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머리를 짐벌로 만든 이유

자연의 짐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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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도킨스 [마법의 비행]에 의하면 새는 머리에 비해 눈이 너무 크다.

그래서 머리에 여분의 기관을 만들 여유가 별로 없었고, 심지어 올빼미의 귀의 위치가 좌우 대칭이 아닌 것도 가용할 수 있는 머리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심지어 새의 머리에는 눈동자를 굴릴 근육을 만들 공간마저 거의 없다. 그래서 거의 모든 새는 눈이 고정돼 있다. 무언가를 자세히 보기를 원할 때 머리를 돌리는 이유다. 비둘기나 거위는 당신이 근처로 가면 몸의 옆면이 당신에게 향하도록 몸을 돌릴 것이다. 이게 당신에게 관심이 없어져서 그런 게 아니라, 왜 다가오는지 미심적은 당신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다.

흔들리는 상황, 예를 들어 날고 있을 때 사물을 또렷이 보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답이 바로 짐벌이다. 새의 목은 몸이 움직이는 동안에도 머리를 고정시킨다. (포유동물의 경우 눈알을 굴린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포유류라면 도리도리를 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거기다가 눈으로 본 이미지의 흔들림을 뇌 안에 있는 소프트웨어로 보정한다.)

위 영상을 보면, 어미는 몸을 흔드는 동안에도 머리는 거의 고정돼 있지만, 새끼는 머리도 몸과 함께 흔들린다. 아마 상당히 어지러울 것 같다.

아래 영상은 오리가 줄지어 나는 모습이다. 1996 년에 [아름다운 비행]이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만 해도 이런 영상을 찍는 건 매우 어려웠다. 오늘날에는 촬영이 무척 쉬워져서 이렇게 유용한 영상을 유투브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이 영상을 보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새들이 나는 동안 머리가 거의 고정된다는 것, 새가 줄지어 나는 위치가 거의 일정하다는 것, 날개짓은 날개의 변화 없이 단순히 위아래로 움직인다는 것 등… 이것 하나하나를 모두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ps.
올빼미나 부엉이는 눈이 움푹하게 패여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게 소리를 잘 듣기 위해서 소리를 모으는 장치라고 한다. 사람으로 치면 귓바퀴이다. 그러나 올빼미나 부엉이가 귓바퀴를 이렇게 변환시킨 건 아니다. 귓바퀴라는 건 포유류만 갖고 있는 기관이다. 파충류만 해도 귀에 귓바퀴는 없고, 노출된 고막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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