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 vs 우익 ▒ 진보 vs 보수

좌익 = 진보           
               우익 = 보수

이 두 등식은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프레임이다. 그런데 최근 이에 대해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보수라고 불리는 세력 (정권, 언론, 정치세력(정당), 개인 등등)은 보편적으로 자신들과 다르면 좌익이라고 부른다. 이건 거의 무조건이다. 또 보수가 볼 때 좌익은 북한과 연계되어 있다고 본다. 실제로 북한과 연계된 개인 또는 단체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다면 보수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북한과 연계성이 없었는가? 이건 최근 20여년 정도의 역사를 살짝 살펴보면서 생각해보자.

북한은 전쟁을 할 것인가?” – 북한에 대한 보수-진보의 입장이 바뀌다
우리나라는 전두환 前대통령 이후 5년을 주기로 대통령이 바뀌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87, 92, 97년의 공통점이 있었다. 무엇인지 알겠는가?
바로 북풍 문제다. 북풍이란 것이 무엇인지 모두 안다고 생각하지만, 혹여나 모를 분들이 있을까 싶어 부연설명하자면, 북한 정권과 남한 정권이 서로의 이익과 안정을 위해서 협조한 행위가 북풍이다. 서로 어떻게 도왔는가? 남한 정권은 정권을 지키기 위한 여론조작용으로 빨갱이 이론을 국민들에게 부각시키기 위해서 북한에게 총 몇 방 쏴달라고 부탁한다. 북한 정권은 총 몇 방 쏴주고, 대신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 경제적 원조를 받는다. 즉, 남한과 북한 정권은 97년 이전부터 서로 거래를 충분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거래의 뒷배경에는 북한 정권이 남한의 좌익 세력이 정권을 잡았을 때를 믿지 못하고 있었던 문제도 있었고, 남한 정권은 겉으로만 빨갱이 타도를 외쳤지, 사실은 자기들이 빨갱이 역할을 해왔다는 이유도 있다.

97년 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뒤 북한의 북풍 문제는 사라졌다. 그 이유는 남한 정권이 뒷거래를 하는 것보다는 공개해놓고 거래를 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총을 쏠 필요는 없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고분고분했다는 것은 아니다.)

2008~2009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살짝만 생각해보자. 그들은 대북정책을 어떻게 취하고 있는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북한에 주는 원조가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보다 더 많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어떤 정권이든 어차피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그 형태만 조금씩 바뀐다 뿐이다.

그럼 한번 더 생각해보자. 북한은 전쟁을 할 것인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까지는 남한의 여당이 북한의 전쟁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곤 했었다. (물론 이 문제는 북풍이라는 문제를 고려하면 진심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반면 김대중-노무현 정권 이후 MB정권에 들어와서는 누가 북한의 전쟁론을 들고 나왔는가? 우선 확실한 건 MB정권은 북한이 전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진보주의자들이 전쟁을 걱정하는 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다.

결국 진보이든 보수든 북한에 대해서 포용하는 경우도 있고, 배척하는 경우도 있는만큼 위에서 제시한 “진보=좌익, 보수=우익”으로 나누는 우리의 관념은 조각조각 부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의 기득권 그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비결은?
대한민국이 일제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우리나라에서 누가 기득권을 쥐게 되었을까?
대한민국이 수립된 이후 몇 번이나 기득권이 바뀌었을까? (해방 당시 기득권이 바뀌지 않은 것을 고려한다면 딱 네 번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4·19 의거, 5·16 구테타 때와 98년, 08년 정권교체가 그때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기득권의 교체 가능성은 꾸준히 있어왔고, 보수세력(?)들은 이를 막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최초로 나타난 그들의 노력은 1945년부터 3년간 진행된다. 미군정이 시작되면서 친일파를 철저히 색출하지 않은 것이 화근의 시작이 되었다.[footnote]미군은 타국의 안전-안정과 민주주의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음을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만약 그들이 민주주의, 조선의 안전-안정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친일파들에게 권력을 양도하는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footnote] 친일파는 1948년 대선에서 자신들을 대신해 권력을 잡고 자신들을 보호해줄 인물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 당시 유력한 인물은 이승만과 김구였다는 것을 현대사에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충분히 알 것이다. 하지만 김구는 출마를 포기하고, 양심을 팔아먹은 이승만은 독립군의 탈을 뒤집어쓰고서 친일파의 후광으로 대통령에 당선된다. 자연스럽게 친일파 조직은 자유당이라는 정당을 결성하고 기득권을 유지한다.

4·19 의거에 의해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자 기득권들은 사회혼란을 조장한다. 아무런 것도 하지 않거나 정보를 조작하는 작업이었던 것이다. 이 틈을 비집고 일어난 사건이 바로 5·16 구테타였으며, 구테타였기에 힘이 없던 박정희는 결국 또다시 자유당과 손을 잡는다. (공개적으로 직접 잡았다기보다는…)
박정희 시대인 1960~1970년대에 어떤 수많은 어이없는 사건이 있었는지는 이 글에선 언급하지 않겠다. 박정희의 구테타 이후 꾸준히 지켜져온 보수세력은 노태우 대통령 시대가 되면서 후계자의 부재라는 문제에 봉착한 보수세력은 3당합당을 통하여 10년간의 안정적인 포석을 한다. 즉 유력한 두 명의 대권주자를 확보한 것이다.

3당합당 이전의 대선 판도는 3파전이었다. 중부+경북 vs 경남 vs 전라 양상이었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중부지역이 보수세력의 권력을 유지하는 바탕이었다. 그러나 보수세력의 우두머리가 다 떨어진 상황[footnote]그동안 우두머리가 안 떨어졌던 이유는 군부 독재 때문이었다.[/footnote]에서 세력을 3등분하는 것은 보수세력에게 불리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3당합당을 통하여 유력한 대권후보 둘을 확보한 것이다. (김종필이 좀 더 젊고, 삽질로 일찍 사라지지 않았다면 98년에는 김종필이 대통령이 됐을 수도 있다.)

현재 지지세를 고려해보면 3당합당이 보수세력에게 어떻게 득이 됐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부산지역의 경우 이제 보수세력을 지지할 필요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계속 보수세력을 지지하고 있다. 4·19 의거가 있던 당시에 의거의 촉매재가 됐던 지역이 대구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광주 민주화운동과 6·10 항쟁의 시발점들도 모두 부산/마산 지역임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김영삼이 민정당에 입당하게 된 하루만에 지지세력을 바꿨다. (솔직히 정치적으로는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서 경상도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있다. 특히 고문기술자를 국회로 보내는 것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된다.)

그들은 합당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꾸준히 자신들의 기반을 확장해왔던 것이다. 서민들은 그들의 작전을 따라 울고 웃으며 살아왔다. 1980년대 냉전시대에 미국이 우주왕복선을 쏴올리면 환호하고 소련이 쏴올리면 슬퍼하던 웃기지도 않던 일들이 지금도 모습만 바뀌었다 뿐이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작지만) 가장 최근의 변신은 386의원들의 정계진출과 맞물려있다. 그들이 보수/진보 세력의 앞잡이가 된 것이다. 이처럼 보수세력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방법은 적당한 인물을 앞세우고, 그 뒤에서 이익만 독식하는 것이다. 이는 (이 글에서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진보세력 또한 다르지 않다.

보수와 진보는 정말 보수와 진보인가?
보수는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위협이 되는 사람들이면 억압하여 분산시키려고 한다. 이것은 보수가 아니다. 진정한 보수는 변화를 싫어할 뿐이지, 전체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것에서 진보와 뜻을 같이 한다. 진보가 하는 일을 마냥 방해하지만은 않는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진보도 비슷한 수준이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표를 많이 얻기 위해서 진보 또한 보수의 의견이 묻지마 반대를 하는 것을 자주 보아온다. 2008년 7월의 서울시 교육감선거에서의 공정택 교육감의 임대아파트 건축 재고 요청 공문을 보냈다는 소식이 그것을 말해준다. 사실 당시 문제가 됐던 강남구 수서동 지역의 기초생활수급 학생의 지나친 비율 증가는 교육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교육적으로 본다면 무조건 반대를 하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공정택과 경쟁할 다른 후보들과 진보 언론은 이를 맹비난했다.[footnote]물론 난 공정택이 싫다. 그의 대부분의 정책은 아이러니한 것들이다.[/footnote][footnote]심심할 때 읽어보면 좋을만한 글[/footnote][footnote]이 글을 쓰는 동안 발견한 따끈한 뉴스[/footnote]

이런 현상은 자주, 많이 보인다.

내가 보기엔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좌익, 우익, 진보, 보수라는 낱말을 더이상 사용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3 thoughts on “좌익 vs 우익 ▒ 진보 vs 보수

  1.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링크의 글은 이종필님의 글이군요.
    글 잘쓰는 물리학자. 어흑어흑.

    글의 전체적인 내용이나 방향에는 동조하지만
    역사를 결과만보고 너무 음모론으로 간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결과를 보고 과거의 ‘의도’를 유추하는 것은 조심해야죠. 사실인지 제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지만 김영삼씨였나 김대중씨였나 대통령 되니까 집권 전에 구 안기부에서 엄청난 양의 문서를 불태웠다는 설도 있지요. 실제로 그랬다면 이런 놈들이 악질 매국노인데…

    1. 김대중 대통령이 되기 전 김영삼 정권때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소문…..
      기본이 되는 내용들은 음모론이 아닙니다. 그 이후 유추에서 살짝 음모론으로 간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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