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대왕의 살인자, 모기!? [제 471 호/200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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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모기가 빠는 피의 최대량은 모기 몸무게의 □배이다. (정답은 글 하단에)

“웨엥-”
잠결에 귀에 익은 소리가 들리지만 졸린 몸을 일으키기 싫어 그냥 무시한다. 1분이 넘도록 들리던 소리가 갑자기 뚝 멈춘다. 왠지 발끝이 간질간질한 느낌! 도저히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며 일어난다. 모기와의 전쟁이다.

인류와 모기의 전쟁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인류는 그 전쟁에서 번번이 패배를 경험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1881년 시작된 파나마 운하 건설이 모기로 인해 중단된 사건이다. 모기에 물린 노동자들이 황열과 말라리아에 걸려 1,200여명이 사망했고 공사는 1884년 중단됐다. 기원 전 2세기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 대왕 역시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로 죽었다는 설도 있으니 모기가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기는 엄청난 생존력과 번식력의 소유자이다. 모기는 젖은 물바닥 정도의 깊이만 되면 알을 낳아 번식하고 한 개체의 순환 주기가 매우 빠르다. 모기의 한 종류인 사막모기는 낳은 알이 성충이 되어 다시 알을 낳기까지 고작 일주일밖에 안 걸린다. 다가온 모기의 계절에 이렇게 대단한 모기를 어찌 대처해야 좋을까?

가장 좋은 모기 퇴치법은 유충 시기에 박멸하는 것이다. 모기 활동 반경은 약 1km 이내이기 때문에 모기 발생이 심한 지역에서는 관공서 차원의 방역활동을 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주택가라면 주변의 웅덩이, 빈 깡통, 난방장치, 싱크대와 하수구 등 물이 고일 수 있는 곳을 없애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모기의 천적인 미꾸라지를 이용해서 모기 유충을 박멸하는 방법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미꾸라지는 모기 유충을 하루에 약 1,100마리까지 포식한다.

유충 박멸이 가장 근원적인 해결책이지만 정부 기관 차원에서 하는 일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바깥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모기를 차단하는 것이다. 오래돼 틈이 벌어진 방충막은 모기의 침입에 속수무책이므로 교체해 주자. 모기는 2mm 정도의 구멍까지 몸을 비틀어 쉽게 뚫고 들어온다. 밖에 있던 모기는 주로 문가에 앉았다가 문이 열리는 순간 잽싸게 실내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문가에 모기약을 미리 발라 두면 문가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모기를 미연에 퇴치할 수 있다.

모든 난관을 뚫고 집으로 들어온 모기에게는 최후의 수단인 화학 무기를 선사할 수밖에 없다. 살충제를 뿌려 모기를 잡거나, 모기향을 피워 모기를 쫓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살충제에 사용되는 ‘피레스린’이라는 화학약품에는 곤충의 정상적인 신경 작용을 방해하는 성분이 들어있다. 피레스린은 곤충의 근육을 수축시키고 다시 펴지지 않게끔 마비시킨다. 날아가는 모기에 살충제를 뿌리면 몸을 떨면서 땅에 떨어지는 것이 그 때문이다. 뿌리는 살충제 이외에 모기향과 전자 모기향 등에도 이러한 살충 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때 주의할 것은 떨어진 모기는 시체가 아니므로 살포시 눌러 확인 사살을 해줘야 후환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살충제 등은 화학약품인 탓에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는 사용하기가 꺼려진다. 이런 경우에는 모기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알면 살충제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른바 웰빙 모기 퇴치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주변에 보면 모기에 유독 잘 물리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모기가 좋아하는 것을 두루 갖춘 사람이다. 모기는 열과 이산화탄소와 냄새에 끌린다. 따라서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면서 호흡을 가쁘게 쉬는 사람이 모기에게 잘 물린다. 로션과 썬텐 오일 등도 모기가 좋아하는 것들로 20m 밖에서도 냄새를 맡고 접근한다고 한다. 따라서 몸을 깨끗하게 씻고 호흡을 천천히 하면 모기에 물릴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모기가 싫어하는 것을 활용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수컷모기가 내는 소리대역인 12,000-17,000Hz의 초음파가 암컷 모기를 쫓는다. 암컷모기는 일생동안 단 한번만 교미를 하며, 그 후로는 수컷모기를 피한다. 피를 빠는 모기는 이미 교미가 끝나고 알을 낳기 위해 동물성 단백질을 필요로 하는 암컷모기 뿐이다. 따라서 수컷모기의 소리는 사람을 공격하는 암컷 모기를 도망가게 만든다. 이를 이용해서 한동안 모기를 쫓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프로그램이 유행하기도 했다.

날씨가 더워지고 비가 많이 오면서 모기가 늘어나는 시기가 됐다. 해마다 세계적으로 3억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중 150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말라리아가 우리나라에도 발견되고 있다. 또 뇌염모기 등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 이처럼 모기 퇴치는 가려움을 피하기 위한 순간의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 집 주변과 집안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소독해 가까운 모기라도 퇴치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 과학향기 편집부)

<퀴즈 답> 6배. 보통 모기는 자기 몸무게의 2.5배의 피를 빤다. 그러나 6배까지 빠는 특이한 모기도 있다.

3 comments on “알렉산더 대왕의 살인자, 모기!? [제 471 호/2006-07-14]”

  1. 최근까지도 모기가 집에서 서식중이예요..ㅜ.ㅜ;
    그나저나 모기 정말.. 밤중에 앵소리 너무 거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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