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적당히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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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내 블로그의 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또는 전세계 블로그에 있는 모든 글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글이 점점 많아지다보니 검색으로 좋은 글을 찾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렇게 점점 확대되는 글들 속에서 내 블로그를 눈에 띄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눈에 잘 띄게 하는 것은 블로그마케팅을 잘 하는 것이고,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블로그를 잘 홍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블로그가 좋은 점은 모든 것을 검색엔진에 의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메타사이트같은 여러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다른 유명 블로그에 댓글이나 엮인글을 남겨서 내 블로그로 사람들이 방문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블로그에서 중요한 것은 검색엔진을 이용하든 메타사이트를 이용하든 한 번 방문한 손님을 끌어들여 나를 알리는 것에 있다. 알리는 방향은 어떤 방향이건 상관없이 좋다. 다시는 읽고싶지 않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경우는 물론 방향설정을 실패하는 것이겠지만, 특이하다고 느끼거나 재미있다고 느끼거나 까칠하다고 느끼는 등의 느낌은 그 블로그의 가치를 부여해 주게 된다. 물론 손님들이 그 블로그의 가치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꾸준한 포스팅이 있어야 한다.
블로그의 가치를 손님들이 인식하기 시작하면 일단 블로그의 첫 출발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하게 되면 RSS리더를 이용하거나 컴퓨터의 즐겨찾기를 이용해 고정독자를 확보하게 된다. 오랜 시간동안 하나둘 고정독자가 많아지다보면 블로그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위의 글은 유명 블로거가 되는 방법을 설명한 일반적인 글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를 적어놓은 것이다. 그런데 위의 글이 얼마나 맞을까? 사실 정확도가 상당한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위의 방법대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면 위의 방법대로 하지 않더라도 이미 유명해지게 된다. 결국 위의 글은 별로 가치가 없는 글이다.


블로그 글을 적당히 관리하자

결국 블로그를 운영하는데에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관을 담아야 한다. 어떤 사소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건을 보는이에 따라서 받아들이고 파생시키는 결과가 달라지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을 기록하고, 다른이에게 보여주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예전에는 그렇게 하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블로그는 그런 작업을 하는 것이 쉬워진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는 자신의 주관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 블로그의 과학에 관련된 글들조차도 사실은 주관이 많이 포함된다는 것은 절대 신기한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일들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효과가 좋다. 다른 사람들이 글로 남기지 못하기 때문에 주관적이거나 객관적이거나 상관없이 여러분들의 글들은 유일한 글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눈에 띄게 된다.

다른 분들의 글들을 인용한다. 인용하거나 차용하거나….. 다른 분들의 글을 이용해 내 블로그의 글들을 작성하는 것은 내 블로그에 글쓸거리를 확보하는 방법이 되기도 하고, 다른 블로거들을 기쁘게 해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인용한 글보다 인용된 글들이 더 관심받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인용을 하는 등으로 엮이는 당사자 블로거들끼리는 묘한 심리적 유대감이 형성되기도 한다. 블로그 세계가 구동되는 기본적인 방법은 명성시스템이다. 누가 어떤 명성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똑같은 글이라도 다른 효과가 나타나는 시스템이다. 인용하거나 차용하는 행위는 인용하는 블로그나 인용당하는 블로그 모두의 명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본문 전체를 인용하고 막상 블로그 운영자의 의견은 없는 인용(?)은 가치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인용한 블로그에 자신의 의견이 거의 없을 경우에는 인용은 역효과가 난다. 이런 블로그를 우리는 ‘펌블로그’라고 부른다.
물론 어쩌다가 한번씩 하는 전문 인용은 적절할 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대량의 글을 잘 관리해라.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글을 쓸 주제/소재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블로그에 쓸 글거리가 없어서 못 쓴 적은 없다. 내가 블로그에 글을 못 올린다는 것은 몇 가지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1. 뭔가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할 일이 있다.
2. 뭔가 아주 긴 글을 준비하고 있다.
3. 괜히 글쓰기가 싫어졌다.
4. 공부/독서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하게 되면 뭔가 많은 귀찮은 일들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 글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옛날에 자신이 어떤 글을 썼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같은 주제/소재의 글을 중복해서 작성하기도 한다. (최악이다.)
글의 수가 2000개 이상 넘어가게 되면 그에 비례해서 숨김글들도 같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 작성하다 만 글들, 나중에 공개해야지 했었던 글들이 쌓이게 된다. 결국 이러한 글들중 대다수는 적절한 공개시기를 놓치고 계속해서 또는 영원히 공개되지 못하게 된다. 어제 이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정리하다보니 약 800개의 숨김글이 발견됐다. 물론 약 200개 정도는 원래 작성의도가 숨김글이었으니 숨김글로 보관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겠지만 나머지 글들은 대부분 공개를 하지 못했거나 작성중이었거나 아니면 소재/주제만 나열된 뼈대만 설계된 글들이었다. 이러한 글들을 관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존의 블로그 툴들이 만들어질 때 많은 글들을 포스팅하고 관리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글의 관리는 결국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어야 하겠고, 그런 것의 연장선상에서 스스로를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 대량의 글을 잘 관리하라는 말은 글의 분류(카테고리)를 잘 관리하라는 말과 비슷한 어구가 될 수밖에 없다.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많은 블로거들이 글을 잘 쓰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손님들은 사실 아주 좋은 명문을 읽으려고 블로그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글을 쓰면야 조금은 다른 블로거들보다 유리하기는 하겠지만,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중압감은 블로그를 쉽게 지치게 만든다. 블로그를 운영할 때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중압감이 없어도 슬럼프는 시시때때로 온다. 그러므로 되도록이면 부담감을 줄이 것이 더 옳은 일이 아닐까 싶다. 그냥 스스로 쓰고 싶은 글을 적당히 쓰면 될 뿐이다. 그런 글을 쓰다보면 명문도 나오고, 길이길이 남을 글들도 나오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갖고 블로그를 운영해서 내 블로그에 좋은 글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명문으로 구성된 두꺼운 소설을 쓴 소설가들이 블로그를 운영한다고 해서 명문으로 구성된 글들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소재/주제를 잡아라. 매번 하던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블로그의 명성에 치명적일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힘든 부분중 한 가지다. 글을 쓸 소재/주제를 계속해서 한 흐름 위에서 잡는 것은 힘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이전 블로거들이 이미 다룬 내용이다. 최근 블로그나 애드센스에 대해서 다루는 글들은 대부분 3~4년 전에 다른 블로거들이 이미 다뤘던 내용인 경우가 많다. “시간이 흘렀으므로 더 나은 글이 작성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바뀌었으므로 대부분 과거의 글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블로그 관련 글들을 작성하는 블로그들이 예전에 작성했던 블로그들보다 더 유명해지는 것은 당시보다 최근에 새로 블로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틀린 건 틀렸다고 해야 한다. 내 글들이 100% 맞을 수는 없다. 그것이 단순실수에 의한 것이든, 내 상식이 잘못되어 있었든, 내가 참고한 글의 내용이 틀려있든 아무튼 글에 오류가 포함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가장 황당한 오류는 글을 다 작성할 때까지는 오류가 없었는데, 공개하기 전에 편집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단어(예로 부정어)가 삭제되면서 의미가 반전되는 경우다. 이런 경우 친절한 사람들은 오류를 지적해 줄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왜 틀렸는지 인정하고 조용히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틀린 걸 지적하는 댓글을 삭제하지는 마라. 내가 틀렸다는 내용이 쌓이게 되면 나에게도 공부가 되고, 그런 내용들이 내 블로그의 색을 결정하게 된다.
완벽하지 않다는 색이 완벽하다는 인식보다 훨씬 블로깅에 도움이 된다.


대략 몇 가지 블로그 관리 방법을 살펴봤다.
더 많은 관리방법도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조차도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냥 대충대충 관리해 나가면서 블로그를 관리하는 방법일 익혀가면서….. 경험을 쌓다보면 그런 블로그가 인간미도 더 있고 멋진 블로그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보다는 자신의 블로그에 방문해서 하나씩 툭툭 던지고 가는 남들의 댓글이나 안부글을 주의깊게 한 번씩 더 신경쓰고, 적용해 보는 것이 유익하지 않을까?

결국 뭔가 해야 한다는 류의 글을 읽고 따라하기보다는 자기가 하고싶은데로 운영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15 comments on “블로그를 적당히 관리하자”

  1. 블로그에 글을 포스팅하는것 만큼이나 관리도 중요하다고 보여지네요.
    예전에 썼던 글들도 다시 한번 보고 틀린 부분이 있으면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럴려면 꽤나 부지런해야 한다는. ^^;

    1. 그건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다시 한 번 읽어보는 것만도 몇 주 걸릴 것 같네요. ㅜㅜ
      그래서 뭐 적당히가 가장 좋지 않나 생각해요. 만약 물론 내용을 출판한다면…… 다시 살펴봐야겠지만요. ㅎㅎ

      학주니님은 어떻게 관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 너무 몰입하면 현실세계에서 큰 지장을 초래하죠..^^;;;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블로그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서 참 좋아요. ;)

    1. 뭐 항상 적당히…
      근데 사실 그 적당히도 어렵죠.
      가눔님 글 가끔 방문해서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3.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데,,동감합니다.
    그런 의식적인 노력이 자연스러운 글쓰기를 방해하고, 중압감을 많이 줄 수 있을테니까요..저역시 독자들이나 방문자들을 거의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쓰는데..좋은 점도 많더군요..^^

    틀린건 틀렸다고 하는, 분명한 색깔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4. 오옷,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를 해두셨군요. 다른 분들도 그렇지만 저도 두고두고.. 참고해야겠습니다.^^(지혜 도둑은 용서해준다면서요?)

    1. 사실은 그만님 강연 음성 녹음(떡이떡이님이 하신 것) 듣고서 작성했기에 영향이 있었을 겁니다.
      그만님 강연 잘 하셨더라구요. ㅎㅎㅎㅎ
      즐거운 시간 되세요.

  5. 늘 느끼지만 화려한 미사어구나 비유를 사용하지 않고도 차분하게 글을 잘 쓰십니다.
    공대생들은 글 솜씨가 엉망이라고 생각하던 선입견이 있었지만 인장님은 존경스러운 수준입니다.
    저도 재밌고, 유익한, 내실있는 글을 자주 써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아주 괴로웠습니다.
    대충 쓰는 글도 힘들어 죽겠는데 방문자들을 실망시키면 안된다는 부감감까지 가중치로 더해져서
    블로그가 하기 싫었어요.
    지금은 아예 영어와 역사 위주로 올리고 다른 건 내 맘대로. 이렇게 (제맘대로) 정해버리니
    차라리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잡탕인 제 블로그의 재미가 사라져서 rss 구독을 중단하는 분들이 나와도 어쩔 수 없다는 자포자기까지..ㅋㅋ

    1. 전 공대생은 아니지만…. 아무튼 이과생들이 대부분 글솜씨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죠. 저도 마찬가지로 글솜씨가 많이 부족하구요. ^^;

      저도 예전에 중압감에 많이 시달리고 그랬었습니다. -_-^ 겨우 최근에서야 조금 해방(?)된듯….

      파란토마토님 글쓰시는 거 보면 2년정도 전의 제가 생각나곤 합니다. 하하하~ (저도 파란토마토님이 요즘 하신다는 고민들을 모두 다 했었거든요. 글솜씨 부족하지, 재주도 없지… 아는 것도 없지…. ㅜㅜ)

  6. 블로그를 하면서 어려운 것이 한번 뱉은 내용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감인 것 같습니다.
    말씀대로 그런 부담감을 조금 줄이는 편이 더 좋은 글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 물론 글에 대한 책임감은 가져야겠지요.. 양면성 ㅎㅎ

    1. 예.. 어느정도…
      그런데 블로거에게 너무 세밀한 책임을 지우는 것 또한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깊은 통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7.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지금 자전거 관련 블로그를 하나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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