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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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방송하는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이 있다. 지난 4월 11일부터 방송되고 있는 이 드라마에 대해서 쓴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드라마는 출생율 최저를 달리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낳게 하려는 의도였는지 한 집안에 사는 4형제를 다루고 있다. 어찌보면 대가족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큰 아들은 1층에서 약국 ‘솔약국’을, 둘째 아들은 2층에서 소아과 병원 ‘솔소아과’을 운영하고 있다. 셋째 아들은 방송국의 엘리트 PD이고, 넷째 아들은 공부에 전혀 관심없는 재수생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뭐 이리 짜임새 없이 만들었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이 드라마를 보고 가장 먼저 문제를 느낀 부분은 “아버님”이라는 호칭 때문이었다. 아들중 한 명이 아버지에게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호칭이 방송되었기 때문이다. “아버님”은 자기 부모에게는 쓰지 않는 말로서, 대부분 친구나 배우자의 아버지를 부를 때 그렇게 부른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아들이 그냥 “아버님”이라고 불러버리는 만용(?)을 부려버린다. 뭐 배우로서 자기를 낳아주지 않은 분께 대사하다보니 틀렸겠거니 생각하겠다. 호칭 문제는 사소한 것이라 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 이외의 것들은 별로 그냥 넘어갈만한 내용은 아니다.
매일 아침마다 아들들을 몽둥이질하는 어머니!! 이건 문제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맞선보러 나온 자리에서 상대를 맘에들어 하다가 의사가 아닌 약사라는 것을 솔직히 밝히자 그냥 가서 집에서 울구불구 했다는 아가씨…. 이 건 뭐란 말인가?

변호사란 직업을 연기하는 여배우의 경우는 어떤가? 큰아들이 동생네 간판에 낙서질을 하다가 변호사에게 걸리자 변호사는 갑자기 수사관으로 돌변하여 신상명세를 캐낸다.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 수상한 물건(?)을 갖고 있지 않냐며 엉덩이를 비롯한 온 몸을 더듭는다. 그러면서 몇 가지 법적 내용물로 협박까지 일삼는다. 이건 성추행, 협박 등에 해당하는 불법일 것이다.

마흔살인 큰 아들은 첫사랑과의 회상에서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첫사랑과 벤허를 보고 온다. 마흔살이면 80년대 중반에 고등학교를 다녔을 것이다. 반면 벤허는 1959년에 상영한 영화였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영화를 보고 온 것일까? 당시에는 비디오방같은 시설도 전혀 없었다. 이것은 진짜 미스터리다. (아니면 이 드라마의 배경이 1980년대였을까?)

그러나 이런 것들을 한 방에 압도하는 문제가 있었다.
8회에서 둘째 아들이 환자를 진료한 뒤에 하는 말이 문제였다.

“다른 약국 가지 마시고 바로 요 아래 솔약국 가세요.”


아들들끼리 뭐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사가 약국을 홍보하는 것은 분명 의료법 위반이다. 이런 내용을 여과없이 방송할 수 있는 건 역시 뭔가 대단한 것이 있기 때문인가?

암튼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계속 눈에 띄는 드라마지만, 당장 생각나는 문제점만 이정도다. 이 드라마는 집필/촬영/편집/방송 과정에서 내용도 한 번 검수하지 않나보다. 훈훈한 주말 가족드라마에서 막장 드라마의 길로 들어서려는 것일까?

아니 드라마가 아니라 KBS 자체가 막장방송국으로 향해 나아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9 comments on “엉망진창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

  1. 드라마라서 왜곡되거나 과장되어지는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TV를 잘 보질 않아서…^^;

  2. 인장님 오랜만이네요. 그나저나 저도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서 ^^;

    1. 하하…저도 드라마를 잘 보지 않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화면에서 문제가 있기에 좀 더 찾아봤을 뿐입니다.
      몇 편 안 봤는데 저것보다 훨씬 더 많은 NG나 오류들을 찾아내서 참 답답한 마음에 포스팅해봤답니다.
      영민C님도 잘 지내시죠? ^^

  3. 저도 80년대에 극장가서 벤허봤습니다. 명작이였기때문에 극장에서 다시 상영을 했었죠. 바람과함께 사라지다도 80년대 극장가서 봤습니다. 저는 그때 중학교 1학년, 그러니까 83년 84년 무렵입니다.

    1. 저보다 나이가 좀 더 많으시네요.
      근데 중1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 <벤허>를 보고 안 주무셨다니 상당히 조숙하셨었나봅니다. 전 어려서 보다가 자버린 기억이…ㅋㅋㅋ

  4. 오히려 블러그에 옥에 티가 발견되어 수정했으면 하는군요
    블러그 글중 영화 벤허 얘기가 나오는데 국내에서 80년대중반에
    개봉한게 맞습니다 제 나이가 마흔셋이니까 기억이나네요
    제가 중학생일때 형님이 학교에서 단체영화 관람을 간다고 들었던거
    기억이납니다.

  5. 80년대 취권도 무척 재밌게 본 기억두 나네요
    말죽거리 잔혹사 영화배경시대였죠

    1. 취권은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ㅎㅎㅎ
      말죽거리 잔혹사는 제대로 안 봐서…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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