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포세이돈》- 복선도, 논리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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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세이돈》은 이전에 나왔었던 《타이타닉》에 이은 재난영화의 블록버스터다.
그리고 그에 앞서서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졌던 《포세이돈》의 리메이크 비스무레한 작품이라고 알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이전의 원작 영화을 기억해내기는 쉬운 편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뭔가 문제가 있어보인다. 뭐 여러가지지만 처음만 잠깐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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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해일이 배를 덮치기 직전에 배에서 해일을 본 장면이다. 그럴듯해 보이는가?
하지만 저 장면은 명백한 오류다. 파도가 저렇게 부서지려면 수심이 얕아야 한다는 거다.
파도가 크면 클수록 부서지는 수심은 깊어지지만, 대서양, 혹은 태평양 한 가운데서는 발생할 수 있는 파도가 아무리 크더라도 저렇게 부서지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해안에서 수십 m의 파고를 보이는 파도라고 하더라도 바다 한가운데서는 1m 이상의 파고를 보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footnote]파도 또는 쓰나미에 대해서는 언제 한번 과학글을 작성하고자 한다.[/footnote] 사실상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해일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가 힘들다. 배가 워낙에 크고, 해일이 매우 크므로 배가 붕 들렸다가 떨어졌다가 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더군다나 저 달의 모습이 더 큰 문제다. 새 해를 카운트한지 얼마나 됐다고 보름달이 수평선 근처에 있겠는가? 밤 12시라면 보름달은 분명 정오선을 지나가고 있어야 하는데, 보름달이 수평선과 놀고 있다. 《포세이돈》의 세상에서는 현실 세상과 약 6시간 정도 날자변경시간이 달랐나보다!!! (아니면 보름달의 고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북극 근처에서 사고가 난 것일까? 의상을 보면 절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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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어떠한가?
뭐 어떤 이유가 있어서 파도가 부서졌다고 하더라도…… 이 장면은 또 다른 이야기를 해준다.

파도를 발견한 선원이 배를 급히 돌렸다. 그런데 파도가 배의 옆구리로 치받았다. 파도가 배의 옆구리를 치받는 것은 배에게 가장 위험한 현상이다. 1994년인가 1995년인가에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여객선이 침몰해서 3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사고도 (물론 정원초과의 승선인원도 중요한 이유였지만) 바람을 무시하고 배를 회전시키다가 옆구리에 파도를 맞았던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부러질지언정 배의 앞머리나 뒷꽁지를 파도 방향으로 향하게 해야한다. 영화의 여러 설정을 살펴보면 아무리 급박했다고 하더라도 45 ˚ 이상 방향을 바꿀 시간이 됐으므로, 선원은 배를 돌려서 일부러 배의 옆구리로 오도록 만들었다는 것이 정답일 수밖에 없다.


이밖에 내가 지적하고 싶은 장면은 무수히 많다.
이러한 과학적 오류는 고사하고… 이 영화에서는 복선이 없다. 글로 이야기한다면….
한 권이 하나의 소설이 아니라 수많은 꽁트들을 묶어놓은 옴니버스 같다고나 할까? 복선이라고 비쳐줘는 화면이 전부 5분 이내에 일어날 사건에 대한 암시일 뿐이다. (물론 한 사건이 5분을 넘지도 않는다.)
특수효과도 마찬가지다. 규모만 컸지 도무지 사실같지가 않다.

또 이야기 전개도 너무나 헐리웃스럽다. 전반적인 이야기야 원작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대를 하게 만들 수는 없더라도 헐리웃에서 맨날 삽입하는 고전적인 표현기법들은 그만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돈을 엄청 들여서 영화를 만들거면 시나리오 작가에게도 돈을 좀 많이 쓰고, 검증팀에게도 돈을 좀 많이 써 줬으면 좋겠다. 영화의 모든 것을 화약으로만 처리하려고 하지 말고……

결과적으로 《포세이돈》은 원작을 하나도 살리지 못한, 돈을 벌기위한 돈지랄 이상의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글 쓴 날 : 2007.05.08

10 comments on “영화《포세이돈》- 복선도, 논리도 없는…..”

  1. 아핫! 해일;;
    저는 꿈에 해일이 자주 와요;;
    깊은 물 무서워 ㅠ_ㅠ

  2. 그런 점에선 역시 타이타닉이… 세세한 부분까지 고증이 잘 되어있다고 소문이 났던데요… 타이타닉 대본을 보니까 엄청 세세한 부분까지 지시를 내리는 감독이다보니 그런 오류들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겠지요…

    1. 뒤져보면 타이타닉도 오류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다만 포세이돈보다는 훨씬 낫다고 볼 수 있죠. ^^

  3. 네 Breaking Wave는 바닥면이 점점 얕아 지는 해안선부근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죠.. :-)
    주변에 섬이 있다거나, 암초?들이 즐비해 있다거나 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런곳에서 저런 큰 배가 다닌다는것도 말이 안되고..
    저도 영화를 보긴 했는데요. 별. 재. 미. 없. 더. 라. 구. 요. !!!

    1. 원작은 재미있는 편인데, 저 건 좀 아니다 싶었어요. 돈 꽤 많이 들인 영화로 알고 있는데, 정말 안습이에요. ^^;

  4. ㅎㅎㅎ 지지난 해의 글이었군요…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ㅎㅎ

    그러고 보니, 작은 인장님네 방이었군요… ^&^
    기억하고 계시려나요.

    방문에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좋은 글들을 기다립니다.
    즐거운 오후되시구요.

    1. ㅎㅎㅎ 여기는 팀블로그로 운영되는 곳인가요…??

      위 공지에서 보니, 작은 인장님의 블로깅 운영이 중단되었군요.
      위 댓글에 인장님 답변을 보고 제가 착각을 했었던가 봅니다.
      오마이에서 알고 지내던 분이라 반가워서… ^&^
      죄송합니다.

    2. 저 혼자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블로그 옮기는 중이에요. ^^
      어서 다 옮길 수 있어야 할텐데…
      죄송할 이유가 있나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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