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륨풍선으로 날아다니는 모험의 집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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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2008년 최고의 화제 영화라고 한다면 픽사(Pixar) <월이(Wall-E)>라고 말하겠다. 2007년 최고의 화제 영화라고 한다면 역시 픽사의 <라따뚜이(Ratatouille)>라고 말할 것이다. 그 이전의 Pixar 작품들을 살펴볼 땐 뭔가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있어 보였지만, 2007년 이후의 픽사 작품들은 애니메이션으로서, 영화로서 뭔가 남다른 모습을 확실히 보여줬다.

Pixar의 작품들은 기존의 세계관을 조금씩 변형시키는 것이 눈에 띈다. 물론 <라따뚜이>의 경우를 제외하고…. (라따뚜이의 배경은 거의 현실과 비슷한 프랑스 파리가 배경이다. 쥐가 인간과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현실세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픽사 작품들에 주목하는 것이 바로 이 새로운 세계관 창출과 관련된다.

7월 30일 정식개봉되는 새로운 작품 <UP>에 대해서 살짝 생각해보자.

평생동안 헬륨풍선장사를 하며 살아온 주인공 할아버지 프레드릭슨은 주변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사는 집을 끝까지 지켜온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살아생전 모험을 떠나기를 희망하던 탐험가 타입 아내의 꿈을 대신 이뤄주기 위해서 모험을 떠난다. 벽란로에 고정한 헬륨풍선들로 집을 띄워올려 신비의 세계 남아메리카로 여행하는 것이 그의 목표!
일단 시작된 모험은 각종 우여곡절 끝에 꼬마 탐험가 러셀, 거대한 새 캐빈과 캐빈을 쫒던 더그[footnote]전설로 내려오는 우리나라 개의 3대 이름이라는 ‘메리’, ‘쫑’, ‘도그’중 하나가 이 영화의 캐릭터 이름이라는 것이 참 재미있다.[/footnote]는 동료가 되어 함께 멋진 신세계를 여행하는 험난한 과정을 그린다. (좀 더 세부적인 이야기는 나도 보고나서 이야기……….)

↑ 저작권자가 홍보용으로 올린 동영상이 삭제됐다. 저작권자의 생각을 알 수가 없다.

이 영화에서 흥미를 끄는 요소는 BBS다큐 <Planet Earth>[footnote]<지구(Earth)>라는 이름으로 극장에서도 상영되었다.[/footnote]를 보는듯이 경이로운 지구의 자연경관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남미 베네수엘라의 기아나 고원과 그곳에 있는 1000m도 넘는 높이의 엔젤폭포(영화 속의 파라다이스 폭포), 인도네시아에 있는 높이 80m도 넘는 거대한 동굴같은 경이로운 지형이 등장한다. 뿐만아니라 이 영화의 거대한 새 주인공인 희귀조 캐빈은 <Planet Earth>에서도 소개된 파푸아뉴기니에 사는 여섯깃 극락조를 닮았다. 극락조들은 크기가 비둘기만하다고 한다.

크기가 4m가 넘는 주인공 희귀새 캐빈
아마 아직 작품을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알지 못하는 수많은 진기한 동식물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어 더더욱 관심을 갖게 한다. 특히 코난도일의 SF소설 『잃어버린 세계』를 재미있게 보았던 분들은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 멋진 추억을 회상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나도 초등학교 5학년 때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던 SF소설이었기에 그만큼 기대를 더 많이 하게 된다.


픽사의 작품들에 내가 더 호기심을 갖는 이유는 그들의 작품은 과학적으로도 할 이야기를 많이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NG 등에 대해서….. 글을 쓰려면 그만큼 재미있는 요소들이 필요한데 다른 영화에서보다 픽사 작품들에선 재미있는 NG 요소들이 많다.
<라따뚜이>에선 NG가 8개 정도밖에 없어서 상당히 고생했지만 <월이>에선 10개의 NG를 찾아 글을 이미 작성한 뒤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다루지 못한 중요한 NG가 몇 개 더 남아있다. (Pixar 작품들의 NG만 분석하는 과학책을 쓸까도 생각했었다는…ㅋㅋ)

이번 작품 <UP>에서도 멋진 NG들을 많이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그런 김에 예고편 동영상에 대해서 한 마디 하려고 한다.

위의 예고편을 보면 지붕을 덮은 거적 같은 것이 풀리면서 헬륨풍선이 날아오르고, 그 힘에 의해서 주인공 프리드릭슨 씨의 집이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그런데 이 것은 분명한 NG다. 왜 NG가 됐을까?

홈페이지 예고편에서 캡쳐한 비행을 시작하는 장면

거적으로 덮었다고 하더라도 헬륨풍선이 있다면 무조건 그에 대한 부력을 받게 된다. 부력은 공기의 무게에서 헬륨의 무게를 뺀 차이만큼 발생하기 때문에 헬륨풍선의 위치나 상태에 상관없이 부력을 받게 되는 것이다.[footnote]헬륨가스통이 부력을 받지 않는 이유는 헬륨이 압축되어 있어서 밀도가 공기보다 크기 때문이다.[/footnote] 그래서 출발하기 직전에 헬륨풍선을 불어 크게 만들지 않으면 준비하는 동안 집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 예고편에서 이 부분을 생략한 것인지 아니면 진짜 NG인지 영화를 보면서 살펴봐도 괜찮을 것 같다.
제작사의 이야기로는 집이 처음 떠오르는 장면에 사용되는 헬륨풍선의 수는 2,0622 개라고 한다. 그런데 제작진의 계산으로는 2650,0000 개의 헬륨풍선이 있어야 집을 띄울 수 있다고 하니 풍선이 대략 1000배는 더 있어야 하는 셈이다. 물론 이런 것은 영화의 영상미를 위한 의도적인 외곡일테고, 관객도 그냥 즐기면 되는 부분일 것이다.

아……….. 빼먹을 뻔 했는데, 이 영화 <UP>은 최초의 일반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 즉 이 영화를 제대로 보려면 좌우가 다른 처리가 된 안경을 쓰고 영화를 봐야 한다는 의미다. IMAX 영화관 등에서 상영하는 3D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영화감상 도중에 분명 눈이 좀 아플 가능성이 높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3D 액정의 경우도 각도를 살짝만 바꿔도 화면이 바뀌면서 어지러워지는 경향이 있다. <UP>이 실제로는 어떻게 보일까에 대해서 무척 궁금해진다.

암튼 한 마디 요약…

기대되는 것을 숨길 수 없는 애니메이션

극장에 갔다가 <UP> 포스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꼭 보고나서 다시 제대로 된 감상후기를 남길 것을 … 약속한다.

1 comments on “헬륨풍선으로 날아다니는 모험의 집 《UP》”

  1. 지붕의 무게때문에 뜨지 못하고 있다가 지붕을 날려서 뜬다고 생각할랍니다-_- ㅋㅋ

    UP…7월 최고 기대작 중 하나입니다.
    픽사는 기대를 해도 그 기대 이상을 보여줬으니 ㅎㅎ

    이미 미국에서 보신 분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 평을 너무 많이 본지라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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