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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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과학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수치에 민감해지게 된지가 300년쯤 되어간다. 이 글처럼, 대략적인 개론 수준의 과학만 존재하던 시기였다가 르네상스 시대를 전후하여 정밀관측을 통한 수치과학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 이후부터 과학은 철학으로부터 독립하게 된다.

철학에서 가장 처음 분화한 과학은 <지질학>이다. 그러나 초기 <지질학>은 아직 연대를 측정하는 정확한 척도가 없었다. 그래서 18C~19C에 『성경』과 지질학 사이의 연대를 비교하는 놀라운(?)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런 삽질이 반복되다보니, 과학 중에 가장 먼저 출발했었지만 어느덧 뒤쳐진 분야로 인식되었다. 20C 들어서 물리학이 발전하면서 점차 지질학의 연대가 구체적으로 수치화됐다. 그 뒤부터 지질시대의 지층이 성경과 연결됐을 것이라는 헛된 믿음을 버리고, 현재의 지질학으로 발전하였다. 현재 지질학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연대측정법은 매우 긴 반감기를 갖는 방사성원소가 변환된 비율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반감기가 45억 년인 우라늄이 가장 유용하다.

반면에 몇만 년 이내의 과거를 연구하거나 인류의 기원을 연구하는 학문에 있어서는 우라늄과 같은 긴 반감기를 갖는 방사성원소를 이용한 연대측정법은 오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생성물의 양이 실험의 허용오차보다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이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

우주에는 우주선(cosmic ray, 宇宙線)이라고 불리는 소립자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다닌다. 우주선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많다. 이런 소립자는 지구 대기의 상층부에서 공기분자와 충돌하여 2차 입자를 만든다. 2차 입자는 전자, 반전자, 뮤온, 중성미자 등의 입자가 포함되는데, 우리가 지금 주목할 2차 입자는 중성자이다. 중성자는 전하가 없고, 질량이 양성자와 거의 같은 입자이며, 홀로 존재할 때는 반감기가 10.8 분에 불과하다. 10.8 분이 지나면 절반이 β붕괴하여 양성자, 전자, 반중성미자로 분열한다.

01n → 11p + -10e + νe

지구 대기는 대략 80%가 질소, 20%가 산소이다. 지구 대기권 상층부에서 생겨난 중성자는 지구 대기권 내에서 질소와 반응하여 양성자를 하나 내보내고 탄소로 변화한다. 이렇게 변화하는 614C는 매년 5만 t 정도로 추정된다.

714N + 01n → 614C + 11p

이렇게 질소가 변한 탄소는 대략 5700 년의 반감기를 가지며, 서서히 질소로 되돌아가게 된다.
일단 대기 중에서 만들어진 무거운 탄소 614C는 일반적인 탄소 612C와 화학적으로는 구분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식물은 이 탄소를 흡수하여 포도당을 비롯한 영양분을 만들며, 이렇게 생산된 영양분은 동물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지구 생물계 (가이아) 내에서 탄소가 순환하는 시간이 방사성 탄소의 반감기보다 훨씬 짧으므로 살아있는 모든 생물이 갖고 있는 612C와 614C의 비율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하게 된다. (대신, 두 탄소종은 물리적으로 614C 무게가 더 무겁기 때문에 고도에 따라 비율이 약간씩 변한다. 예를 들어 키가 큰 나무와 땅에 붙어사는 풀은 탄소종의 비율이 다르다.)

생물이 죽어 신진대사가 멈추거나, 새로운 탄소가 공급되지 않는 환경이 되면 방사성 탄소 614C는 공급은 끊기고, 붕괴는 계속 진행되므로 시간이 흐를수록 614C의 비율이 줄어든다. 과학자들은 비교적 최근에 생존했던 각종 생물체, 최근에 형성된 해저나 습지의 퇴적물 등에서 외부의 탄소가 공급되지 않는 물질을 채취하여 생물체, 퇴적물 등의 생성연대를 측정하여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이 연대측정법을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이라고 부르며, 수십~수만 년 사이의 연대측정에 사용되고 있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의 오류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 태양 변화로부터 야기된다. 태양풍에 포함된 이온은 우주선에서 포함된 것보다 대체적으로 에너지가 적다. 그래서 614C를 만들지 못한다.

태양풍과 지구의 자기장

태양풍은 우주선보다 에너지가 적기 때문에 지구의 대기권과 직접 충돌하지 못하고 지구의 자기장에 잡히는데, 이렇게 잡힌 이온은 지구 자기장을 따라서 운동하다가 결국에는 극지방의 상공에서 대기 속 원자와 부딪힌다. 이때 빛이 나는데, 그 모습이 오로라이다. 오로라는 강한 자기장과 대기를 갖는 목성, 토성 등에서도 관측된다.

접형도 – 태양 흑점의 변화
(가로축이 년도, 세로축이 흑점이 관측된 태양 위도)

태양의 흑점활동은 약 11 년과 100 년을 주기로 활발해졌다가 약해졌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흑점이 많아지면 태양의 표면온도가 높아져서 햇볕이 강해지므로, 지구의 평균기온도 높아져서 곡물 작황이 좋아지며, 곡물 가격이 싸진다. 반대로 흑점이 적어지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낮아져서 곡물 가격이 비싸진다. 이는 수백 년 동안의 기록과 일치한다. 또 흑점이 많아지면 태양풍이 많이 발생한다. 태양풍은 태양계 전체를 완전히 뒤덮어서, 우주선이 태양계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방해한다. 그래서 흑점이 많아지면 지구에 도착하는 우주선의 양이 줄어들고, 614C도 훨씬 적게 생성된다.

그러나 태양의 흑점주기는 지구의 탄소의 방사성 동위원소의 구성비율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614C의 반감기 5700 년이 흑점주기 11 년보다 많이 길어서 탄소핵종의 비율이 11 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두고 평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에 큰 오차를 만드는 천문현상이 있다.

수십 년에 걸쳐서 태양의 흑점이 관측되지 않는 극소기 때문이다. 갈릴레이 갈릴레오는 처음 망원경을 발명하여 토성의 테와 목성의 4대 위성을 발견하고, (서양에서는) 처음 흑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흑점을 발견한 직후인 1645 년부터 1715 년까지 70 년간 거의 흑점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 시기는 유럽의 소빙기에 해당한다. 일부 자료에서는 소빙기 현상이 유럽지역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나와있지만, 역사적으로 전 세계에서 냉해 등의 자연재해가 기록되어 있다. 조선의 이 시기는 병자호란(1636) 이후부터 정조 즉위(1724) 이전까지의 어렵던 시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를 먼더Maunder 극소기라고 부른다.

반대로 태양 폭발이 극심하게 일어난 플레어 폭발도 있다. 태양폭풍이 엄청나게 강하면, 뿜어진 플라즈마는 지구 자기장을 뚫고서 지구를 직격으로 강타한다. 그리고… 일반적인 태양폭풍 입자와 다르게 직접 지구 대기권에 영향을 주어 베릴륨(Be) 등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다량 만든다. 기원전 660 년, 775 년, 994 년에 찾을 수 있다.
이보다 훨씬 약하지만, 인간이 자세한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이후 있었던 최대의 폭발은 1859 년에 일어난 캐링턴 사건Carrington Event이었다. 이때는 적도 지역에서도 오로라가 발생했으며, 캘리포니아에서는 오로라가 너무 밝아서 광부들이 잠자다 말고 아침이라 생각해서 밥 먹으러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나침반이 춤을 췄고, 전력시설이 파괴됐으며, 전신기가 먹통됐다. 반대로 어떤 전신기는 전기가 끊겼는데도 작동했다고 한다. (응?)

온대림이나 한대림에서 생장하는 나무는 1년에 하나의 나이테를 만든다. 또한 나무는 한 번 성장한 목질부는 신진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각각의 1년치마다 그 해의 탄소만 저장한다. 따라서 나이가 수천 살인 나무를 나이테별로 얇게 잘라서 탄소의 비율을 측정하면 그 해에 614C 비율이 어떠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세계 각지의 고목을 분석한 결과, 앞에서 말한 사건이 벌어질 때 탄소 원소의 비율이 지금과 같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물이 층층이 쌓여서 오랜 시간 고정되는 빙하를 조사해도 알아낼 수 있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의 효용성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의 오류는 태양의 흑점 극소기 이외에도 항상 지구의 환경이 동일했는가 등의 취약점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동안 측정되었던 많은 자료를 재검증해야 했다. 만약 극소기에 만들어진 생물조직이나 지층의 탄소 동위원소의 비를 측정한다면 실제 연대보다 최근으로 결과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 범위가 그리 넓지 않고, 비교적 최근인 1만 년 정도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각각의 연대의 자료가 축적되어 있어서 비교적 정확한 시간 측정이 가능하다. 1만 년 이상의 연대를 측정할 때는 극소기 때문에 나타나는 오차 정도는 측정오차를 넘어섬으로 거의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이 개발됐을 당시보다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아직도 이 측정법은 유용하다.

ps. 일부 ‘창조과학회’ 같은 단체에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의 불확실성을 이야기하면서 상당히 많은 자료를 부정하려 한다. 이들 주장에는 무관심을 주는 것이 정답이다.

ps. 이런 글에는 여지없이 달리는 창조론자들의 댓글

이미지 출처 :
접형도 이미지 출처
태양풍과 지구의 자기장 이미지 출처
흑점주기 그래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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