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년 가장 웃긴 영화 [김씨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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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년을 대표하는 영화를 꼽으라면 어떤 영화를 꼽을 수 있을까?

1 월의 최악의 상황을 넘어서 흥행몰이에 성공한 <워낭소리>에 이어 작품성이 좋았던 <마더>, <박쥐>, <김씨표류기>, <킹콩을 들다>, <국가대표> 가장 최근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Avatar>까지 있을 것이다. 관객수 1 위 <해운대>나 Pixar의 <UP> 등 말 많고 기대되던 몇몇은 기대에 못 미쳤고, <터미네이터 4>같은 작품은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역시나 별로였다. 결국 미국영화 대부분이 최악의 결과를 보인 건 정말 오래간만이 아닐까 싶다. 특히 <2012>와 <노잉>의 경우는 종교관을 세뇌시키려 한 죄로 최악이라 평가…. (참고로 난 교회에 나간다. 하지만 강제로 타인에게 종교를 주입하려 하는 건 반대한다.)

<워낭소리> 탓도 있고, 또 영화 완성도가 높다는 이유로 독립영화로 <낮잠>과 <똥파리>가 언론을 탔으나 보지 못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겠고….. 아직 <Avatar>를 보지 못해서 정확한 평을 내리지는 못하겠는데 아무튼

<워낭소리>가 가장 가슴 찡한 영화로, <김씨 표류기>가 가장 웃긴 영화로, <Avatar>가 가장 화려한 CG를 사용한 영화로 꼽히지 않을까 싶다. 2009 년 극장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다양성을 추구한 한국영화 vs 진부한 헐리웃 시리즈물의 대결에서 승리한 한국영화”

정도로 평해야 할듯 싶다.

그러고 보니 내가 꼽고 있는 영화 세편 모두 감상문을 쓰지 못한 것이 특징….
“그저 그랬다” 또는 “나빴다”는 영화들 중심으로 후기를 쓴 것 같아서 아쉬움만 남긴다. (공개하지 않은 일기 형식의 감상문들이 많아서 그렇다.)


<김씨 표류기>Castway on the moon는 사채빚과 실직 때문에 한강 다리에서 투신했다가 황당하게 한강 밤섬에 불시착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짧게 나오는 남자의 과거 회상은 사실상 우리나라가 잘못된 교육방식에, 취업이라는 굴레에, 배우자가 갖는 간판에 얼마나 구속된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지를 간단하게 보여준다. 불과 몇 초 안 되는 회상 장면으로 보여주는데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우리가 이미 모든 문제가 자기에게 기인한 것이고, 고칠 수 있으나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거기다가 밤섬에 사는 주인공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훔쳐보는 여자 주인공은 은둔형 외톨이다. 학교에서부터 왕따당하면서 타인과 소통을 거부하며 살아온 여자 주인공은 부모와의 의사소통도 거부한 채 오직 혼자만의 생각으로 인터넷의 거짓된 자아만 성장시키면서 살아간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자신의 성장은 더딜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둘은 현대 사회 대중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단절되어 버린 세상 속에서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경제적 사각지대, 의사소통의 사각지대에 놓은 인물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왔고,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도 이야기하는 듯…. 그 끝에는 소통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공간적 배경인 밤섬은 <괴물>이 활개치던 바로 그 섬이 아니던가?? 시간적 배경은 옥수수가 성장하는 것을 봤을 때 4 월 ~ 7 월까지인 것 같다. 영화 컨셉 자체는 옛날에 나왔던 고속도로 중앙분리대에 잘못 떨어져서 거기서 사람들이 버린 음식과 쓰레기로 생활한다는 카툰(만화)을 좀 더 그럴듯하게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암튼 특별한 스토리는 없지만 영화는 재미있다.
『노인과 바다』가 별다른 스토리 없이도 흥미진진해서 끝까지 재미있는 것과 비견된다고나 할까? 아마도 배경 자체가 재미있었던 것 같다.

특히 남자 주인공이 밤섬에 갖힌 직후 걸려오는 SKTelecom의 홍보성 광고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영화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전달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더군다나 영화감독이 SKT의 안티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의 옥의 티가 있다면 밤섬의 사루비아에서 꿀을 따먹는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사루비아의 씨앗은 우리나라에서는 야생에서 발아하지 못하므로 화단이 아니면 못 산다. 따라서 사루비아 대신 꿀풀로 촬영했어야 했다. (그래도 내용은 똑같았을 텐데…)

또 여자주인공의 카메라 렌즈가 아무리 좋아도, 한강변 아파트에서 밤섬을 관찰하는 건 무리가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암튼 영화를 보면서 ‘나도 밤섬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남녀주인공인 정재영과 정려원의 연기도 좋았다.

이 글의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검색

2 comments on “2009 년 가장 웃긴 영화 [김씨 표류기]”

  1. 렌즈는 니콘의 MF 50-300㎜이라고 하더군요.. 기껏해야 300mm 망원인데… 그 정도 줌은 절대 불가능…. 수동렌즈인데..(설사 자동렌즈라고 하더라고..) 영화에서 처럼 빠른 움직임은 거의 불가능…

    1. 영화에서는 자동렌즈로 나오던데요… 영화에서 여러 렌즈를 갖추고 있던데 그 중 하나의 모델만 알려진듯 싶네요.
      암튼 그정도의 망원줌을 하려면…. 바디 교체식 렌즈를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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