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대화의 두 가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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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가는데 뒤에 앉은 두 아주머니가 CD기(CD플레이어)를 구매하는 이야기가 솔솔 들려온다. 나는 여기서 문제점이 두 가지 발견한다.

첫 번째는 CD기를 보통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구매하려고 하는 것이다. 음악이나 비디오 등에 아이들이 집중을 많이 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쉽게 관리하기 위해서 이러한 집중을 이용한다. 그러나 이는 아이들의 뇌의 발달을 제한시켜버린다.

아이들의 머리속에는 뉴런이 발달하고 있고, 뉴런들은 서로 시냅스를 연결하여 회로를 확대한다. 그러나 모든 시냅스의 연결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연결 이후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되는 시냅스는 다시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물론 자주 사용되는 시냅스는 강화하기 위해서 주변에 다른 시냅스를 형성시켜서 더욱더 강화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는 대략 돌 정도에 시넵스를 가장 많이 형성되고, 그 이후 점차 감소하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시넵스는 점차 줄어든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 왜 아이들이 자주 호기심 대상을 바꾸는지 (집중하는 시간이 불과 8초 미만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음악이나 비디오를 통한 경험은 반복적이다보니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냅스의 구성은 매우 제한적인 곳에만 집중된다. 한 가지만 반복하기 때문에 능동적인 사고를 할 수 없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뇌의 다른 회로는 실험조차 거치지 못하게 되므로 시제품 상태로 출시된 가전제품처럼 나중에 문제(프로그래밍이나 설계에서의 버그)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어진다. 간혹 버그덩어리인 시제품을 잘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 혼자서 많은 고생을 하게 된다. (사실은 자신이 단점이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결국 이렇게 키운 아이들은 학교 성적이 나쁠 수밖에 없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계속 사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어진다. 아이가 어렸을 때 부모가 좀 편하자고 하다가 그 이후 20년을 고생하는 꼴이다.

두 번째는 CD기의 가격에 따라서 물건의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는 막연한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7만 원 대의 CD기에는 CD플레이어 기능, 카세트 플레이 기능, 라디오 기능이 합해졌는데, 대형 할인매장에서 가장 싼 건 5만 원대이고, 듣보잡 물건은 CD플레이 기능과 라디오 기능만 있는 것으로, 1만8천 원짜리까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이미 시장조사까지 끝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같이 듣던 사람이 물건도 확인하지 않고서 “1만8천 원짜리는 너무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애초부터 문제가 있는 대화였다는 걸 뜻하지 않을까?
사실은 중국에서 그 물건들이 만들어질 때 정가의 10%도 들이지 않고 만들어진다는 것을 안다면 얼마짜리가 중요한 것은 아니란 걸 알게 될 것이다. 내가 보기엔 중국에서 제조될 때는 위의 모든 제품이 3000~5000원이었을 것이다.

난 그저 그 아주머니들의 아이들이 불쌍할 뿐이다.

2 comments on “일상 대화의 두 가지 문제점”

  1. 예전에 카페에서 수다를 떨던 와중에 아이들을 데리고 ‘육아’문제에 대해서 떠들던 아줌마 대여섯명이 있었는데, ‘육아와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옆에서 한 아이가 엄마한테 궁금한 것을 물어보니 잘난척 엄마의 이야기를 듣느라 무시하더라능orz

    뭐, 그런 분들 많음-_-;; 자기 만족으로 애들을 기르고 키우는 사람들. 마음 속에는 ‘날 귀찮게 하지만 말아줘…’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훗

    1. 그게 그렇네요…..
      그에 대해서 비판하면 애를 안 길러봐서 모른다는 답변 뿐이구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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