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백과사전들을 믿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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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한 10 년쯤 전에는 인터넷 백과사전을 참고하여 글을 쓰면 심하게 까이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그때 당시에 이미 인터넷 백과사전의 수준은 종이책 백과사전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다. 컨텐트의 양과 질 측면에서….

그로부터 10 년이 흘렀다. 아직 일부 사람들은 10 년 전과 평이 비슷한 것 같다. 컨텐트의 양은 압도적으로 인터넷 백과사전들이 많아졌지만, 질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 평의 근원은 인터넷 백과사전이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수준미달인 사람들이 무턱대고 내용을 추가하다보니 내용오류와 표기오류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나도 이 주장에 어느정도 동의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글쓰기 문제를 지적하면 공격하고 비하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럴 확률이 높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나타날 확률은 컨텐트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1. 쉬운 컨텐트, 인기에 영합하는 컨텐트
누구나 보고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사용자가 실수를 하더라도 쉽게 고쳐진다. 따라서 틀릴 확률은 거의 없다. 문제는 글쓰기 수준이 낮아져 버리는 것.

2. 어려운 컨텐트, 아무나 알 수 없는 컨텐트
어려운 컨텐트는 수정할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따라서 내용을 틀릴 확률은 거의 없다. 그러나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소위 글쓰기를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소위 문맹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대다수가 특정분야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컨텐트는 때때로 통째로 오류로 기록되는 경우가 많은데, 종이책 백과사전이나 교과서에 오류가 기록돼 있었던 지식을 그대로 서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로 ‘마그누스 효과’를 찾아보면, 인터넷에 올라온 거의 모든 컨텐트가 잘못돼 있다. 그나마 비슷한 상황이던 ‘양력’에 대한 기술은 미국 NASA가 그럴리 없다는 발표를 하여 교체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완전히 처음부터 창조해내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받아들이고 변형시키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적합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 사이에 잘못된 지식이 끼어들어 자리잡으면, 그 지식은 대대로 대물림되며 생명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다.

3. 중간 난이도의 컨텐트
누구나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알 수 있는 컨텐트는 가장 믿을 것이 못된다. 많은 어설픈 지식이 기술되고, 수정되고, 옳게 수정된 다음에도 또 다른 다수에 의해 틀린 정보로 되돌려지기 때문이다.

4. 특정 이익이 걸린 컨텐트
이익이 걸린 정보, 예를 들어 특정 기술문서, 연예인이나 정치 관련 문서 등은 당사자나 대리인이 수정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인터넷 백과사전의 지식은 당사자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도 수정할 자격이 있는 군중 중에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걸 다른 대중이 오류로 인식하고 수정할 때 나타난다. 자신들의 이익에 맞춰서 되돌리거나 다시 수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행태는 MS나 삼성이 알바를 고용해서 위키피디아 정보를 수정했던 아주 유명한 예가 있다. 나도 넷피아가 위키백과를 수정하는 것을 밝혀 수정을 막았던 적이 있다. (그것 때문에 한동안 넷피아와 싸워야 했지만…)
팬덤이 형성돼 있는 연예인에 대한 정보는 정말 믿을 게 못 된다.

5. 군중심리가 적용되는 컨텐트
주로 SNS를 통해서거나 언론(이라고 쓰고 찌라시라고 읽는)에 의해서 선동되는 경우, 해당 컨텐트는 심하게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화재의 인물로 지목돼서 항목이 생기는 경우 100%에 가까운 확률로 거짓정보가 끼어든다. 또는 전문가집단에 의해 이런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정보는 거의 99%가 조작된 정보다.

결과적으로, 그냥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나 전문지식이 필요한 컨텐트는 믿을만 하지만, 그 이외의 컨텐트는 항상 교차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때 교차검증하는 정보로 인터넷에 있는 정보는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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