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옷을 입은 육니청벌(Chrysis principalis Smith)

엄청 화려한 모양새의 육니청벌. 우리나라 벌레 중에 손에 꼽히는 외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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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뒷산에 갔을 때, 군부대 돌담장에 햇볕이 비추자 네 가지 야생벌이 날아다녔다. 그 중에 이름을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고…. 육니청벌은 그 중에 하나였는데, 예전에 한번 본 적이 있지만 뭔지는 몰랐던, 그저그런 벌이었다. 그냥 특이하다고만 생각했다. 어제(2012.06.08) 네 벌 중 셋을 사진에 담겠다고 작정하고 찾아갔다. 찰칵찰칵… 엄청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녀석이라서, 아무리 찍어도 제대로 된 사진을 얻을 수 없었다. 결국 포기…..

집에 돌아와서 사진을 본 순간…. ‘와~’ 찍은 사진을 확인하니 이 사진이 있었다. 이렇게 이쁜 사진이 담겼는지 몰랐다.
.2012.06.08.IMG_5249
색동옷을 갖춰입은 귀여운 청벌….. 나라면 ‘푸른색동벌’이라고 이름짔겠다고 생각하며 구글에서 검색해봤다. 이거랑 생김새는 거의 똑같고, 색깔만 완전히 까만 벌도 있다. 거미를 잡아먹는 대모벌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청벌’이 아닌 ‘대모벌’로 검색을 시작했다. 결국 ‘청벌’이란 키워드로 사진을 검색하자, 인터넷에서 하나같이 화려한 네 종류가 나왔는데, 그중 하나가 육니청벌이었다. 곤충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간섭이 일어나는 예를 찾으려고 했던 건데…. 이 벌이 딱 어울리는 예인 것 같다. 같이 찍은 다른 사진 한 장과 비교해보면….. 이 사진 속에서랑 색과 무늬가 조금 다르게 보인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걸 보면, 아마도 투명한 껍질 안쪽에서 빛 간섭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 간섭이 일어날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화려하게 진화했는지는 알 수 없다. 먹이를 잡기 위해 보호색을 띌 필요도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해본다. 비슷한 예로 비둘기 목덜미를 보면 녹색~보라색으로 빛나는데, 비둘기를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청벌과의 육니청벌………. 노랑쐐기나방 애벌레에 기생산란을 한다. 알은 애벌레 안에서 부화하며, 숙주가 번데기가 되면, 속안을 다 갉아먹고서 우화해 나온다고 한다. 성충이 되면 꽃에서 꿀을 먹는데, 이때가 꽃 위에 있고, 도망도 잘 안 가기 때문에 사진찍기 좋다. 그러나 이 글의 사진은 돌 위를 탐색하고 있었기 때문에 워낙 빨빨거리며 움직이고 있어서 사진찍기 어려웠다. 아마도 알을 낳을 숙주동물인 노랑쐐기나방 애벌레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딱히 천적도 없다고 한다. 무서운 놈이다.

ps.
이 글은 예전에 올렸던 에세이와 최근에 올렸던 생태에 대한 정보글을 하나로 합쳐 적당히 교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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