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시대의 도래?

8 comments

조금 전에 뉴스를 보니 전기자동차를 곧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법이 개정되어 도로주행이 (60km/h 속도를 최고속도로 하는 부분적인 조건으로) 허가가 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보험 문제와 인프라 문제 때문에 당장 널리 보급되는 것은 무리라고 한다. 여기서 살짝 앞으로의 변화가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1. 누가 이 자동차를 많이 이용할까?
이번에 허가된 저속형 전기자동차의 보급은 서울, 부산 등의 대도시보다 시골, 낙도 등에 더 많이 보급될 것이다. 특히 작은 크기의 낙도에서는 전기를 육지에서 끌어오거나 아니면 태양광/풍력/파력 등의 형태로 자체생산하기 쉬우므로 더 많이 보급될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의 장난감처럼 보이는 작은 전동차처럼 그런 식으로 보급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도시 사람들이 전기자동차를 많이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한동안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 미래의 주유소 풍경
예를 들어 고속도로변에 휴게소와 주유소가 생긴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급속충전으로 30분이면 충전이 가능하다지만 보통은 4시간 정도이므로 장거리 운전을 하려는 사람들은 충전하는 시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휴게소는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할 것이고, 또 지금보다 더 호황을 맞게 될 것이다. 이 말은 지금처럼 특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휴게소를 만드는 것은 비효율을 불러올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만든다. 지금보다 두 배는 더 촘촘하게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지금 고속도로의 휴게소 정책은 자율경쟁이 없는 독과점 형태였으므로 이것부터 고쳐져야 한다. 휴게소는 어디나 거의 다 붕어빵처럼 똑같다. 즉 휴게소들이 개선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 없다는 점이다.

3. 충전지 대여 서비스
앞에서 말했듯이 충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반대로 충전지를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들어서지 않을까? 지금 나오는 전기자동차가 충전지를 교체할 수 있게 만들었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국은 교체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지고, 아마 전국적 체인이 만들어져서 1~2만원 정도에 배터리를 계속 바꿀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할 것 같다. (교체가 불가능하더라도 임시용으로 연결해서 쓸 수 있는 짹 같은 것을 만들어서 이를 지원해 주게 될 것 같다.)

4. 결국 경제/정치 세력의 싸움이 시장 활성화에 관건….
결국 전기자동차 시장의 활성화는 정부+전기자동차중소기업 vs 기존 자동차업체+정유업체의 힘겨루기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장 금감원이 전기자동차용 보험에 신경쓰지 않는 것도 정유업체의 편의를 봐주는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 있는 사안이니 말이다. (이는 SKT와 삼성과 정보통신부의 관계같은 이야기다.)
또 한 가지, 전기자동차 시장이 결국은 다시 대형 자동차 생산업체 구도로 재편되겠지만 앞으로 최소 십몇 년 동안은 중소업체의 치열한 경쟁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현재의 자동차 업계가 앞으로도 강자로 군림하겠지만, 지금의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로 대변되는 소비자를 신경쓰지 않는 업체 분위기는 한동안 사라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기대가 이뤄지려면 몇 년은 더 필요할듯…

5. 주차장의 변화
당연하겠지만, 주차장마다 전기 플러그가 설치될 것이다. 이건 쉽게 예상할 수 있는데, 이 영향이 주거문화를 크게 바꿔놓을 것이란 점이다. 즉 헐리웃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집집마다 차고가 만들어질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차고가 있느냐 없느냐가 집값의 차이를 만들게 될 것이므로 5~10년 사이에 건설붐이 일 것이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전면주차/후면주차라는 용어가 거의 사라지지 않을까???[footnote]전면주차와 후면주차는 배기가스에 의해 화단이나 건물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이다. 따라서 배기가스가 없는 전기자동차가 보편화되면 전면주차를 하든 후면주차를 하든 …..[/footnote]

6. 법제와 제반시설만 갖춰진다면….
기름자동차보다 사용하기가 많이 불편하지만 일단 인프라만 갖춰진다면 시장 전체에서 전기자동차가 확산 보급되는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다. 아마 일반 가정용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는 거의 다 바뀔테고, 버스/택시/화물자동차 정도만 기름자동차를 사용하지 않을까??? (물론 이 것도 비슷한 시간동안 바뀔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부가 강제로 바꾸라고 법을 만들면 어쩔 수 없는 거지 뭐…^^;)
이렇게 보급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역시 초반에 정부의 (자동차 구입자와 인프라 구축 사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여기서 염려스러운 점은 휴대전화 보급에 휴대전화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보조금을 지급하여 아주 나쁜 관행을 만들어 지금까지 못 없애고 있는 것처럼, 자동차 제조사같은 업체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식이 되지나 않을까 싶은 점이다.

7. 결국 가장 큰 문제는 기술
전기자동차가 보급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아직은 인프라 구축이 아니라 기술이 문제라고 생각된다. 당장 속도 문제와 안전성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
이에 대해서는 생략~~

ps.
암튼, 전기자동차 갖고 싶어지는데…. 돈은 없고…

8 comments on “전기자동차 시대의 도래?”

  1. 주차장의 전기 플러그도 시간이 지나면 촌스러운 것이 되고, 그냥 세워두면 무선으로 충전되는 시스템이 될 겁니다.

    그리고 “여성이 좋아하는 멋진 엔진음.mp3″같은 파일들이 웹하드에 떠돌아 다니겠죠.

    1. 아마 전기자동차 무선충전은 쉽게 구현되지 않을 것 같아요. ^^
      mp3 멋진데요. ^^

  2. 제가 좋아하는 (그리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자동차 블로그에 전기 자동차에 관한 글이 올라왔더군요.

    http://joyrde.com/101647898

    그야 말로 미친게 확실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정책을 내보일 수가 있을까요?

    1. 걱정이 한 가지 있는데, 전기차가 60km/h 이하 속도로 다니면 교통체증이 어떨까요? 암튼… 여러 가지로 생각하게 만드는 전기자동차네요.

  3. 정녕 2010년대에 쓰신 글이 맞는지 읽으면서 감탄만 했습니다.
    그 혜안이 부럽네요

    1.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님이 댓글을 남겨주신 덕분에 다시 읽어봤는데, 생각을 조금 더 했었어야 하는 것 같네요.

Hybrid 에 응답 남기기응답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