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와 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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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우리 일상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전기기구 중에서 가장 유용하게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것 중 한 가지로 모터가 있을 것입니다. 모터는 전기에너지를 자기장으로 바꾸어 자석과의 인력과 척력을 발생시켜서 회전에너지로 바꾸어 주는 전기 기기입니다.[footnote]물론 다른 원리를 사용하는 모터들도 있습니다.[/footnote]

이 모터의 힘으로 우리가 아침마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고,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며, 지하철의 수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모터의 생김새는 물론 용도와 크기에 따라, 만든 이에 따라서 천차만별이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모터 내부에 있는 코일입니다. 코일은 감겨져 있는 철심에 자기장을 유도하고, 이 철심이 마치 자석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전자석으로 변화하는 것이지요. 이 전자석은 항상 자기장의 방향이 일정한 방향으로 향하게 되는데, 중심축이 절반씩 회전할 때마다 전류의 흐름이 완전히 반대로 바뀌면서 중심축이 한쪽 방향으로 회전하도록 힘을 받게 된다.

여기서 중심축이나 전자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모터의 종류에 따라서 전자석의 위치나 영구자석의 위치, 전류의 방향을 바꿔주는 텝의 위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텝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모터도 있는데, 텝이 많은 소음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저소음용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모터가 전기에너지를 회전에너지로 바꾸는 내용을 잠시 살펴봤는데…
그렇다면 회전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까?? 생각 외로 간단하게 바꿀 수가 있다.
코일에 자기장이 변화하면 렌쯔(Lenz)의 법칙에 의해서 자기장의 변화를 최소화 하려는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자기장이 변화하는 곳에 도선이 있으면 도선 내부에 전기장이 변화하게 된다. 전기장의 변화는 말 그대로 전기의 생성을 말하는 것이므로 이 원리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

발전기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것은 코일과 영구자석이다. 코일과 영구자석을 한 개는 회전축에, 다른 한 개는 외부 케이스에 장착시키고 회전시키면 코일에는 자기장이 변화하면서 코일에 전기장이 유도된다. 이 전기장을 외부로 뽑아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된다. 회전축에 코일을 감은 발전기에서는 직류 전기가 발생하고, 회전축에 영구자석을 부착시킨 발전기는 교류전기가 발생하게 된다. 교류 발전기가 제작이 편하고, 교류가 송전에 유리하므로 주로 제작되는 발전기는 교류발전기이다.

코일을 감는 철심은 항상 자기장이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철심 자체도 전기를 통하는 물질이므로 도선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철심에 코일을 감아서 모터나 발전기를 제작하면 철심 자체에서 회전하는 전기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와류전류라고 하는데 보통 30% 정도의 에너지가 와류전류의 형태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와류전류는 철심의 에너지를 높이고, 그 형태는 열로써 나타나므로 철심이 점점 뜨거워질 가능성이 높다. 발전기와 모터 모두 효율성을 높여야 하므로 철심에 와류전류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줄 필요성이 많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철판으로 만든 철심이다. 보통 변압기 트랜스포머에서 이중코일이 감겨있는 철판을 누구나 한두 번쯤은 뜯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때 철판은 통으로 되어있지 않고 얇은 판 수십~수백 장을 붙여서 제작한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제작하는 이유가 바로 와류전류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직류발전기와 직류모터는 에디슨이 최초로 발명했으며, 교류발전기는 테슬라가 최초로 발명했다. 이 두 사람은 동시대의 미국인이었기 때문에 전기 사업권을 놓고 한판 진검승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에디슨이 약간 먼저 직류를 이용하는 기기를 발명했기 때문에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에디슨은 테슬라의 사업을 좀 비겁한 방법을 동원해서 방해했다. 그래서 교류를 이용한 전기사업은 좀 늦게 출발하게 됐다. 물론 교류를 이용한 전기사업이 늦어진 것은 에디슨의 방해때문만은 아니었고, 교류를 이용한 모터의 발명이 늦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류 모터도 역시 테슬라가 발명했는데, 한참 후의 일이다.

저 위에서 모터와 발전기의 원리에 대해서 약간 설명을 했는데, 어찌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사실은 효율성때문에 구조들은 달라지지만 그 기본적인 내용은 동일하다. 에너지의 흐름 방향이 반대일 뿐이다. 그래서 모터의 회전축을 강제로 돌려주면 발전기와 같은 역할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발전기에 전기를 공급해 준다면 반대로 회전축을 돌릴 수도 있다.
보통은 효율성과 경제적인 측면때문에 어느 한 가지 역할만을 하도록 제작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한 기기로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경우도 있다. 전력이 많이 남아도는 심야시간에 물을 높은 곳으로 퍼 올렸다가 한낮의 전력소비가 최고일 때 물을 떨어뜨려서 수력발전을 하는 양수발전소의 경우는 모터와 발전기를 따로 제작하기보다는 하나의 기기로 두 개의 장비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제작된다. 이 경우 효율성은 90%를 넘어선다.

모터가 발전기가 될 수 있다는 원리는 컴퓨터에 이용된다. 예전에 컴퓨터를 사용했던 사람들은 Park 프로그램을 기억할 것이다. 하드디스크는 읽고 쓰는 헤드가 디스크와 수 μm 간격을 유지하므로 충격을 받을 때 쉽게 헤드가 디스크 표면을 손상시킨다. 그래서 충격을 받아도 망가지지 않는 디스크의 영역으로 헤드를 옮겨줘야 데이터가 안전하다. Park 프로그램은 컴퓨터를 끄기 전에 헤드를 안전한 영역으로 옮겨주는 프로그램이다.[footnote]PCtools에 속해있던 Park 프로그램이 작으면서도 (1048Byte밖에 되지 않는 com파일이었다.) 가장 안정적인 동작을 하는 park 프로그램으로 유명했다.[/footnote]

하지만 요즘 컴퓨터를 배우는 사람들은 park가 뭔지 잘 모를 것이다. 요즘 하드디스크는 컴퓨터가 종료될 때 회전하고 있는 디스크의 에너지를 모터가 전기에너지로 바꾸어주고, 이 전기로 안전한 디스크 영역으로 헤드를 이동시킴으로써 자동으로 Park를 시켜주는 것이다. 이것을 Autopark라고 부르는데, IBM 하드디스크가 처음으로 구현했다.

이처럼 두 가지 상반된 기기들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들은 많은데,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발광다이오드다.
종류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발광다이오드는 전기로 빛을 낸다. 빛을 내는 원리는 조금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반도체의 표면에 뚫린 많은 구멍(꼭 물리적인 구멍일 필요는 없고, 물리적으로 전자의 분포가 규칙적으로 불균일하기만 하면 가능할 것이다.) 속에 존재하는 전자의 상태가 변화하면서 외부로 빛을 내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외부에서 빛이 쪼여지면 전자의 상태가 변화하면서 반도체에 전기가 흐르게 된다. 전문적으로 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소자는 태양전지와 디지털카메라에서 사용되는 CCD 기판이 있다.
빛과 전기를 상호 교환해주는 소자는 효율성 측면에서 아직 한 소자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기술이 발전하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글 쓴 날 : 2005.02.13

10 comments on “발전기와 모터”

  1. 만약 부도체인 강자성체가 발견되면 대박이겠군요…
    그런게 있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_-

    1. 그러게요. 같이 한 번 개발해 볼까요?
      근데 비슷한 것이라면 가격대와 비열, 열전도율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대체할 수만 있다면 완전 대박일듯 싶네요. ^^

  2. 두 가지 상반된 기기들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들로 대표적인 것은 스피커와 마이크도 있죰. 요즘도 마이크가 필요할 때 이어폰을 사용하여 아쉬운대로 쓰곤 합니다.

    1. 네. 맞습니다. 같은 원리로 제작된 기기중에 완전 상반된 용도로쓰이는 것으로 딱인 예죠. ^^

  3. 알아봤더니 일단 페라이트를 쓰긴 하는군요. 저항이 커서 발전기에 좋다고 합니다.
    재료공학과 다니는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완전 부도체인 자성체는 없어보인다네요…
    개발하면 대박이긴 할겁니다. 정말. -_-

    1. 제가 하나하나 읽으면서 적당한 수정을 하고 공개하고 있어서 시간차이가 나타나는 것이죠. 예전의 글쓰기는 정말 얼굴을 빨갛게 만드네요. ㅎㅎㅎ

snowall 에 응답 남기기응답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