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어리염낭거미 (Cheiracanthium taegense) – 대롱대롱 거미줄에 옥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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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지막한 염낭거미가 둘레길 난간에 쳐진 산유령거미 거미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이미 다리도 네 개나 잃은 상태였다. 사진을 찍으며 확대해 보니, 머리가슴 윗부분에 균혈(?)이 보였다. 사진을 다시 찍어 확인해 볼 정도였다. 난 염낭거미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서, 사진 몇 장을 찍은 뒤에 유령거미를 찍기 위해서, 거미줄에서 떼어서 난간 기둥 아래쪽 연결부위에 놓았다. 그런데….. 놓자마자 숨기 위해 막 기어가려고 애썼다.^o^;

염낭거미가 이곳에 있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염낭거미는 주로 벼과 식물에 산다. 알도 대부분은 벼과 식물의 잎을 말아 염낭(주머니)처럼 만들고서 낳는다. 따라서 벼과 식물은 물론이고, 딱히 알집을 만들 식물이 보이지도 않는 숲속은 염낭거미가 있을만한 곳이 아니었다… 그것도 암컷은 더더욱……

어떻게 된 것일까?

이 염낭거미는 술에 취한 것마냥 비틀거리며 어딘가에 숨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촬영이 끝날 때까지 난간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이유 중 일부는 내가 촬영하려고 조금 옮겨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된 이유는 몸이 많이 안 좋았기 때문이었다.)

촬영이 끝난 뒤에, 이 염낭거미를 주변의 작은 관목에 옮겨주었다.
잘 지내라는 말은 못하겠다. 그래도 뭔가에 잡아먹히지 않고, 편히 죽었으면 좋겠다.

ps.
산유령거미는 이런 녀석이다.

산유령거미 (Pholcus crypticolens)

전형적인 불규칙한 거미줄을 치는 원시적인 종이며 산 속에 산다. 개체수는 매우 많다. 크기는 몸길이가 5 mm도 안 되게 매우 작으며, 암수의 몸크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3 comments on “대구어리염낭거미 (Cheiracanthium taegense) – 대롱대롱 거미줄에 옥거미-♬”

  1. 안녕하세요. 저는 한 거미의 정체에 대해 찾아보고 있습니다.
    이 거미는 축 쳐진 거미줄을 가지마다 형성하고 시간이 지나면 거미줄이 구불구불해집니다.
    이 페이지를 방문하시고 어떤 거미인지 알고 계신다면 이메일로 답변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https://theriaca01.org/record-21-09

    1. 말씀하신 거미줄의 종류는 알 수 없습니다.
      애초에 사냥줄을 저렇게 치는 종(예를 들어 접시거미류나 갈거미류나 응달거미류)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거미가 주로 활동하면 저런 거미줄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깡충거미가 자주 오가는 곳에도 저런 거미줄이 생겨요. (물론 생긴 건 조금 더 팽팽하므로, 올리신 사진의 거미줄이 깡충거미 거미줄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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