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중력 :: 자전 시리즈 #10.2

One comment

참고로 미소중력(microgravity)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어떤 별 주변을 도는 우주정거장 안에 있는 방 하나를 생각해보자. 우주에 있기 때문에 중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따라서 그 안에 있는 우주인은 둥둥 떠다닌다. 그런데 만약 극도로 정밀하게 중력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로 이 방 안에서 중력을 측정하면 진짜 아무것도 측정되지 않을까? 조석작용에서 살펴본 것처럼 측정하는 위치에 따라 미세하게 중력 크기가 다르게 측정될 것이다. 다르게 말한다면 방 안에 있는 물체는 어느 방향으로든 (중력으로 기인해 생기는) 힘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어디서든 중력을 완전히 똑같이 받는 방을 만들 수 없을까? 안타깝게도 우주정거장을 중력으로 잡고 있는 천체도 포함해서 우주에 질량이 있는 물체가 하나만 있더라도 우주정거장 안의 방에서 중력의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과학적 사고를 할 때 이점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무중력이라고 부르지 않고 미소중력이라고 부른다. 미항공우주국(NASA) 같은 기관의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문서를 살펴보면, 무중력이란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엘리베이터를 살펴보자. 아인슈타인은 엘리베이터가 떨어지면 그 안이 완전히 무중력이 된다고 생각하여 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이 완전히 같은 존재라는 패러다임을 출발시켰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몇 년 뒤 엘리베이터에 안에서 미소중력 때문에 일어나는 조석작용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는, 중력이 시공간을 굴절시킨다는 패러다임을 추가로 만든다. 미소중력을 이야기할 때, 완전한 무중력을 만들 수 없다는 걸 부정하기 위해 아인슈타인의 엘리베이터를 예로 드는 걸 보면 (‘나는 꼼수다’에 나오는 표현대로) 참 애잔하다.

1 comments on “미소중력 :: 자전 시리즈 #10.2”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