니다.


이 그림은 프로펠러로 공기를 밀어넣는 자동차[footnote]보통 에어크래프트(Aircraft) 또는 호버크래프트(Hovercraft)라고 부릅니다.[/footnote]의 기본 얼개입니다. 밑의 녹색 부분은 대부분 고무같은 탄성체로 만드는데 하부의 공기가 모이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이 자동차가 실용화 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있지만 실용화가 되면 현재보다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운송수단이 될 것입니다. 더군다나 무거운 짐을 비교적 출력이 적은 엔진(프로펠러를 움직이는 엔진)으로 움직이므로 기기의 가격도 싸질 것입니다.

재미있지 않나요? ^^

2 comments on “뜨거운 국그릇이 상 위를 돌아다닐 때!!!!”

  1. 같은 원리로 뜨거운 후라이팬이나 다리미 위에 물방울이 떨어지면 금방 끓지 않고 물방울이 둥둥 떠서 돌아다니죠. 라이덴프로스트 효과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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