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m의 변화와 사이버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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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음(Daum)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걸 느끼는 건 나뿐일까?
한동안 다음 검색을 써주기로 맘먹고 몰아서 써줬는데,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다음과의 개인적인 악연이 시작된 건 지난 1월부터였는데 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블로그를 정지시켰다가 다른 블로그로 계속 Tistory에서 운영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고객응대도 마찬가지로 귀차니즘이 탁탁 티가 나고, 제대로 처리해주는 것도 아니다. Tistory의 도메인 문제[footnote]Tistory에 2차도메인을 설정해 두고, 도메인 만료기간이 끝나서 더이상 도메인을 이용할 수 없을 때 사실상 블로그 도메인을 1차도메인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꼭 알아두기 바란다. 이 문제 때문에 Tistory에 문의한 뒤 수도없이 전화를 해서 한 달쯤 상담원과 씨름해야 했다. 결국 한 달쯤 뒤에야 2차도메인을 삭제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footnote]때문에 골치아팠던 것은 작은 것에 불과했다. (전화비만 다 합해도 1년 도메인 유지비는 나왔을 것 같다. -_-) 이상하게 Tistory에서 보내준다던 Tistory달력을 안 보내준 사건도 있었고, 이 사건들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을 개인적으로 당해버리니 더이상 Tistory에 미련이 남지 않게 됐다.
그런데 최근 다음이 점점 이상하게 변해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아쉬움이나 씁쓸함같은 감정이 든다.

3년쯤 전부터인가….. 정부에서 뭔가를 제제를 가하면 그것이 나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해서 이리저리 옮기기를 꽤 많이 한 것 같다. 이메일은 아무런 생각 없이 여기저기 테스트해보고 좋은 곳 찾아다니다가 결국 정착한 것이 Gmail이었는데, 정부의 제제가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Gmail이 가장 좋았기 때문이다. hanmail이 국내에선 좋다고 이야기하지만 조금 적응되면 Gmail에 상대가 되지 않으므로….
또 하나, 대량파일 전송은 유명 블로거이신 비류연 님이 근무하시는 픽짜라는 서비스를 이용하면 hanmail의 대량전송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서 좋다. 아직 베타라서 약간씩 버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테스트해보니 6GB까지 지원해주고, 압축기능까지 있어서 항상 생짜로 올려야 하는 다음의 hanmail보다는 훨씬 좋더라…!! (특히 블로그 이사를 하려고 하는 분들은 꼭 픽짜를 이용해볼 것을 권한다.)

암튼 이렇게 저렇게 하다 보니 내가 사용하는 서비스들은 하나하나 외국계 서비스들로 넘어가는 느낌이 든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일과 블로그는 구글의 Gmail과 Textcube.com. 마이크로블로그도 미투데이를 폐쇄해버리고, 급기야 트위터를 만들기까지 했다. (물론 트위터 만들고 2주가 넘도록 한 번도 안 들어갔다. 사람들이 하도 말을 많이 해서 곧 사용해보려고 생각중…) 그 이외에도 필요한 것들이 있다면 죄다 외국 서비스를 알아보게 된다.

물론 내 정보들이 권력기관들이 보면 안 될 정도로 중요한 정보들은 아니다. 따라서 요즘 검찰의 무리한 이메일 압수수색 등과는 상관이 없지만, 앞으로는 이 게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할듯하다. 결국 검색기능만 구글이 좀 더 친절해지면 네이버나 다음으로 가는 일이 확연히 줄어들 것 같다. 오늘 텍큐닷컴에 구글 서비스와 통합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바이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포털 네이버와 다음에서 검색해보면 최근 상황을 바로 알 수 있다. 네이버도 다음도 정보가 없다는 거…… 네이버와 다음의 많은 부분을 제외한 협소한 영역만 검색하는 구글이랑 포털들이랑… 구할 수 있는 자료의 양은 거의 비슷하다. 이래서야 네이버와 다음의 아성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을 성토하는 글이 되어버렸지만, 다음을 성토하려고 글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사태의 배경은 정부가 있기 때문이다. 왜 정부가 이런 사태의 배경이 되어버린 것인지는 더이상 말 안 해도 모두들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사이버 망명을 한 결과는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의 자생 인터넷기업이 남을 수 있을 수 있을까? 그저 웃고 즐기는 하하호호 서비스들은 존재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것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사태가 전개되면, 구글이 우리나라 검색시장의 50%를 넘는 것도 시간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점유율이 압도적이었던 것은 특별히 좋은 점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습관에 더 크게 좌우되었다고 봐야 한다. 이 습관이란 것이 변화하면 그 뒤는 되돌릴 수 없는 길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구글의 검색점유율이 50%를 넘게 된다면 아마도 정부가 인터넷을 통제하는 것이 더 힘들어질 것이다. 사람들은 일단 한 번 가능하단 것을 알게 되면 구글이 아닌 다른 서비스들을 이용하기 시작할 것이다. 나중에는 중국 바이두가 우리나라의 검색시장을 점령할지도 모를 일이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

정부가 이런 상황으로 만드는 이유를 난 두 가지로 해석하고 싶다.

첫번째는 적[footnote]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그들은 적이라고 보는 것 같다.[/footnote]의 집결을 막으려는 짧은 생각 때문이다. 적이 많이 집결하는 것은 사실 그들에겐 좋지 않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을 강제로 해산하고자 하는 것은 독재정권이나 할만한 일이다. 모여서 담론하는 것은 일상적 행위이면서 정치적 행위이기도 하다. 담론을 방해하는 것은 상대의 정치적 행위를 방해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이미 독재정권하에 들어간 것이다. 그들은 국민들이 모이는 것을 지독히도 싫어한다. 북한의 오호담당제랑 비슷하게 흩어놓고 살펴보고 싶어한다는 정부의 의도와 모이고자 하는 누리꾼들의 습성이 충돌하여 흩어놓고 모이는 일이 계속 반복되었다.
그런데 모이기보다 흩어놓기가 쉽기 때문에 일단 정부의 흩어놓기 전략은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인터넷 공간이 비교적 이동이 자유롭다는 특성 때문에 사람들은 결국 외국으로 떠나가는 것이다. 특히 한국 정부에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을 미국 서비스들에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 서비스들은 완전 어부지리라고나 할까??? (독자적인 힘으로는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는데…. -_-)
어제 톡픽 간담회 뒷풀이에서 트위터가 한국으로 진출하려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셨을 때 내가 한국에 진출하면 실패할 것이라는 반대의견을 낸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트위터가 한국에 진출하여 서버를 한국에 위치시키면 사람들이 계속 사용할까 하는 문제가 역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ps.개인적으로 트위터라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리 오래 갈 서비스로 보이지는 않는다.)

두번째는 이명박이 미국 순방길에서 트위터에 가입하려고 한다고 했다가 보좌관들의 말에 포기했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사안이다. 보좌관들이 만류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들은 보나마나 표면적으로 둘러대는 이야기이고, 진짜 이유는 국민들의 반응을 무서워하는(혹은 싫어하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트위터에 스타마케팅으로 활동을 시작한 김연아는 단 며칠만에 1만 회원의 follow를 받았다고 한다. 이명박이 트위터에 가입하면 역시 1만 이상의 회원으로부터 follow를 받을 것은 분명하다. 그 뒤에 일어날 일은 뻔하다. 트위터 한국어 진영은 온통 욕설 도배로 채워질 것이다. 한국어 진영을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 트위터 가입을 포기했을까? 아마 그렇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욕설을 보기 싫어서겠지….
국민이 욕하는 것을 여론이 아닌 비방과 명예훼손으로만 생각하는 정부이니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최근 다음의 변화는 정부의 이런 기류로부터 나온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요즘은 오히려 네이버가 사용자들의 말에 더 귀기울이는 것 같다. 노무현 정부 때와는 완전히 반대의 입장이 되었다.
세상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2 comments on “Daum의 변화와 사이버 망명”

  1. 다음은 장자연 리스트 당시에도 대량 블라인드 사태를 주도했고…

    좆선일보 대표 이름도 그랬고,

    사무라이 조 사태에서도 빛나는 차단 신공을 보여줬지요.

    -_-

    1. 다음이 아쉬워요. 정권의 개가 되다니….
      국민은 구글만 의지하게 되어가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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