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린비 출판사에서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 중 하나로 <종의 기원>을 내놓았을 때, 트위터 이벤트에 응모해서 책도 받았고, 출판사에서 진행한 저자 강연에 참가할 기회도 얻었다.
애초에 <종의 기원>이란 책이 엄청 두꺼운 책이었는데, 이걸 리라이팅한 결과도 역시나 엄청 두꺼운 책이 됐다. (이걸 언제 다 읽나 싶을 정도로….)
저자 강연을 듣고 있는데, 저자는 그대로 활자로 옮기면 책이 될 것 같은 말을 했다. 그런데 그린비 출판사가 정말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라는 사람은 서울대 종교학과 출신으로, 창조론자라는 느낌이 진하게 배어났다. 그러니까 [종의 기원]이란 게 진화론이 출발한 책인데 그걸 창조론자에게 뜯어고치라고 한 셈이다. 결국 나는 집에 와서 책과 강연에 대한 리뷰를 쓰지 않고, 이 책은 읽기가 매우 위험한 책이라는 포스트를 블로그에 올렸다. (아래는 당시 강연을 들으며 내가 적었던 메모)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내 글을 본 다른 생물학 전공 블로거들이 엄청 정밀하게 분석한 글이 있다. 난 이 책은 끝끝내 안 읽었다.
몇 년 지난 쥐박이정권 시절에, 이 책의 저자가 창조과학부(이전의 교육부)에 고위 임원(?)으로 입명됐다는 뉴스를 봤다. 그리고 입명된 뒤 3 년만에 창조과학도 생물 교과서에 넣겠다는 소리를 한 것이고…… 괜히 이름을 창조과학부로 바꾼 게 아니었던 것이다.
ps.
덕분에 과학교과서를 전부 재개편하여 오류를 줄이는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