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 왕국의 거인 – 일본왕개미 (Camponotus japonicus)

일본왕개미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미입니다. 워낙 많이 살기도 하지만, 커서 눈에 잘 띄기 때문입니다. 개미의 적은 개미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개미가 생존력이 엄청나게 강한데도 일정정도 이상 수가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다른 개미의 견제를 받기 때문이라고 하죠. 이는 어떤 개미에게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일본왕개미의 천적도 역시 개미입니다.

가시개미(Polyrhachis lamellidens)는 처녀개미가 여왕개미가 될 때, 일본왕개미 일개미의 페로몬을 복사해서 자기 몸에 풍기게 하여 자기를 죽이지 않게끔 만든 뒤에 일본왕개미 집에 침입합니다. 다시 일본왕개미 여왕개미의 페로몬을 복제하여 자기 알을 낳아 차츰 수를 늘리고, 어느정도 이상 세가 확보되면 일본왕개미 여왕개미를 죽게 만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기가 직접 죽이는 게 아니라, 일개미들에게 죽이라고 시킨다더군요. ^^;

제가 사는 곳은 다른 곳보다 일본왕개미가 별로 안 보이는데, 그게 아마 부근에 가시개미의 거대한 둥지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가을만 되면 수백 마리의 가시개미 처녀개미가 날아다니는 통에, 작은 일본왕개미 둥지는 베겨나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왕개미의 작은 일개미

일본왕개미의 큰 일개미. 정말 빨라서 사진 찍기 힘들다.

일본왕개미는 우리나라에 사는 개미 중에 가장 큰 개미입니다. 몸 길이는 1 cm 정도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정말 두리뭉실합니다. 위 사진을 보면 큰 것(아래 사진)은 1 cm  정도, 작은 것(위 사진)은 8 mm 정도 됩니다. 여왕개미는 1.5~2 cm 정도입니다. 가시개미 여왕개미와 크기가 비슷합니다. (생각해보면 크기가 3 mm 밖에 안 되는 주름개미도 여왕개미는 크기가 비슷하네요.)

아래는 경상도 안동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수준은 똑딱이였으니까 기대하지 말길 바란다. 아무튼 아래 사진의 오른쪽에 큰 일개미가 보인다. 왼쪽의 일개미가 보통 볼 수 있는 작은 일개미인 걸 고려하면, 오른쪽의 일개미는 2 cm 정도 크기라는 걸 알 수 있다. 지나치게 크다. 어디에도 이렇게 큰 일개미에 대한 기록을 본 적이 없어서 아직까지 미궁에 남아있는 사진이다.

수캐미가 처녀비행을 준비하며 밖으로 나올 때를 기다리고 있다.
입구 주위에는 일개미와 큰일개미가 수캐미들이 나오지 못하게 지키고 있다.

ps.
참 이름이 마음에 안 듭니다. 제게 이 개미의 이름을 지으라고 시켰다면 ‘금개미’라고 지었을 텐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