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삑사리가 꽤 중요하다. 그래서 프랑스 기자가 봉준호 감독을 인터뷰하면서 그게 뭐냐고 물었을 때 봉준호 감독은 ‘삑사리’라는 한국어(?)를 가르쳐 줬다고 한다. 그 뒤에 기사를 보니 ‘L’art du Piksar’삑사리의 예술이라고 쓰여있었다고 한다.
올해 개봉한 <기생충>에도 삑사리는 여지없이 등장한다. 심지어 기존 영화에서보다 훨씬 많아졌다. 아래는 내가 영화를 보면서 발견한 삑사리들을 모아보았다. 단지, 해석은 하지 않는다. 봉준호 감독이 왜 이런 삑사리를 영화에 넣었는지 직접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 기정이 칼에 찔렸을 때, 기택이 기정의 상처를 막아준다고 잡지만 사실은 상처에 손가락을 찔러넣고 있다. 이러지 않았으면 기정이 과다출혈로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기택이 가족들과 함께 근세 이야기를 엿듣다가 계단을 삐끗 밟아서 가족이 전부 쓰려진다. 거기다가 기우가 “아버지”라고 하여 가족이라는 것까지도 들킨다.
- 주정꾼과 다툴 때, 기택은 조준을 잘못해서 주정꾼이 아니라 기우에게 물을 뿌린다. (주정꾼 고추만 노린 걸지도… 응?)
- 전단지를 붙이러 다니는 기우를 쫓던 형사가 계단에서 삐끗한다.
- 박 사장이 계단을 올라갈 때 근세가 불 켜는 속도가 좀 늦다. 머리 위에서 불이 켜지면 잘못하면 넘어질 수도 있다.
- 기우가 다혜 일기장을 꺼낼 때는 보관함이 열려있었는데, 박 사장네가 갑작스레 돌아와 일기장을 돌려놓을 때는 뚜껑을 채워놓는다.
- 폭우가 내리던 날 기택이 돌아올 때, 거의 다 와서 삐끗한다. 또 이웃이 퍼내는 물을 뒤집어쓴다.
- 연교가 박사장이 가져온 기정의 팬티를 볼 때 1회용 비닐장갑까지 끼면서 더러운 걸 안 만지려고 하지만, 박 사장에게서 마약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황해서 떠들다가 팬티를 만지던 비닐장갑으로 입과 코를 막는다.
- 기우가 처음 다혜 과외하러 가서 맥박을 잡을 때 처음엔 검지와 중지로 짚었다가 나중에는 엄지손가락으로 잡는다. 엄지손가락에는 큰 동맥이 있기 때문에 접촉한 두 사람의 심장박동이 섞여서 느껴진다. 즉 옳지 않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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