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지금까지 내가 써왔던 이미지뷰어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GWS였다. 무려 486 DX2-50 컴퓨터에서 이전에 쓰던 뷰어들은 1 분 이상 걸렸던 jpg 파일을 10초 정도만에 열 수 있었다. 이후에 컴퓨터 하드웨어 속도가 빨라지면서 점차 이미지뷰어 속도는 중요하지 않게 됐다. 그래서 UI가 쓰기 편한 뷰어를 그냥 썼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뒤에는 raw 파일도 볼 수 있는 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Imagine 같은 다른 좋은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raw 파일을 열 수 없어서 쓸 수 없었고, ACDSee는 2.7.1까지는 진짜 좋았는데, 3.0으로 업데이트 되면서 너무 무거워져서 버려졌다. (지금은 상태가 어떤지 모르겠다!) 그 대신 선택된 것이 faststone이었다.
사진을 찍기 시작한 뒤에 다시 문제가 붉어졌다. 용량이 큰 raw 포멧으로, 그것도 수백 수천 장씩 촬영하다보니 압축된 raw 파일을 불러들이는데 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속도가 중요해진 것이다. 어느정도냐 하면 사진을 찍어온 뒤엔 사진을 후보정하는 시간보다 고르는데 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사진 고르다가 인내심이 바닥나서 후보정은 하는 둥 마는 둥…. 결국 컴퓨터엔 손봐야 할 사진들이 몇 TB씩 쌓였고, 아직도 손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사진을 고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faststone 개발자에게 메일을 보내봤다. 이제는 내가 뭘 써서 메일을 보냈는지 기억도 잘 안 나는데, 메일함에서 찾아보니 2018 년 1 월에 보냈다. 그래서 뭘 보냈지 하며 봤더니 버그 3 개와 개선점 12 개를 써서 보냈다. (다시 읽어보니 개선점 사이사이에도 버그를 적어놨네…ㅋㅋ)
비교적 쉽게 고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파일 이름 바꾸기는 몇 달 뒤인 가을에 패치될 때 수정됐다. 그 전에는… 그러니까 내가 남미에 다녀오며 찍은 사진이 3 TB였는데, 그거 전체 선택해서 파일 이름 고치도록 명령을 내리면 몇 시간씩 걸렸다. 파일 이름을 한 번에 정확히 고칠 수 없다보니, 전체를 선택해서 파일명을 고치는데 이틀 정도 걸리고, 그 뒤에 각 여행지별, 피사체별로 파일명을 고치는데 몇 일 걸려서, 아무튼 파일명을 모두 바꾸는데 2 주 정도 걸렸었다. 파일 하나를 이름 바꾸고 확인하고, 다음 파일을 이름 바꾸고….. 하는 방식이어서 엄청 느렸던 것이다. 그래서 파일명을 하나하나 고치지 말고 통으로 확 바꾸라고 적었고, 진짜 그렇게 바꿔서 몇십 배는 빨라졌다.
하지만 다른 건 언제 고쳐줄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잊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가을에 7.7로 업데이트하면서 예전에 건의했던 것 중 중요한 한 가지를 업데이트했다.
raw와 jpeg를 연동하는 기능이다. raw 파일을 보이지 않게 설정한 뒤에 jpeg 파일의 폴더를 옮기면 raw 파일도 같이 옮겨지게 만들어졌다. 내가 건의했던 메일에는 같은 파일명의 파일들은 이름 바꾸기, 이동, 복사, 삭제 등의 작업을 할 때 모두 함께 진행되도록 해 달라고 적어놨었는데, 그렇게 바뀌지는 않았다. 좀 아쉽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사진을 고르는 일이 훨씬 간편히졌다. 빨리 열리는 jpeg만 보이도록 설정한 뒤에 빠르게 보면서 선택하고, 후보정할 때는 모든 파일이 보이도록 설정을 바꾸면 이전보다 훨씬 빨리 작업을 끝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근데 raw 파일이 보이도록 조절하는 ‘R’ 아이콘이 너무 직관적이지 않아 아쉬웠다. 작업해야 할 때마다 어떻게 하는 건지 까먹고서 찾아헤멘다. ^^;
아무튼, 지금 이미지뷰어를 찾고 있다면, faststone을 써보라고 권한다.
ps. 근데 메일에 적어놓은 버그는 모두 잡혔는데, 건의에 남겨놓은 내용은 거의 개선이 되지 않아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