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 자료/원소 자료] 4. 헬륨(He)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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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날 : 2004.04.04

헬륨에 대해서 알아본다. 사실 내용이 너무 어려워질까 겁이 나는 주제다. 내가 쓰고 나도 몰라보면 어쩌지???

1. 헬륨의 발견경위….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물리학자들은 분광학을 크게 발전시켰다. 그리고 분광학을 통해서 별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분광학이란 프리즘을 통해서 빛을 분해하고, 그 분해된 빛의 파장과 강도의 관계를 이용해서 빛을 발산한 물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분광학의 첫 번째 과제는 지구상의 물질들을 분광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 과제는 이를 새로운 세계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지구상의 알려진 대부분의 물질에 대한 분광이 끝나갈 즈음인 1868 년에 프랑스의 천문학자인 Pierre-Jules-Cesar Janssen(1824∼1907)이 인도에서 개기일식 때, 태양의 스펙트럼을 찍어서 분석했는데, 그때까지 누구도 알아내지 못한 새로운 스펙트럼선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 원소를 ‘태양’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helios’로부터 헬륨(helium)이라고 불렀다.


2. 이상기체에 가장 근접한 실제 기체

이상기체의 중요 요건은 두 가지가 있다. 기체를 구성하는 원자의 부피가 없을 것과 원자들 사이에 힘이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상기체의 움직임은 상태방정식을 만족하게 된다. 상태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P V = n R T

즉, 압력×부피 = 기체 몰 수×기체상수×절대온도 관계이다.

실제 기체는 이상기체와 같이 반응할 수 없다. 실제 기체는 원자 혹은 분자 하나하나가 부피를 차지하고, 원자 혹은 분자들 사이에 (어떠한 종류의 힘이든지) 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래서 두 가지 방향으로 연구를 해 왔는데, 하나는 이상기체에 근접하는 실제기체를 찾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실제기체가 반응하는 방정식을 찾는 것이었다.

이상기체와 가장 근접한 반응을 하는 기체는 헬륨이다. ‘온도’와 ‘압력과 부피의 곱’의 관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헬륨은 비례한다. 물론 기울기가 아주 작으므로 이상기체를 위한 연구에 가장 적합한 기체라고 볼 수 있다.
헬륨 이외에 이상기체에 가장 가까운 기체는 분자량이 가장 작은 수소인데, 수소는 비례하지 않고 온도가 낮을 때는 좀 내려가다가 온도가 올라가면서 점차 비례하게 상승한다. 수소기체도 이상기체를 위한 연구에 사용될 수 있는데, 낮은 온도에서는 사용될 수 없다. 아주 온도가 낮을 때에 불규칙하게 변화하는 것이 불균일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기체의 상태방정식 그래프

실제 기체의 반응 방정식은 많이 알려져 있는데, 가장 유명한 반응식은 반데르 발스의 상태방정식이란 것이 있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간단하고 사용하기가 편하다.
반 데르 발스는 기체와 액체의 상태에 대한 논문으로 1910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의 연구는 극저온에서의 물질의 연구와 현재 박막 제작에 많이 쓰이는 흡착 등에 대한 논문으로 유명하다. 밑의 식이 반데르발스의 상태방정식이다.

n:기체의 몰수, R:기체상수, T:온도(K), P:압력, V:부피, b:기체분자 1개의 부피, a:상수

여기서 기체 종류에 따라서 a, b 값이 틀려진다.

3. 기체 중에 밀도가 가벼워 풍선에 이용되는 원소

헬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놀이공원에서의 알루미늄 풍선일 것이다. 아이들이 들고 다니다가 놓치면 하늘로 두둥실 날아 올라가는 풍선에는 헬륨가스가 들어있다. 이 알루미늄 풍선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주글주글 해지다가 결국 하늘로 날아오르지 못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헬륨이 점차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왜 헬륨이 빠져나갈까??? 장사꾼들이 한 번만 사용할 수 있게끔 헬륨을 빠져나가게 만들기 때문이다는 농담이고, 왜 그런지는 뒤에 살펴보자 ^^*.

헬륨의 가장 잘 알려진 특징 중 한 가지는 바로 밀도가 작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리가 가볍게 들린다. 여러분도 한두 번쯤은 헬륨풍선에서 헬륨을 마신 뒤에 이야기하면 아이의 목소리나 여자의 목소리(여성이라면 소프라노 목소리)가 나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는 기체의 중요 특성인 에너지 분배의 법칙과 온도가 일정하면 기체분자의 특징에 관계없이 그 기체분자가 갖는 평균에너지는 일정하다는 법칙이 작용된다. 어차피 하나의 헬륨원자나 일반 공기분자(거의 질소나 산소 분자)가 갖는 평균에너지가 같다면 그 분자가 갖는 속도는 다음 관계식을 만족할 것이다.

M(질량)이 작다면 V(속도? 속력?)가 클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사람의 성대라면 성대 안에서 흐르는 소리의 속도는 더 무거운 일반 공기분자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헬륨 원자에서 더 빠르다. 그러면 공명을 많이 하게 되고(성대 안을 소리가 왕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서 단위시간(1 초) 동안 더 많이 왕복한다…), 결국 목소리가 높은 주파수로 변하는 것이다. 다 아시겠지만 한 번 계산해 보면….

질소 원자는 원자량이 14이고, 산소는 16이며, 이 두 기체는 2원자분자이므로 각각의 분자량은 28~32가 될 것이다. 공기 구성성분이 “질소 4 : 산소 1” 정도이므로 평균적인 공기분자의 분자량은 28.8이 되며, 헬륨의 분자량(4)보다 약 7배 정도 더 무겁다. 헬륨원자가 성대에 차게 되면 일반 공기보다 소리의 속도가 약 2.5 배가 되며, 그만큼 진동수가 늘어난다.

내가 이 글을 쓰면서 걱정하는 것은 지나친 장난은 여러분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헬륨은 기체이며, 보통의 공기 중에도 존재하지만(성분비 0.1% 미만) 여러분이 호흡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헬륨을 짧은 시간에 과도하게 흡입할 경우 몸의 일부(특히 뇌) 혹은 전체에 치명적인 산소결핍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3 년에 한강 둔치에 떨어진 애드벌룬 속에 장난친다고 들어갔던 아이 5 명이 한꺼번에 질식사 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절대로 어린이들끼리 할 실험은 아닌 것이다. 쓰러지기 전에 어느정도 답답함을 느끼긴 하지만 사전지식이 없다면 위험하단 생각을 하기 힘들다. 꼭 어른들을 동행하여 실험할 것을 부탁한다. 그래서 시중에서 파는 대부분의 헬륨풍선은 산소가 20% 포함되어 있다. 이는 풍선의 효율성은 떨어지만 잘못하여 헬륨을 마시고 질식사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4. 화학적 안정성

헬륨이 0족 원소라는 것은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헬륨은 수소기체 이외에 가장 가벼운(밀도가 낮은) 원소이며, 어떠한 다른 원자들과도 결합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자기들끼리도 결합하지 않고, 혼자 떨어져 있기 때문에 1원자 분자를 이룬다. 이러한 성질은 0족 원소들의 공통적인 특징인데 이러한 성질을 갖는 것은 헬륨 이외에도 네온(Neon, Ne)이 더 있다.

램지(William Ramsay)에 의해 0족 원소인 아르곤(Ar)이 처음 발견된 1894 년까지만 해도 0족 원소는 절대로 다른 원자와 결합하지 않는다고 생각되었다. 이 생각은 잘 맞아 떨어졌고, 1960 년대까지는 정설로 전해졌다. 하지만 1960년대 말부터 우연히 0족 화합물이 발견되어 현재에는 꽤 많은 화합물이 알려지게 됐다. 0족 원소인 아르곤(Ar), 크립톤(Kr), 크세논(Xe), 라돈(Rn)은 특별한 환경(온도와 압력이 상온(300K), 상압(1atm) 상태에서 벗어났을 때….)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Xe 화합물

이런 반응을 한다. 그 이외의 원소의 화합물이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보기 바란다.

5. 동위원소가 질량 3과 4뿐인 원소

동위원소는 질량이 다른 같은 종류의 원소, 즉 중성자의 개수가 다른 원소들을 말한다. 헬륨은 질량이 3과 4인 안정적인 동위원소가 있다. (그 이외의 동위원소도 발견됐지만, 매우 불안정하여 순식간에 분열해 버린다.)

보통 착각하기 쉬운 원자핵의 모형

원자질량 3인 것은 양성자 2 개와 중성자 1 개, 4인 것은 양성자 2 개와 중성자 2 개로 구성된다. 이들의 핵 구조를 잠시 살펴보면 재미있는 양상이 나타난다. 핵을 구성하는 입자들은 중력, 전자기력, 강한 상호작용(강한 핵력, 강력이라고도 불린다.)의 영향을 받는다. 여기서 중력은 너무 미약하여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생략한다면 전자기력과 강력이 원자핵의 구조를 만든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전자기력은 같은 전하를 띈 입자들끼리는 척력이 작용해 밀어내고, 다른 전하를 띈 입자들끼리 인력이 작용해 당긴다. 원자핵 내에서 전자기력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양전하를 띈 양성자들 뿐이므로 척력으로만이 작용할 수 있다.
강한 상호작용은 핵자들 사이에서 작용되는데, 너무 가까우면 척력으로 밀어내고, 너무 멀어지면 인력으로 당기는 특이한 힘이다. (그렇지만 너무너무 멀어지면 인력도 척력도 작용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강한 상호작용은 핵자들의 위치를 어느 정도 고정시키게 만든다. 그러나 원자핵의 크기가 커지면 같은 원자핵 안의 핵자들끼리도 강한 상호작용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가 있다. 이는 원자핵붕괴가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헬륨3(질량이 3인 헬륨 원자핵)의 경우에는 세 개의 핵자가 서로 강한 상호작용으로 당기고 있으며, 이보다 약한 전자기력이 두 양성자를 밀어내려고 하고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이등변삼각형의 모양을 띄게 된다.
헬륨4(질량이 4인 헬륨 원자핵)의 경우에는 네 개의 핵자가 서로 강한 상호작용으로 당기고 있고, 두 개의 양성자 사이에는 강한 상호작용보다 약한 전자기력이 밀어내려 하고 있다. 이 네 개의 핵자가 취할 수 있는 모양은 정사면체의 각 꼭짓점에 핵자들이 위치하는 것인데, 이 중 두 양성자 사이에서만 전자기력(척력)이 작용하므로 모양은 한 변이 늘어난 정사면체와 비슷하게 보일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서 정확히 핵자의 위치를 말할 순 없고, 핵자의 존재확률이 높은 곳을 연결했을 때의 모양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렇게 원자핵의 모양을 생각하면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원자핵의 모양은 헬륨3의 경우 정삼각형, 헬륨4의 경우 정사면체가 된다. 이를 이해하려면 강력의 성질을 알아야 한다. 간단하게 강력이 전자기력에 의한 반발력을 골고루 분신시킨다고 생각해라. (강력에 대해서는 따로 공부해야 한다.)


질량3과 질량4인 원자핵이 중요한 이유는 저온물리학을 연구할 때에 나타나게 된다.
핵자들(양성자, 중성자)은 스핀이란 물리량이 1/2이다. 이 핵자들의 스핀의 합이 원자핵의 스핀의 합을 만드는데, 질량 3의 헬륨 원자핵의 경우에는 -3/2, -1/2, 1/2, 3/2 의 네 가지 상태를 띌 수 있다. (대부분 1/2와 -1/2만 생각한다.) 반면 질량 4인 헬륨원자핵은 -2, -1, 0, 1, 2의 다섯 가지 상태를 띌 수가 있는데, 이 두 경우를 비교하자면 하나는 분모가 2인 분수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정수인 형태이다.
이 두 상태를 각기 페르미온과 보존이라고 부른다. 스핀이 분모가 2인 분수 형태를 띄는 물질의 상태 해석을 페르미와 디랙이 연구하여 페르미-디랙 통계를 만들었으며, 스핀이 정수인 물질의 상태 해석은 보즈와 아인쉬타인이 연구하여 보즈-아인쉬타인 통계를 만들었다. (보즈는 인도 물리학자인데, 보존의 상태해석을 연구하여 아인쉬타인에게 보냈다. 아인쉬타인은 그 연구를 보고 틀린 몇 곳을 수정하여 발표했다.) 그래서 이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페르미온과 보존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 두 가지 물질은 물리적 특징이 서로 크게 틀리다.

마찬가지로 헬륨은 질량3과 질량4인 원자핵에 따라 물리적 특징이 차이가 난다. 상온, 상압의 경우 기체의 상태이므로 쉽게 구분되지 않지만, 극저온, 고압에서는 액체나 고체의 상태를 띄므로 위의 두 가지 차이점이 크게 다르게 나타나게 될 수 있다. 그래서 한쪽 질량의 헬륨에서 새로운 현상이 발견되면 다른쪽 질량의 헬륨에서도 그 현상이 발생할지를 물리학자들은 항상 주목한다.
자세한 것은 복잡하고 어려우므로(사실 글쓴이도 잘 모르므로 … ^^) 생략하기로 한다.

6. 초유체 현상

초유체 현상은 실험에 앞서 이론으로 먼저 예언된 현상으로 유명하다. 더군다나 현대에 이루어진 이론적 연구 치고는 비교적 쉽고 재미있는 수학으로 계산되어 있다. (쉽고 재미있다고 해봤자 대학교 물리학과 4 학년 학생들이 이해하기에도 무리가 많이 따른다. ㅎㅎㅎㅎ) 그 이론적 배경을 간단히 살펴보자.

우선, 물질 내부의 에너지는 각각의 물질이 갖고 있는 에너지와 물질 구성물 사이에 존재하는 에너지(이 초유체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이 에너지를 그냥 에너지로 부르겠다.)의 총합을 말한다. 헬륨의 경우, 각각의 헬륨분자가 갖고 있는 에너지는 온도만 일정하다면 거의 일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헬륨 원자의 경우 3KbT/2만큼 고유 에너지를 갖는다. Kb는 볼츠만 상수) 물체 내의 에너지는 온도 변화만을 생각해도 그 물질의 내부의 총 에너지 변화를 생각할 수 있다.

유체는 쉽게 흐르는 성질을 띠는 물질이다. 흔히 액체와 기체를 말하고, 유리나 엿같이 녹는점이 불분명한 유리질 물질도 있다. 이런 유체들은 점성을 갖고 있다. 점성이란 유체의 구성물(분자)들 사이에서 존재하는 인력 때문에 나타나는 유체 내부 마찰이다. 점성 때문에 생기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떡을 꿀에 찍어먹을 때에, 떡에 뭍은 꿀은 끊어지지 않고 길게 늘어지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점성이 있는 유체는 움직일 때 운동에너지를 마찰열로 바꿔버리고는 결국 멈춘다. 흐름이 멈추는 물질이 곧 평범한 물질이다. 꿀이 길게 늘어지는 것도 멈추려는 성질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을 물리학 용어로 표현하면 이렇다. 물질이 이렇게 변하는 데에는 에너지는 적게, 엔트로피는 높게 변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다. 그래서 자동차가 가다가 엔진이 멈추면 멈춰서고, 아이스하키의 퍽을 치면 멀리 미끄러지다가 멈추게 된다. 자연의 움직임이 에너지와 엔트로피라는 두 가지 물리량에 의한 변화경향이 상반되는 정지한 상태로 변해가는 것이다.

그런데 물질 안에 포함된 구성물질이 속도가 빨라져야 에너지가 줄어든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속도가 빨라지면 에너지도 증가하고 엔트로피도 증가해 모두 증가하므로 점점 더 빨라지게 된다. 아무것도 이것을 멈추게 만들 수 없다. 즉 점성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점성이 없는 상태, 그것을 우리는 초유체 현상이라고 부른다.

점성이란 유체(특히 액체)의 구성물들 사이에서 존재하는 인력 때문에 나타나는 유체 내부 마찰인데, 그것이 없어진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액체 헬륨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이론적으로 예측됐고, 실험에서 실제로 관측됐다.

헬륨의 에너지와 온도 사이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에너지는 거의 온도에 따라 변한다. 그런데 위의 이상기체의 상태방정식 그래프에서 헬륨의 경우 0 K 근처 온도에서 곡선부분이 있다고 적어놓았다. 이걸 크게 그리면 다음 그래프와 같다. 이 그래프의 2.3 K 미만 온도 구간에서 온도가 올라가면 에너지가 줄어드는 구간이 있다. 이 상태에서 뭔가 신기한 현상이 일어난다.

액체헬륨의 분자당 에너지

2.3 K 미만의 온도에서 헬륨분자들 간의 속도가 증가할 때에 이들 사이의 에너지가 감소하고, 결국 이 구간 속에서는 액체는 흐름을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인다. 이 현상을 헬륨의 초유체 현상이라고 한다. 이걸 점성이 없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초유체 현상이 나타난 헬륨은 점성이 없으므로 길게 늘어지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 물질은 뚝뚝 방울져서 떨어져내린다.

초저온 현상을 연구할 때 초유체현상이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초유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통제가 쉽지 않다. 초유체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비열이 급격히 바뀌고, 열전도성도 무한대에 가깝게 바뀐다. 그래서 대부분의 저온실험은 2.3 K까지만 진행된다.

또 초유체 헬륨은 어지간한 그릇에 담아놓을 수도 없다. 그릇에 담아놓으면 그릇 벽을 타고 올라가서 결국 그릇의 밖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초유체 헬륨을 보관하려면 완전히 밀폐된 용기에 넣어야 한다. 아주 작은 구멍 하나만 있어도 빠져나간다.

그 밖에도 초유체 현상은 아주아주 재미있는 현상을 많이 일으키는데, 이는 글의 범위를 넘어가므로 생략한다.

7. 초고체(supersolid, 초유동성 고체)

초고체(supersolid)는 일정한 결정구조를 유지하는 고체의 특성을 가지면서도 내부의 원자들이 다른 원자들 사이를 흐르는 새로운 물질을 말한다. 이때의 상태는 점성 없는 초유체(superfluid)처럼 원자들 간에 전혀 저항이 발생하지 않는다. 출근길 사람들로 꽉 찬 지하철에서 오와 열을 딱딱 맞춘 사람들이 주변 사람과 전혀 부딪히지 않고 미끄러지듯 출구로 빠져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이 현상을 발견한 김성은 씨는 모제즈 찬 교수와 함께 헬륨-4 기체를 유리디스크에 넣고 대기압의 62 배인 고압상태에서 냉각시켜 고체 결정 상태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유리 디스크의 온도를 낮춰가며 회전시켰더니 절대온도 0.175 K에서 갑자기 잘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참고로 초유체 현상은 헬륨-3과 4를 2.176K까지 냉각시켜 액체로 만들었을 때 발생한다.

공깃돌들이 놓인 접시를 용수철에 매달아놓고 진동시킬 때 공깃돌이 가벼울수록 움직임이 더 빨라진다.(진동수가 더 증가한다.) 만약 접시 위의 공깃돌 일부가 다른 공깃돌이나 접시 위를 떠다니기 시작하면 접시의 무게가 줄어들면서 진동이 빨라질 것이다. 헬륨 결정 내 원자의 일부가 초유체처럼 다른 원자들 사이를 흘러 다니기 때문에 유리 디스크의 질량이 줄어든 것처럼 움직임이 빨라진 것이다.

초고체의 연구결과 발표 1 년 후 초기체도 발견이 됐다. Li이나 Be의 증기를 냉각시킬 때 초고체나 초유체와 같은 현상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8. 어디서 얻을 수 있고,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가?

지구는 중력이 약해서 수소와 헬륨은 우주공간으로 빠져나간다. (물론 공기 중에 아주 소량이 존재하긴 한다.) 그러면 실험실, 병원, 놀이공원 등에서 사용하는 헬륨은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이 답은 광산이다. 우라늄이나 라듐 등을 캐낸 폐광산 속에서 헬륨이 끊임없이 뿜어져 나온다. 어떻게????????

방사능 덕분이다.

방사능 중에 알파선은 양성자 2개와 중성자 2개로 구성된 헬륨원자핵이다. 방사성 동위원소가 질량과 원자핵 내의 전하량을 모두 줄이면서 안정될 때 방출된다. 이 알파선이 에너지를 잃으면 어떻게 될까? 정지상태에 가까와지면 주변의 원자에서 전자를 빼앗아서 원자를 형성한다. 이 원자는 일반적인 헬륨원자와 같다. 심지어 헬륨3과 헬륨4의 동위원소비도 우주에 그냥 있는 헬륨과 방사능에서 발생한 헬륨이 거의 같다고 알려져 있다. 폐광산에서 헬륨을 계속 얻을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또한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곳은 천연가스 속이다. 실제로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헬륨은 광산보다 천연가스에서 얻은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런데 천연가스에서 헬륨이 풍부하게 있는 이유는 글쓴이도 모르겠다. 천연가스에서 헬륨이 얻어지는 특성 때문에 일어난 사고가 힌덴베르크 폭발사건이다.

독일은 1938 년 올림픽을 앞두고 홍보용으로 힌덴부르크라는 초대형 비행선을 만든다. 힌덴부르크는 헬륨을 이용한 비행선이었다. 그러나 당시에 미국은 독일을 적국으로 지정하고, 군수물자 수출을 금지했다. 그리고 이 군수물자에 헬륨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헬륨을 생산하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했다. 미국은 당시 전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97% 정도를 혼자서 생산했다. 헬륨은 그 천연가스전 중에서도 딱 한 곳으로부터만 얻어지고 있었다. 따라서 미국이 헬륨 수출을 금지하자 독일은 헬륨을 확보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헬륨 대신 수소를 쓰기로 한다. 수소는 폭발위험이 매우 높다. 이전에 열기구에서도 수소가 쓰인 적이 있었는데, 몇 번의 폭발로 기구조종사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생긴다. 그 뒤로 열기구에 수소가 쓰이지 않게 됐다.
그런데 독일은 비행선에서는 충분히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결국 실패했다. 1937 년 미국에 도착한 힌덴부르크 호는 20세기 최악의 사고를 내면서 첫 비행에서 사라진다. 승객과 승무원 97 명 중 승객 13 명과 승무원 22 명이 숨졌다.-_-

그럼 헬륨을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헬륨은 보관하기가 매우 어렵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헬륨의 알루미늄 풍선은 헬륨을 점차 잃어버린다. 알루미늄 풍선 장사가 일부러 구멍을 내서 헬륨이 빠져나가게 만드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헬륨원자는 너무 작고, 다른 원자와 상호작용도 거의 안 하기 때문에 알루미늄 원자나 고무분자 사이를 헬륨이 비교적 자유롭게 지나다닌다. 그래서 풍선 안의 헬륨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당연히 풍선 밖 공기중에는 헬륨이 거의 없으니 풍선에 헬륨이 자동으로 차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헬륨 안에 풍선을 넣으면 다시 찰까?)

그렇다면 헬륨을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헬륨이 마음대로 다닐 수 없는 물질을 용기로 만들면 된다. 어떤 물질이 그렇냐고??? 그건 구리 정도라면 이해가 될 것이다. 물론 구리만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구리만큼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물질이 없다.

ps. 가끔 광고나 신문기사에서 자연에서 방출되는 방사능의 양보다 상품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더 적다면서 방사능이 적다고 표현한다. 진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정말 배를 부여잡고 웃을만한 사기이다. ㅋㅋㅋㅋ

9. Big Bang 때 생성된 헬륨의 양과 Neutrino 종류 수

서울대의 한 물리학과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Big Bang에서 우주의 식는 속도와 헬륨의 존재 비율을 정략적으로 계산한 결과 Neutrino의 종류가 3 종류 혹은 4 종류일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4 종류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률이 매우 낮아서 보통 3 종류라고 생각된다. 이 연구는 현재 우리 우주를 구성하는 입자의 종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리고 이 연구는 현재의 표준모형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렙톤은 위에서 이야기한 전자, 람다, 타우 입자들과 이들과 짝을 이루는 3가지 뉴트리노로 알려져 있고, 쿼크는 또다시 이들과 짝을 이루는 업, 다운, 참, 스트레인지, 바톰, 톱의 6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들 쿼크와 랩톤들은 반물질들이 존재한다. ^^*

10. 헬륨의 이용

헬륨은 주로 주변의 기체분자들과 반응하지 않아야 하는 환경을 조성할 때 사용된다.
반도체의 박막을 만들거나 먼지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때에도 사용된다. 헬륨 혹은 아르곤(Ar)을 사용하는 이유는 진공을 만드는 것보다 더 쉽게 다른 물질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진공으로 만들 때 작은 구멍이 있다면, 압력차이 때문에 그 구멍으로 다른 기체분자가 많이 들어올 것이다. 반면 헬륨원자나 아르곤 원자가 있다면 압력차이가 그리 크지 않으므로 그리 많이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또한 헬륨을 사용하는 주된 용도는 실험실용 초전도체나 의료용, 혹은 그 이외의 용도를 위한 저온을 얻기 위해서 사용한다. 액체 헬륨의 끓는점은 약 4 K이므로 4 K전후의 온도를 얻기 위해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약간의 기술을 가미한다면 2 K 정도의 온도도 얻을 수 있다. 2 K보다 낮은 온도를 얻기 위해서는 아주 어려운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약 2.3 K에서 헬륨이 상전이를 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초유체 현상도 이 부근에서 발생하게 된다.)

헬륨의 또 다른 주된 용도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되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것은 글쓴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우리 생활에서 헬륨의 사용처는 헬륨레이저를 들 수 있다. 빛은 붉은 색을 띄게 되는데, 네온 레이저보다는 노란색에 가깝다.

용접할 때 용접 부위의 산화를 막기 위해서 사용된다. 용접은 고온에 의해서 이루어지므로, 그냥 공기 중에서 하게 되면 용접부위 주변이 산화하게 된다. 이때 주변을 헬륨을 다량 공급해 주게 되면 금속의 산화를 막을 수 있다.


이상으로 헬륨에 대한 글을 마치도록 한다. 장장 일주일 넘게 기획했고, 7 시간 넘게 글을 썼다. 물론 처음 예상했던 대로 너무 어려운 글이 되어버렸다. 그런데도 꼭 넣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생략한 것이 있어서 나름대로 아쉽다.

공부하여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기를 고대한다.

뱀발 : 참고내용
1. 액체 헬륨의 특징 : 고전열성 – 왜 그런지 확인이 안 됨
2. 액체 헬륨의 끓는점은 4.21K(-268.94℃)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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