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의 기술] 궁극의 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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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쇼당에 대한 글을 봤다. 그런데 그 글의 출처는 무려 고스톱을 설명하는 책이었다. 그런데 그건 쇼당도 아니고 뭔가 횡설수설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생각난김에 쇼당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가족간에 화목도 다질 수 있는 고스톱 (이미지 출처 : 위지아)

물론 이 글은 3명이 3점이면 나는(이기는) 보통 고스톱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글을 쓸 것이다. 두 명이 고스톱을 칠 경우엔 쇼당을 쓸 수 없다.

1. 쇼당의 전제조건
쇼당은 고스톱의 최후의 기술이다. 왜 최후의 기술이라 부르냐 하면, 쇼당을 구사하는 사람은 이길 수 없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쇼당이 받아들여지기만 하면 구사한 사람은 지지도 않는다.
쇼당을 구사하기에 앞서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은 쇼당을 구사하려는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의 상황이 팽팽하게 점수가 나기 직전의 상황이 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들고 있는 화투패가 최소 두 장은 되야 한다.(즉 두 바퀴는 더 돌아야 끝나는 게임이다.)

4, 8, 2자 십 끗 패 (출처 : 네이트)
예를 들어 A, B, C 세 사람이 고스톱을 치고 있다고 하자.
B는 한 장만 더 먹으면 고도리[footnote]고도리는 일본어로 ‘새’라는 뜻을 갖고 있다. 새가 그려져 있는 모든 화투패인 2, 4, 8자의 십 끗자리 패를 모두 같는 것을 말한다. 약이라고 하여 5점으로 정해져 있다.[/footnote]를 할 수 있는 2와 4자의 십 끗을 먹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자.
C는 현재 2점이 나 있고, 광을 두 장을 먹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A는 8자 십 끗과 비광 패를 들고 있는데,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이 섰을 때 A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때 B는 고도리를 완성하면 5점이 되며, C는 비광을 한 장만 먹으면 4점이 되어 이길 수 있는 상황이 된다.

2. 가장 불리한 A의 쇼당 구사
A는 자신 차례가 왔을 때 쇼당을 외치며 다음 차례인 B에게 쇼당을 받을 것인지 자신의 패를 보여준다. 만약 B가 쇼당을 거절하면 A는 C에게 비광 패를 보여주며 쇼당을 받을 것인지를 물어본다.

3. 쇼당 결렬
A가 쇼당을 걸기 위해 패를 보여줬는데 B와 C 모두 쇼당을 거절하면 평범하게 하던 게임을 계속 진행하면 된다. 물론 A는 이길 가능성이 매우 낮다.

4. 쇼당 계약
B 또는 C가 쇼당을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까?
B가 받아들이면 A는 8자 십 끗 패를 내놓는다. B가 거절하고 C가 받아들이면 A는 비광을 내놓는다.

5. 쇼당 무산
B가 쇼당을 받아들인 경우
A가 8자 십 끗 패를 내놓았는데 A가 뒤집은 패가 8자라면?????
A가 내놓은 8자 십 끗 패를 B가 먹었는데 뒤집을 때 또 8자가 나와서 쌌다면????

C가 쇼당을 받아들인 경우
A가 광 패를 내놓았는데 A가 뒤집은 패가 광 패와 같은 패라면?????
A가 내놓은 광 패를 C가 먹었는데 뒤집을 때 또 광과 같은 패가 나와서 쌌다면????
A가 내놓은 광패를 B가 먹어버렸다면???

확률이 낮긴 하지만 쇼당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항상 쇼당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6. 쇼당 성립
B가 쇼당을 받아들이고 8자 십 끗 패를 먹어 점수가 났다면???
C가 쇼당을 받아들이고 비광을 먹어 점수가 났다면???

7. 쇼당의 계산
쇼당이 받아들여진 이상 A는 게임은 진행에 참여하지만 승부에서는 빠지게 된다.

쇼당이 무산됐을 경우 쇼당을 받아들인 사람은 반대편 사람에게 기본점수의 두 배를 물어준다.
B가 받아들이고 무산됐을 경우 B는 C에게 6점에 해당하는 것을 물어준다. C가 받아들이고 무산되면 B에게 6점에 해당하는 것을 물어주면 된다.

비 광 (출처 : 네이트)
쇼당이 성립됐을 경우 쇼당을 받아들인 사람에게 반대편 사람이 점수의 두 배를 물어주면 된다.
B가 받아들이고 성립됐다면 5점이 됐을 것이니 10점을 C가 B에게 물어준다. C가 받아들이고 성립됐다면 패에 따라서 4점이 됐을 것이니 8점을 B가 C에게 물어준다.

쇼당의 묘미는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A의 것까지 같이 물어준다는데 있다. 그래서 쇼당을 구사한 A는 지지도 이기지도 않은 상태가 된다. B나 C의 입장에서 쇼당을 성공하면 점수에 따라서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고, 또 쇼당을 받을 때 쇼당이 되지 않을 확률을 따져보고 받기 때문에 대체로 쇼당은 성공한다. A뿐만 아니라 B나 C에게도 쇼당은 받아들일 매력이 있는 것이다.

8. 기타 내용
쇼당은 고가 진행되던 상황에서도 구사할 수 있다.
B나 C가 기본점수가 나는 것이 가능하다면 피(껍데기)로도 쇼당을 걸 수 있다.
만약 내가 내려놓을 짝패가 이미 깔려있다면 쇼당을 걸 수 없다.(내가 먹어오게 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쇼당이 게임을 기가막히게 반전시킬 수 있는 흥미진진한 기술이 된다.
기회의 활용이란 측면에서 자본주의적 요소가 되기도 한다. 확률 등과 상대의 심리를 따져야 하기 때문에 쇼당을 거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궁극의 기술이다.

쇼당이 있기에 고스톱은 삼국지 수준의 상호 견제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쇼당은 거의 구사되지 않는데, 쇼당을 걸 기본조건이 자주 나오지 않을뿐더러 쇼당을 아는 사람도 드물기 때문이다. (쇼당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게임 참여자 3명이 모두 쇼당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가끔은 온라인 고스톱에서도 쇼당이 있다. (이미지 출처 : 네이트)

ps. 사실은 나도 이론적으로 알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구사해본 것은 두어 번 밖에 안 된다. 그것은 내가 작은 판이라도 놀음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투가 재미있다고 너무 빠져들지는 마시길 부탁드린다.

11 comments on “[화투의 기술] 궁극의 쇼당…..”

  1. 일본어로 “도리”가 “새”이고 앞에 붙은 “고”는 5를 의미합니다. 5마리, 5점이죠. ㅋㅋ

    1. 음.. 그렇군요. ㅎㅎ
      아마 처음 고스톱이 생겼을 때는 다섯 마리의 새가 그려진 화투패를 모두 모으는 것이었나봐요. (새가 그려져 있는 건 모두 다섯 장이죠.)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 음…. 전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해요. ㅎㅎㅎ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접했기 때문에 하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할 줄 아는 것 자체를 모르는 편인듯..ㅋ

  2. 쩝…쇼당의 의미는 독박을 면하게 해주는 기능이 맞습니다. 위 상황이라면 A는 고도리를 내도, 광을 내도 독박이죠? 그러니 독박을 면하게 해줄수 있는 기능이 쇼당인겁니다. 즉 B가 고도리로 날 상황이면 쇼당 받겠냐?는 질문, B는 A의 도움 없이 점수를 날 수 있다면 쇼당을 받습니다.(이게 중요함,. 흔히들 꺼꾸로 알고 있음. 님처럼). C가 쇼당을 안받는다고 하면, 그건 A의 도움으로 밖에 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즉 A는 쇼당을 쇼당을 안받는다는 쪽의 패를 내야 되는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정말로 B가 아무도움없이 나면 2사람다 돈을 내야 하고요. C가 나면 쇼다운을 받은 B가 독박이 되는 이치입니다. 기억을 위해서는 쇼다운을 받은 사람은 독박의 위험이 있다고 기억하시면 쇼당을 받는다와 안받는다의 의미를 헛갈리시지 않을겁니다. 대부분의 검색과 지식이 쇼당의 용어를 꺼꾸로 알고 있어서 한자 적습니다.

    1. 님이 뭔가 착각을 하고 계신가본데요…
      쇼당이 먼저 생기고, 독박은 90년대 들어 생긴 기술입니다. 독박을 면하기 위해 쇼당을 한다는 건 앞뒤가 안 맞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적용되긴 하겠지만, 독박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고려한다면 역시 쇼당을 독박과 연결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3. 위에 골든버그님은 님이 알고 계시는 게 착각 내지 잘못된 정보입니다.
    저는 올해(2010년) 43세이고,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른에게 고스톱을 배웠습니다만,
    그 때부터 독박은 있었습니다.

    1. 안녕하세요. 설동안 블로그 비어놨더니 방문자가….ㄷㄷㄷ 하네요. ㅎㅎ
      고스톱을 배우신 것이 저보다 한 3년쯤 빨랐을 듯 싶네요. 전 한글을 배우기 전에 화투란 것을 배웠는데, 제가 님보다 나이가 어려서요. ㅎㅎㅎㅎ
      독박이 언제 생겼는지는 이 글을 보시면 짐작하실 수 있을듯 싶네요.
      http://blog.naver.com/arima21/100000214880
      아마 기억을 잘 못하시는지 모르겠지만, 화투 좋아하시는 저희 매형 중 한 분이 어느날 독박이라는 것을 서울에서 배워다가 소개해준 것이 92~93년 경이었습니다. 이건 80년대 정치 풍자에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저도 나중에 인터넷이 보급된 뒤에 안 거지만..)

  4. 제가 대학때..그러니까 83년도에 쳤던 고스톱에서…

    독박이 있었는데요…

    뭔가 잘못 아시는게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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