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바디의 공식 뚜껑 리뷰 – 팬케익 EF 40 mm f/2.8 STM MICRO

No comments

캐논에서 만든 가장 작은 dslr 렌즈가 바로 팬케익이다. 다른 회사에서 나온 팬케익 렌즈가 인기를 얻자 캐논도 따라 만든 것이다. 그런데 가격을 고려한다면 성능이 좋은 편인 것 같다. 캐논에서 만든 저가형 렌즈는 EF 50 mm f/1.8이 있다. 보통 쩜팔로 불리고, 가격은 8만 원 정도여서 정말 싸고, 성능도 좋다고 한다.(나는 없다. 그리고 점팔은 약해서 고장이 잘 난다.) 그런데 팬케익도 쩜팔 못지않게 성능이 좋은 것 같다. 팬케익 가격은 15~16만 원 정도다. (난 21만 원에 샀다는 거…ㅜㅜ)

팬케익의 장점

팬케익의 가장 큰 특징은 작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걸 보자마자 캐논 공식 뚜껑이라고 불렀었다. 바디에 끼우면 있는지 없는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이렇게 작다는 건 큰 장점을 갖게 된다.

  1. 작고 가벼워서 휴대가 편하다.
  2. 남의 시선을 끌지 않는다.
  3. 초점링 돌아가는 소리가 작다.
  4. 싸다.

1. 휴대가 편하다는 건 중요하다. 카메라를 항상 갖고 다녀야 사진 찍을 기회가 늘어나는 건데, 휴대하기 불편하면 항상 휴대하고 갖고 다니기 힘들게 되어 사진 찍을 기회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느냐 다음으로 중요한 조건이 휴대성인 것 같다.

2. 남의 시선을 끌지 않는 건 좋은 인물사진을 찍을 때는 매우 중요하다. 모델이 사진을 찍는다는 걸 인식하고 있을 때도 자연스러운 사진이 찍힌다면, 프로라는 증거다. 보통 사람은 사진을 찍는 순간에 찍는 걸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에 따라 사진 질이 많이 차이가 난다. 심지어 카메라 회사들이 바디와 렌즈를 주로 검게 만드는 이유도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서이고, 카메라에 쓰인 상표와 글씨를 모두 검정테이프로 가리는 작가들도 있을 정도다. 따라서 눈에 잘 안 띄는 건 매우 좋은 장점이다.

3. 초점링이 돌아가는 소리가 작다. 이건 동영상 찍을 때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 렌즈가 발표될 때 동영상 촬영용이라고 소개되기도 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dslr이 동영상 촬영용으로 많이 쓰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동영상을 AF로 촬영한 것을 보면 장점은 확실하다.

4. 가격은 무엇을 살 때든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비싼 것이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는데, 좋은 평가와 함께 제시되는 싼 제품은 역시 잘 팔린다. 이렌즈는 dslr을 쓰는 사람에게 거의 필수품이 아닐까 싶다.

팬케익의 단점

팬케익의 가장 큰 단점을….. 뭘로 꼽을지 상당히 애매하다.

  1. 해상도가 약간 나쁘다.
  2. 너무 작다보니 그립감이 없다.
  3. 색수차와 비네팅

1. 해상도를 비교하는 주요 렌즈는 백마엘이다. 백마엘은 캐논 렌즈 중에서 해상도가 가장 좋다고 평가되는 렌즈다. 서드파티 렌즈 중에서는 탐론 90마 렌즈가 백마엘과 비슷한 해상도를 보여준다고 하며, 실제로도 거의 유사하다. 이렇게 좋은 렌즈와 비교하자니 팬케익의 해상도가 조금은 나빠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아무튼 나쁜 건 나쁜 거다. 대략 비교하자면 다음과 같다.

백마엘 ≫ 60마 > 팬케익 > 16-35 등등

60마, 백통 등의 렌즈는 해상도가 비슷하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해서, 팬케익은 고가 렌즈보다는 해상도가 나쁘다고 생각하면 된다. 16-35 같은 광각렌즈는 해상도를 높이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해상도가 나쁜 건 어쩔 수 없다. 칼짜이츠에서 만든 광각렌즈도 사실상 해상도가 그리 좋지는 못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생각해야 할 점은, 팬케익으로 찍은 사진을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수준이 되느냐 하는 점이다. 내 생각에 팬케익은 해상도를 생명으로 여기는 접사렌즈 자격으로서는 해상도가 너무 나쁘고, 일반 렌즈로 쓰기엔 적당한 것 같다. 접사렌즈로 팬케익을 쓸 수도 있다. 그냥 기록용으로 쓰려고 한다면 50 mm 접사링을 끼워서도 충분히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팬케익의 특성을 생각할 때 전문적인 접사렌즈로 쓰기엔 한계가 크다.

2. 너무 작다보니 다른 큰 렌즈를 쓰던 습관대로 카메라를 잡을 수가 없다. dslr이 아니라 똑딱이 잡듯이 해야 한다. 잡기가 불편하다보니 카메라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익숙해지면 조금은 나아지지만, 아무튼 단점은 단점이다.

3. 색수차가 큰 렌즈는 활용도가 극히 제한된다. 16-35 같은 광각렌즈는 대체적으로 색수차가 크다. 그러나 팬케익은 색수차는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럼에도 비싼 렌즈들에 비해서는 색수차가 좀 있다. 색수차와 함께 비네팅도 심하다. 비네팅은 사진 가운데에서 주변으로 갈수록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말한다. 비네팅은 여러 사진을 합칠 때라던지, 기록용 사진을 남기려고 할 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요즘엔 바디나 편집프로그램이 비네팅 정도는 해결해 주기도 한다. 큰 단점이라 생각되지는 않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작은 렌즈의 한계일까?

팬케익의 특성

장점이나 단점이라고 부를 수 없는, 그냥 다른 렌즈들과 다른 점들이 있다.

  1. 콘트라스트가 높다.
  2. 후드 구하기가 힘들다.
  3. 최소조리개값이 크다.

1. 콘트라스트라는 건 빛의 밝기에 따라 색감이 진하거나 옅게 보이는 걸 뜻한다. 콘트라스트가 높은 걸 보통 떡진 느낌이라고 말한다. (폰카로 사진을 찍으면 화려하게 보이는데, 이게 콘트라스트가 높아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사진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콘트라스트가 높은 게 꼭 나쁜 건 아니다. 사진을 제대로 찍어보려는 사람에게는 아주 골치아픈 문제가 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사진을 제대로 찍어보려는 사람에게도 콘트라스트가 높은 게 꼭 나쁜 건 아니다. 왜냐하면 어두운 곳에서 찍을 때는 보통 바디가 색감을 놓친다. 이럴 때 팬케익을 쓰면 좋다. 또 애초에 콘트라스트가 높게 찍어야 좋은 사진이 있다. 야경이나 불꽃놀이 사진이 그 예여서, 이런 사진을 찍을 때는 꼭 팬케익을 쓴다는 분도 계신다. (콘트라스트가 높은 대표적인 렌즈로는 토키나(Tokina) 11-16이 있다.)

2. 앞에서 단점을 이야기할 때, 잡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 경우에 후드를 쓰면 조금이나마 약점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후드를 사기가 힘들다. 이게 참 애매하다. 사람들이 안 사니까 파는 곳이 없어진 것이다. 그런데 팬케익에는 후드가 있는 것이 좋다는 게 중론이고, 또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왜 안 사느냐 하면, 후드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그렇다!

3. 렌즈는 최소조리개값이 중요하다.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당연히 최소조리개값이 작은 게 유리하다. 또 아웃포커싱을 할 때도 최소조리개값이 작은 게 유리하다. 그런데 팬케익은 최소조리개가 2.8이다. 글 시작할 때 잠깐 말한 쩜팔은 최소조리개값이 1.8이다. 그래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물론 인물사진을 찍을 때, 얼굴 전체가 초점이 맞으려면 조리개를 2.8 정도까지 조여줘야 하는 게 사실이니, 일반적으로 쓸 때는 나쁘지 않다. 다만, 특정 피사체만 특별히 강조하고자 할 때 어려움이 따른다.


위에서 몇 가지 장단점과 특성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렌즈다보니 당연히 그런 걸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팬케익은 그냥 평소에 꽂고 있다가 급하게 사진찍을 때 쓸 수 있는 바디 뚜껑 정도로 생각해도 괜찮은 렌즈인 것 같다. 특히 캐논 EOS 100D 바디에 끼우면 정말 귀여워보인다. 당장 살까 고민할 정도…^^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