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파이더맨’ (1) : 스파이더맨은 어떤 사람인가?

거미의 특성을 갖고 있는 인간을 다룬 영화 <스파이더맨>은 많은 사람이 본 영화다. 그런데 거미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인지, 스파이더맨이 갖고 있는 거미의 특성에 대한 분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분석해보기로 했다. 나도 거미에 대한 지식이 특별히 많은 건 아니라서 충분히 분석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것이 미친 짓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아무튼 재미있게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평

우선 영화에 대한 일반적인 평을 이야기한 뒤에, 다음 글에서 거미의 특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다. 내가 볼 때,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주제는 하나다.

불의도 보호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하나 살펴볼 것이 있다. 피터는 불의를 보면 못 참고 나서기 때문에 막상 자신은 계속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스파이더맨의 모습이 좀 안쓰럽다. 그런데 스파이더맨의 활약상을 보다보면 조금 이상한 점이 있다. 스파이더맨이 응징하는 도둑질을 하는 놈들이 중요한 악당일까? 잘 모르겠다. 그럼 이 영화에서 진짜 불의를 일삼는 악당은 누구일까?

2002 년 개봉한 <Spider man>

첫째로 꼽을 수 있는 악당은 피터가 사진을 파는 신문사 사장이다. 신문사 사장은 신문 1 면을 활용해 거짓을 사회에 퍼트린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전형적인 물타기를 해대는 종자이기도 하다. 장자연 사건 같은 일을 일으킨 뒤 사건이 붉어지자 물타기하는 조중동 같은 언론사 사장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아.. 조중동은 자기들이 범인이라서 물타기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더군다나 사진값을 후려쳐서 피터 같은 프리랜서를 빈곤으로 내몬다. 스파이더맨은 이런 사람을 왜 처단하지 않을까?

두째로 꼽을 수 있는 악당은 친구 아버지 노먼이 일하고 있는 퀘스트사 이사들이다. 퀘스트사 이사들은 신자유주의자를 상징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고자 사회에 크고 작은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 부작용은 우리나라도 똑같이 겪고 있는 문제다. 예를 들어 가습기 살균제 문제, 쓰레기 시멘트 문제, 가짜 컴퓨터백신 문제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보다는 국민연금과 삼성생명의 부정문제가 더 큰 문제려나?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주식회사가 사회 전체의 이익은 외면하고, 일부 대주주의 이득만 쫓는 부작용은 정말 심각한 것 같다. 그러나 스파이더맨은 이런 큰 문제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좀도둑 잡으러 다니느라 늘 바쁘다.

셋째로 꼽을 수 있는 악당은 피터의 스쿨버스 운전수다. 학생이 타려고 뛰어가며 버스를 두드리는데, 이를 뻔히 알면서도 버스를 세우지 않는 건 해고사유가 아닐까? 그런데 왜 다들 이 문제를 묵과하는가? 이게 운전수 한 명 뿐이라면 사실 별일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 초반에 사회분위기가 저런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묘사된다. 피터가 플래쉬 일당에게 괴롭힘 당할 때도 똑같다. 왜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가? 나중에 피터가 스파이더맨 능력을 얻은 뒤에는 두목을 한 대 때려주고서는 자기를 더이상 괴롭히지 않는다고 그냥 방치한다.

괴롭히던 플래쉬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피터의 모습은 겉으로 보기엔 통쾌하다.

이처럼 피터는 악당들은 그냥 내비둔다. 오히려 이런 악당에 맞서려는 사람을 악당으로 규정해 처단하는 일을 반복한다. 이런 악당들을 처단하지 않는 건 왜일까?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근본을 고칠 의지가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런 스파이더맨, 피터 같은 성향의 사람이 우리 사회에도 많다. 보수주의자다. 그렇다. 우월한 능력을 갖고 겨우 좀도둑이나 잡으려는 보수주의자…. 보수주의자도 물론 우리 사회에 필요하지만, 숫자가 너무 많아지면 전반적으로 사회 부조리를 키운다. 스파이더맨은 이런 보수주의자를 보호해서 숫자가 늘어나는데 기여한다. 그 결과는 시민들이 위기에 처하면 스파이더맨만 바라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 하늘에서 뭔가 떨어지는 걸 보면서도 피할 생각을 하지 않게 변한다는 뜻이다. 대중이 뭔가 직접 하려는 의지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됨으로서 사회는 부조리한 악당들의 차지가 된다. 악당이 득세하도록 스파이더맨이 일조하는 것이다. 덕분에 스파이더맨은 활약을 할수록 점점 더 할 일이 많아진다. 이야기가 뭔가 굉장히 꼬였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 사전적 의미의 보수주의자와는 거리가 멀다.)

신자유주의자의 표상(?)

결론적으로 스파이더맨은 영화에서 나오는 악당과 다를 바가 별로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스파이더맨을 악과 선 중 어떤 것이냐며 신문 1 면을 통해 화두를 계속 던지는 측면에서는 신문사 사장의 안목은 대단한 것도 같다. 선견지명을 갖고 있는 걸까?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불의도 보호해야 하는가? 불의를 저지르는 사회 시스템을 보호하면 사회가 움직이는 방향은 뻔하다. 따라서 보호하면 안 된다고 여러분이 지금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어려운 문제가 섞여있다. 예를 들어 법원에서 판결할 때 증거가 충분한지를 살펴야 하는 경우다. 판결이 내려지기까지는 피고자는 선량하다는 가정에서 모든 생각의 초점이 맞춰져서 심리해야 하는 것은 판결 과정에서 혹시나 실수가 일어나 선량한 사람이 피해를 입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일단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보상할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는 그걸 금전으로 보상하지만, 이게 적절한 피해보상인 건 아니다. 방법이 없으니까 금전으로 퉁치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경찰과 검찰이 공정하게 철저히 수사할 때에나 성립한다. 수사가 공정하지 못하거나 철저하지 못하면 결국 선량한 사람을 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악당이 길거리를 활개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는 스파이더맨이 좀도둑이나 잡으러 다니면 모든 사태가 더 악화될 게 뻔하다. 결국 불의를 보호해야 하는지는 사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봐야 한다.

우리 사회를 보자. 우리사회 지도층 중에 악당 아닌 사람이 몇 명이나 되나? 아니다. 우리사회의 노년층 중에 악당 아닌 사람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려고 해도 절반을 절대 못 넘을 것 같다. (내가 너무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걸까?) 그건 우리 사회도 보이지 않는 악당 스파이더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는 서양 사회보다 악당을 더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악당들이 사회 시스템을 만들면서 자기들을 보호하는 장치를 설치해 놓았기 때문이다.

결국 영화 <스파이더맨>은 스파이더맨처럼 하면 안 된다는 철학적 결론을 함의한다. 뭔가 대단히 웃기다!

본격적으로 영화를 분석하기 전에, 답을 찾을 수 없는 의문점을 적어본다.

  1. 피터가 매일 치는 거미줄은 누가 청소할까? 보통 사람은 자르거나 떼기도 힘들 텐데…
  2. 이 나라(가상의 미국)는 왜 천재에 모든 걸 전적으로 의존할까?
  3. 이 나라에서는 왜 이상한 사고만 당하면 초능력이 생길까?
  4. 피터는 왜 항상 특별한 상황에 처하는가?

스파이더맨의 특성에 대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다음 글을 읽으면 좋겠다. 다만, 꽤 긴 분량의 글이라는 걸 미리 말해둔다.

<스파이더맨> (2) : 스파이더맨은 어떤 거미 유전자를 갖고 있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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