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괴담의 진실

얼마 전에 컴퓨터 HDD를 뒤지다가 오래된 글을 발견했다. 파일이 만들어진 시간은 2014.09.24 13:44이다. 이때는 동일본대지진의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 4 기가 폭파된 뒤에, 우리나라에 핵피아가 준동하던 시절이다. 그때는 사정상 공개하지 못했다. 이제와서 이 글을 공개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데 지금도 그때의 핵피아가 남아있다. 대표적인 게 서울대와 KAIST의 원자력공학과 출신들! 그들은 이런 글에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증거가 없다느니 하는 댓글을 단다. 하도 많이 봐와서 이제는 그들이 하는 레파토리가 훤히 그려진다. 예를 들어 약간의 방사능은 건강에 좋다라는 개소리 같은…. 여전히 사람들이 핵에 대한 경각심을 갖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자기들 밥그릇이 커질 테니까! 그러나 일본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자료가 없는 것은 일본이 조사하지 않고, 조사하려는 것을 막고, 조사한 것을 공표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후쿠시마 원전 폭파사고에 대한 자료는 대기중의 라돈의 증가 같은 연구 같은 간접적인 것밖에 없다.

그래서 이 글을 공개해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전체를 다시 교정하고 내용을 추가했지만, 그럴 가치는 있을 거라 믿는다.


1. 방사능이란 무엇인가?

방사능이 무엇인지 알려면 우선 원자에 대해 알아야 한다. 사실 20 세기 초까지는 과학자들도 원자의 존재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아인슈타인이 1905 년에 〈정지 액체 속에 떠 있는 작은 입자의 (열의 분자운동론에 의한) 운동에 대하여 ; Über die von der molekularkinetischen Theorie der Wärme geforderte Bewegung von in ruhenden Flüssigkeiten suspendierten Teilchen〉라는 브라운운동을 설명하는 긴 제목 논문을 발표하고도 한참 뒤에야 겨우 개념이 정착됐다. 이 논란은 이십여 년 뒤에 원자 궤도와 원자핵의 구성 등에 대해 밝혀지면서 끝난다. 오히려 원자란 개념이 과학자들 사이에 자리잡기 이전에 퀴리부인에 의해 원자핵이 불안정해지는 방사성동위원소라는 개념이 도입될 정도이니, 이것도 역사의 아이러니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퀴리부인의 연구결과는 노벨상 수상감은 아니었다고 한다. 당시는 양자역학에 관련된 엄청나게 중요한 연구결과가 쏟아지던 시기였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런데 원자에 대한 개념을 뛰어넘는다는 부분을 보면 이 연구도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그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원자핵에 대한 이론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 도중에 원자핵 이론에 노벨상이 한 번 수여된 적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도 여전히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글을 읽을 때 이 점을 주의하면 좋겠다.

가. 원자핵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라는 두 종류의 소립자가 뭉쳐있는 덩어리이다. 가장 간단한 원자핵은 수소(H) 원자핵으로, 양성자(p)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이보다 조금 더 복잡한 것은 양성자 한 개와 중성자 한 개로 이루어져 있는 중수소(D)이다. 그 다음으로 복잡한 것은 양성자 한 개와 중성자 두 개로 이루어져 있는 삼중수소(T)와 양성자 두 개와 중성자 한 개로 이루어져 있는 헬륨(3He)이다. 이것들은 핵융합 이야기에서 많이 나온다. 그 다음으로 간단한 것은 양성자 두 개와 중성자 두 개로 이루어져 있는 헬륨4(4He) 원자핵이다. 여기서 한 원자핵에 양성자 두 개가 어떻게 같이 들어가 있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전자기력은 같은 전하끼리 밀어내므로 (전하가 0인 중성자는 별 상관이 없지만) 전하가 같은 양성자는 서로 밀어내어 불안정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의문은 초기 양자역학을 연구하던 학자들을 지독히도 괴롭혔다.

같은 전하 사이의 척력으로 서로 반발하는 걸 무시하게 만드는 것이 강한핵력[강한상호작용]이다. 강한핵력은 양성자와 중성자 같은 입자[핵자]에만 영향을 미치는데, 매개입자가 매우 불안정해서 대략 1.3 fm(femto meter, 10-15 m, 지금은 페르미fermi라는 단위로 규정되어 있다.) 정도의 거리에서 가장 강하게 작용한다. 이 거리는 수소 원자핵 반지름이다. 이보다 먼 거리에서는 급속히 약해지고, 가까운 거리에서는 척력(밀어내는 힘)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원자핵 안에 있는 입자는 대부분 1.3 fm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다.

나. 불안정한 원자핵 : 방사성동위원소

핵자가 많이 뭉쳐있는 무거운 원자핵에서 일어나는 일을 살펴보자.

핵자가 많으면 그 중에 양성자도 많다. 양성자가 많으면 밀쳐내는 전자기력이 강해서 흩어지려는 경향도 강하다. 물론 전자기력보다 강한핵력이 훨씬 강하므로 쉽게 흩어지지는 않는다. 우리 주위에 있는 안정적인 원자핵은 가벼운 원자핵은 중성자와 양성자의 개수가 비슷하고, 무거운 원자핵은 중성자 개수가 양성자 개수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중성자와 양성자의 안정적인 비율보다 양성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핵력으로도 모두를 묶을 수 없게 된다. 중성자 개수가 너무 적으면…. 원자핵이 쪼개진다.

화끈하게 원자핵이 큰 우라늄238(238U) 원자핵을 생각해 보자. 이 원자핵은 매우 커서 원자핵의 끝과 끝에 있는 핵자끼리는 강한핵력이 거의 작용하지 않는다. 잡아주는 힘은 거의 없고, 대신 양성자 사이에 서로 밀어내는 힘은 강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가까운 곳에 있는 핵자끼리 잡아당기는 강한핵력이 전자기력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좀처럼 흩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양자단위의 세계에서는 항상 그렇듯이, 강한핵력은 불연속적으로 작용한다. 힘이 강하게 작용했다가 안 작용했다가 한다는 뜻이다. 만약 일부 핵자에 순간적으로라도 강한핵력이 작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 부분이 밖으로 튕겨져나온다. (사실 이 설명은 엄청나게 부정확하다. 직관적이지 않은 양자역학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걸 명심하자.)

이렇게 핵자덩어리가 튕겨져나오는 현상을 알파(α)붕괴라고 부르고, 튀어나온 핵자덩어리를 알파입자라고 부른다. 알파입자는 앞에서 말한 헬륨(4He와 3He) 원자핵과 같은 것이다. (3He와 4He가 튀어나오는 확률은 재미있게도 우주에 존재하는 3He와 4He의 존재비율과 거의 같다.)

원자핵 속에 있던 중성자가 불안정해지면 확률적으로 세 입자로 붕괴한다.

0n → +1p + -1e + υe
e는 반입자이기 때문에 위에 가로선을 그어야 한다.)

붕괴하여 튀어나온 전자(e)와 중성미자[뉴트리노](υe)는 많은 여분의 에너지를 갖는다. 전자와 중성미자는 강한핵력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중성자가 붕괴하자마자 생기자마자 밖으로 나온다. 중성미자는 보통의 입자와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으므로 나오는지 알기가 힘들다. 그래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것을 주로 측정한다. 이렇게 전자가 튀어나오는 것을 베타(β)붕괴라고 부르고, 튀어나온 전자를 베타입자라고 부른다.

핵이 가장 낮은 에너지상태[바닥상태]보다 에너지를 너무 많이 갖고 있으면 에너지를 빛 형태로 밖으로 방출하면서 바닥상태로 바뀐다. 이렇게 빛을 방출하는 것을 감마(γ)붕괴라고 부르며, 방출된 빛을 감마선(γ-ray)이라 부른다. (참고로 말하자면, 에너지가 엄청나게 큰 빛은 무조건 감마선이라고 부르고, 감마선보다는 적고, 자외선보다는 큰 빛은 무조건 X선(X-ray)라고 부른다.)

불안정한 원자핵은 이렇게 세 가지 반응을 통해 안정된 원자핵으로 바뀐다. 알파붕괴는 주로 무거운 원자핵에서 일어난다. 이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원소를 초중량원소라고 부른다. 베타붕괴는 양성자와 중성자의 개수의 비가 적절하지 못한 경우에 주로 발생하는데, 원자량에 상관없이 일어날 수 있다. 감마붕괴는 주로 알파붕괴나 베타붕괴가 일어난 원소가 안정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참고로, 원자핵이 너무 불안정하면 위의 세 붕괴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둘 이상의 원자핵으로 쪼개진다. 익히 잘 알려진 우라늄의 핵분열도 이런 현상이며, 인공적으로 합성된 초중량원소도 대부분 이 방법으로 분열하여 작은 핵자로 바뀐다. 60Co 같은 경우도 우라늄과 비슷하게 핵분열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중성자를 흡수해서 핵분열을 일으키며 쪼개지는데, 에너지를 많이 방출하면서도 새로운 중성자를 방출하지 않아서 우라늄보다 안전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그래서 원자폭탄 제조에 쓰기 위해 이론적으로 연구됐다고 한다.-_-)

다. 반감기

불안정한 원자핵이 하나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원자핵이 언제 붕괴를 일으켜 안정된 원자핵으로 바뀔까? 이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양자역학은 (확률과 관련하여) 어떤 비율로 붕괴가 일어날 것이라고만 알려준다. 다른 말로 하면, 많은 원자핵이 있을 때, 그것 중에 몇 개가 특정한 시간 동안 붕괴할지를 계산할 수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하나의 원자핵이 있다면 언제 붕괴가 일어날지는 알 수 없다.

반감기는 원래 있던 원자핵 중 절반이 붕괴하는 시간을 뜻한다. 즉, 반감기만큼의 시간이 흐른 뒤에 살펴보면 절반이 없어진다. 물론 이건 확률적인 이야기이다. 실제로는 실험할 때마다 절반이 조금 넘을 수도, 조금 모자랄 수도 있다. (이걸 이용해서 반감기나 반감기를 응용한 개념이 부정확한 이론이라고 하면 안 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확률의 개념을 모르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당신에게 사기를 치려는 사람이다.)

라. 불안정한 원자핵이 생기는 이유

우주가 생긴 직후에는 수소만 있었다. 곧 헬륨이 생성되었고, 점차 무거운 원자핵도 생겨났다. 그러나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나머지 원자핵은 거의 무시해도 될 만큼 적다. 우주가 식은 이후에 수소와 헬륨은 뭉쳐서 별이 됐다. 이때 생긴 별은 구상성단 같은 곳에서 지금도 볼 수 있지만, 큰 별은 이미 모두 사라졌다. 큰 별은 크기에 비해 에너지를 훨씬 많이 쓰기 때문이다.

큰 별 중심부에서는 핵융합을 통해서 점점 더 무거운 원자핵을 만들었다. 마지막에 만들어내는 철(Fe)은 대부분 하루 동안 만든다. 끝에 가서 연료를 모두 쓴 뒤에는 초신성폭발을 일으켜 그동안 만든 무거운 원소를 우주공간에 뿌려댔다. 철보다 무거운 원소는 초신성폭발이 일어나는 순간에 만들어진다. (초신성에서 오는 빛을 분광한 결과를 보면 지구에서 발견되지 않는 무거운 원소의 흔적도 보인다.) 초신성폭발로 생긴 무거운 원자핵은 대부분 빠르게 붕괴해 가벼운 원자핵으로 변한다. 태양은 이런 과정을 두 번 반복한 물질이 뭉쳐서 생긴 것이라고 한다. 이런 별의 주위에는 무거운 원자핵이 많기 때문에 지구형행성이 있을 확률이 높다. 방사성붕괴를 하는 우라늄도 많을 것이다.

지구상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원자핵은 우라늄인데 반감기가 45억 년으로 엄청나게 길기 때문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이다. 우라늄 같은 방사성원소들은 기본적으로 지구의 내핵과 외핵에 다량 함유되어 있다. 그곳에서 계속 방사성붕괴를 하면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오늘날의 지구가 이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우주 초기에 있었던 별은 주위에 생명이 생길 수 있는 행성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플루토늄(Pu)이 우라늄보다 더 무겁다. 그러나 이 플루토늄은 별이 초신성 폭발할 때 생긴 것이 아니라 우라늄이 핵반응을 한 부산물로 생겨난 것이다.

안개상자 속의 라돈 광석

우리 주위에는 가볍고 반감기도 짧은 원자핵도 많다. 죽은 생물체의 생몰연대를 측정할 때 검출하는 탄소14(14C)나 핵융합발전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삼중수소(T=3H)가 그 예이다. 이 원자핵들은 반감기가 길지도 않은데도 많다.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원자핵을 계속 만드는 근원은 주로 우주선(Cosmic ray)이다. 우주선은 큰 에너지를 갖고 우주를 여행하는 입자다. 갖고 있는 에너지는 보통 입자가속기에서 가속된 소립자와 비슷한 수준이며, 간간히 열 배 이상인 것도 있다. 이렇게 큰 에너지를 갖고 있는 입자가 우주에서 날아와 대기권의 공기원자와 부딪힐 때 원자핵을 불안정한 방사성동위원소로 바꾸는 것이다.

2. 방사능이 왜 몸에 나쁜가?

방사능과 비슷한 말로 방사선이 있다. 이 둘을 구분해야 한다. 방사선이란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처럼 날아다니는 존재다. 방사능이란 방사선과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는 물질을 뜻한다. 따라서 방사선과 방사능을 혼동하기가 쉽다.

가. 물리화학적인 측면

방사능이 몸에 나쁜 이유는 간단하다.

방사성 원자핵에서 뛰쳐나온 방사선이 물질에 쪼여지면 그 물질은 파괴된다.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의 구조를 바꾼다. 딱딱한 고체와 부딪히면 구멍을 송송 뚫기도 한다. 물질 속 원자와 충돌해서 위치를 바꾸거나 물질 밖으로 날려보내기도 한다. 특히 생명체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은 결합력이 약한 수소결합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런 물질에 방사선 지나가면 너무나 쉽게 단백질이 파괴된다. 단백질 중에도 DNA가 쉽게 손상을 받는다. DNA가 손상받은 세포는 보통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몇 시간에서 몇 일 뒤에 대부분이 죽는다. 만약에 손상받은 세포가 모두 죽는다면… 이건 천만 다행이다.

DNA가 손상됐는데도 죽지 않는 세포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세포가 새로운 개체가 되면 그 개체는 새로운 형질을 갖게 된다. 동식물의 종자, 꽃, 생식세포 등에 방사능을 쪼여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것은 이런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극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새로 바뀐 형질이 쓸모없음을 넘어서 해를 준다면 어떻게 될까? 동식물의 품종을 개량하기 위해서 형질을 바꾸다가 잘못되면 폐기하면 그뿐이다. 그런데 그게 사람이라면??

방사능에 쪼여진 세포는 암이 될 수도 있다. 방사능 관련 직종 근무자가 암에 걸려 죽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20 세기 초에 원자에 대해 연구했던 실험물리학자와 실험화학자들, 원자폭탄을 제조했던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물리학자들 태반이 암에 걸려 죽었다. 노벨상을 두 개나 받았던 퀴리부인과 남편, 자식들까지 모두 백혈병 같은 유전병으로 죽었다.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파인만은 희귀암에 세 번이나 걸렸다. 라듐으로 온갖 제품을 만들던 직장인 여성들, 소위 ‘라듐 걸스’들은 그 결과가 하나처럼 엄청나게 끔찍했다.

암 뿐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방사성스트론튬(Sr) 같은 경우엔 화학적으로 칼슘과 비슷해서, 뼈 속의 칼슘(Ca)을 대체한다. 근데 스트론튬은 화학적으로 중금속이어서 우리몸에 엄청나게 해롭다. 물리적으로도 방사능을 뿜어서 해로운데 화학적으로도…. 한마디로 답이 없다.

나. 생물학적인 측면

생물체는 성장을 위해 세포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실수를 범한다. 그래서 세포 안에서는 잘못된 DNA를 찾아 고치는 기능이 있고, 잘못 복제된 세포를 찾아서 고치거나 죽이는 T임파구 같은 세포도 있다. 방사능에 쪼인 적이 없거나 조금 쪼였을 경우엔 대부분 잘못된 세포를 찾아서 제거한다. 면역력이 약하거나 운이 지독히도 없는 사람은 간혹 한두 개 일어난 돌연변를 놓쳐서 암에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 확률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 쪼여진 방사능이 늘어나면 파괴되는 세포가 늘어나고, 손상받았는데 죽지 않는 세포도 늘어난다. 따라서 질병에 걸릴 확률도 늘어난다.

방사능이 두 배가 되면 손상받은 세포도 두 배가 될 테니 병에 걸릴 확률도 두 배가 될 것이다? 즉, 천연방사능의 영향을 무시한다면, 노출된 방사능 양과 암 발병률은 당연히 비례한다. 그리고 이렇게 치료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질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우리몸은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저하되는 부작용을 겪는다. 그러나 방사능에 노출된 양이 늘어날수록 비례관계가 무너진다. 우리몸의 방어력이 한계에 부딪히면 점검되지 못하는 세포가 늘어나고, 이는 결국 고스란히 질병으로 발병한다. 비례가 아니라 지수함수적으로 위험이 증가한다고 봐야 한다.

방사능을 치우러 체르노빌에 갔던 사람들은 이보다 더 많은 방사능에 노출됐다. 이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노출 직후에는 거의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몸속에 있는 상당히 많은 세포에 있는 DNA가 손상된 뒤이다. 이 세포들은 당장은 기능을 멈추지 않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이미 죽은 상태이다. 몇 시간 뒤면 피부가 떨어져나가고, 장기 기능도 거의 정지한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신경세포도 죽었기 때문에, 상처에 비해 고통은 적다고 한다. 아무튼 그렇게 엉망진창이 되면서, 이르면 3~4 일, 보통 몇 주 안에 죽는다. 예외가 없다.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이 노출되면……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일어난다. 화상을 입고 즉사한다. 근데 이렇게 되는 방사능 피폭량이 우라늄 0.1 mg도 안 되는 양이다.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3. 내부피폭과 외부피폭은 어떤 차이가 있나?

최근(2014 년) 우리 사회는 방사능에 오염된 음식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외부피폭보다 내부피폭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위에서 살펴봤지만, 방사선은 주로 세 가지가 있고, 이 방사선은 우리 몸의 세포를 망가트린다. 그런데 방사선 종류에 따라 투과력이 다르다. 알파입자는 에너지가 제일 커서 피해가 매우 클 것 같지만, 투과력이 약해서 기껏 피부의 허물세포를 조금 죽일 뿐, 우리몸에 거의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베타선은 피부세포에 해를 끼친다. 감마선은 에너지가 가장 약하지만, 투과력이 제일 커서 큰 해를 끼친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외부피폭일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는 말이다. 내부피폭일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만약 알파입자를 방출하는 방사능을 먹어서 근육에서 알파입자가 발생했다고 치면 어떻게 될까? 알파선으로 외부피폭 당했다면 어차피 죽어 없어질 허물세포만 손상을 입었을 테니까 별 신경을 안 써도 될 것이다. 그러나 근육세포가 피해를 받으면 치명적이다. 폐와 기관지 같은 호흡기, 구강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피해가 커진다. 이런 피해는 베타선도 마찬가지다. 감마선은 내부피폭이나 외부피폭이나 비슷할 것으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외부피폭은 피할 수라도 있는데, 내부피폭은 피할 수조차 없다. 당연히 내부피폭은 외부피폭보다 몇십, 몇백 배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4. 오염된 방사능을 어떻게 제거해야 하나?

사실상 오염된 방사능은 제거할 수가 없다. 무조건 쌓아두고 원자핵이 붕괴해서 사라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요즘 가장 큰 이슈가 되는 세슘137(137Cs)의 경우 반감기가 약 30 년이다. 그럼 세슘에 오염된 물질은 30 년을 쌓아두면 절반으로 오염물질이 줄어들 것이다. 이제 안전해졌을까? 방폐장에 넣어두는 저준위방사능 물건들은 안전할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많이 오염됐어도, 앞에서 반감기 이야기할 때 말씀드렸듯이 전혀 안전하지 않다. 반감기의 열 배, 스무 배를 지나도 안전할지, 위험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튼 열 배라고 쳐서 300 년 쌓아두면 안전하다고 생각해보자. 세슘은 그렇다 치고, 반감기가 이보다 조금 더 긴 물질은 어떨까? 예를 들어 우라늄238의 경우 반감기는 45억 년이다. 450억 년쯤 보관하면 괜찮아지겠다. ^^ 그렇다면 태양이 네 번쯤 태어났다 죽으면 위험물질에서 해제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쁘다. (응?)

우리가 이미 흡수한 방사능은 어떻게 제거할까? 언론에서 김이나 미역을 많이 먹으면 좋다고 떠든다. 왜 그럴까? 김이나 미역에는 아이오딘(요오드, I)이 많이 들어있다. 아이오딘은 면역력에 좋은 물질이다. 그런데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 물질 중에는 아이오딘도 많이 들어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아이오딘129(129I)나 아이오딘131(131I)은 화학적으로 안정된 원소인 아이오딘127(127I)과 거의 똑같이 행동하기 때문에, 안정된 요오드를 많이 먹으면 조금이나마 몸속에 흡수된 방사성 아이오딘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그래서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섭취해야 하는 아이오딘은 얼마 동안 얼마나 먹어야 하는 것일까? 또, 다른 방사성원소들은 어떻게 제거해야 할까? 사실상 방법이 없다.

5.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가. 가까운 미래

가장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는 가까운 미래, 약 10 년쯤 후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당장 일본의 많은 국민이 암 같은 질병에 걸려 죽을 것이다. 기형아도 엄청나게 태어날 것이다. 미국 LA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암 발병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나마 이것도 후쿠시마 원전을 제대로 처리해서 더 이상 방사능이 방출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더 이상 방출하지만 않으면 방사성물질이 화학적으로 점차 제거될 것이다. 예를 들어 방사능이 이렇게 위험하다는 걸 몰랐던 50 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미국과 소련이 빈번히 핵실험을 했다. 미국의 비키니섬 원폭실험이나 러시아의 차르봄바 실험이 잘 알려져 있다. 이때의 원폭실험 결과, 지구상의 여기저기에서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다. 그러나 그 농도는 자발적인 원자핵분열을 통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빗물 등을 통해 바다로 들어가서 해저로 침전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뿜어져나온 방사능도 점차 침전되면서 옅어질 것이다.

ps. 2020 년 추가
그러나 실질적으로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을 재대로 처리하는 것을 포기했다. 히틀러처럼 그냥 체제 선전용으로 올림픽이나 치루려고 시도했을 뿐! 소련이 체르노빌 원전을 제대로 처리하려다가 붕괴된 것과 비교된다. 앞으로의 미래는 솔직히 상상하기도 싫다.

나. 먼 미래

후쿠시마에서 방사능을 적절히 막았다고 하더라도 그 땅은 오랫동안 불모지로 남는다. 체르노빌 사고가 났던 우크라이나는 아직도 국토 태반에서 사람을 출입시키지 않는다. 겉보기에 많은 지역에서 방사능 수치는 많이 낮아졌지만, 그 방사능이 어디에 모여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쿠시마의 경우엔 체르노빌에서 방출된 방사능보다 이미 백 배가 넘게 방출됐다. 28이 64이다. 그러므로 (간단히 산술적으로만 생각해도) 후쿠시마를 체르노빌보다 최소 9 배는 더 비워둬야 한다. 25 년 전에 일어난 체르노빌 폭파사고가 이제는 안전한 지역이 된 것이라면, 후쿠시마는 최소한 225 년은 비워둬야 한다.

이미 훗카이도에서 도쿄까지는 체르노빌에서 거주민이 모두 대피했던 지역 수준으로 오염됐다. 일본 정부가 정보를 숨기는 이유는 피난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1억 명이 어디로 피난갈까?

우리나라나 미국은 안전할까? 일본보다는 안전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장은 못한다. 최소한 일부 암의 발병률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체르노빌 참사가 일어난 뒤에 갑상선암 발병률이 서른 배 정도 높아졌다는 보고가 말해주듯이….

6. 누가 방사능 괴담을 만드나?

우리 정부의 총리는 지난 (2014 년의) 8 월에 일본의 방사능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을 처벌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아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그 처벌대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물리학을 공부했고, 방사능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위험성을 이야기하지 않을래야 안 할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또 일본에서 생산되는 수산물과 농산물을 그대로 수입해오는 우리나라 정부는 더 큰 문제가 있다. 각종 다큐멘터리에 나와서 방사능이 안전하다고 떠들어대는 원자력공학과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다큐에서 인터뷰한 내용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물리 수준에서 살펴봐도 진실과는 너무 멀다. 내용을 몰라서 그들이 그런 인터뷰를 했을까?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약간의 방사능은 안전하다는 등의 개소리를 계속 외쳐대는 그들이야말로 방사능 괴담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방사능 괴담을 만드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정부와 원전마피아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정의사회라면 그들을 당장 처벌해야 한다.

그런데 이 문제를 다시 살펴보면, 진짜 문제는 정보를 왜곡하고 조작하여 사람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만드는 일본 정부에 있다. 조국 일본을 위해 남의 나라 대한민국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Prologe

그러니까……….

이 글이 쓰여질 당시까지는 우리나라에서는 규모 7.0 이상의 지진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지진에 안전하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미 모두들 알겠지만, 이후에 포항지진과 경주지진이 일어났다.

우리나라 원전은 폭발할 수 없는 구조라는 주장도 있다. 그런데 2018 년에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했을 때 후쿠시마 원전과 완전히 똑같은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후쿠시마는 해일이 몰아닥쳐 전기 공급시설과 비상발전기가 침수됐다면, 우리나라에서는 폭우로 인한 침수로 전기 공급시설과 비상발전기가 침수됐던 것이다. 그래서 한동안 원전이 무방비상태에 놓였었는데, 그걸 관련기관이 몇 달 동안 숨기다가 들키기도 했다. 우리나라 원전이 문제가 없었던 것은 운이 좋았던 것 뿐이다.

가동되는 원전의 돔에 몇 m의 큰 구멍이 난 것을 모르고 가동하다가 뒤늦게 확인되어 난리가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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