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고발영화 [카메라를 멈춰선 안 돼!]

라디오 드라마를 생방송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담는 잘 만들어진 20여 년 전 코미디 영화 [웰컴 투 미스터 맥도널드]가 있다. 20 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걸 보면, 어지간히 재미있게 봤었던 것 같다. 심심할 때 보면 좋을 것이다.

이 영화와 비슷한, 일본영화 [카메라를 멈춰선 안 돼!]를 넷플릭스에서 보았었다. 2018 년에 개봉한 영화이고, 넷플릭스에는 2019 년에 공개됐다. 컨셉이 재미있는 단순한 B급 영화였다. 30 분 동안 찍는 원컷 드라마라니….ㅋㅋㅋ 실제로 제작비도 300만 엔(3000만 원 조금 넘는 금액)으로 매우 저렴했다고 알고 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jpg

그 뒤에 잊고 있다가, 넷플릭스가 최근에 다시 추천해 주길래 두 번째로 보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B급 영화가 아니라 명작으로 보였다. 왜 B급 영화가 명작으로 보이는가? 그 사이 내게 변한 것이라고는 <기생충>을 보고 자성하는(?) 일본 영화계의 이야기를 조금 들은 게 전부다. 그런데 그 단순한 변화가 이 영화에서 일본영화계를 자조(?) 아니면 고발(?)하는 의미를 찾아내게 만들었다.

우선 이 영화 전체는 B급 영화 수준이 맞다. 감독은 어쩔 수 없이가 아니라 고의적으로 B급 영화로 만들었다. 그리고 영화 안에서 벌어지는 일, 드라마를 찍는 일, 배우에 대한 일, 방송국의 일, 제작진의 가정의 일을 모두 일본영화계를 그대로 반영해 만들었다. 이렇게 만듦으로서 한때 번영하던 일본영화가 지금은 왜 이렇게 망해가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이 영화가 투자비 대비 1000 배 정도 매출을 얻어 대박이 났지만, 이 영화를 만든 감독, 제작진, 배우들은 한 푼도 추가로 돈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돈은 유통사와 제작사가 모조리 꿀꺽~) 이러니 아직 영화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가 영화를 만들고 연기를 하려고 하겠는가? 즉, 이 영화가 보여주는 걸 이 영화와 관련된 현실에서도 그대로 벌어진 것이다. 이걸 B급 수준으로 만든 이유는 지금 일본영화 수준이 B급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무슨 이야기가 더 필요하겠는가!

일본영화계의 현실에 대해 관심없는 사람이라면, 예전의 나처럼 단순한 코미디 B급 영화 정도로 생각하고 즐겁게 보며 넘어가도 좋다. 하지만 그 이면에 일본의 한 감독의 뼈져린 고발영화라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추천할 만하다. 물론………………………. 일본영화가 어찌되든 내가 뭔 상관이랴만….!

 

ps.
감독과 배우들이 최근 후속편을 만들고 있다. 아마도 감독이 개인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코로나19 같은 문제 때문에 제대로 만들 수도 없고, 일본의 특성상 제작비를 특별히 얻을 수도 없기 때문에 역시나 B급 영화로 만들고 있다. 감독과 배우들이 최근에 유투브에 영상을 올려서, 관객들에게 특정 장면을 찍어서 보내달라는 요청을 했다. 참여하면 재미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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