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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씨의 200억 우주관광에 대해서….

원래 이 글은 고산씨에게 보냈어야 하는 글이었겠지만, 어쩌다보니 이소연씨한테…. (특별하지 않다면 이 사안에 대한 후속글은 전혀 없을 것이다.)

아무튼 국가기관과 민영방송국 SBS의 합작품으로 200억이 넘는 지원금으로 이소연씨가 우주로 올라가게 됐다. 이를 두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참 난감하다. 우주관광이라고 해야 할까? 우주여행? 우주실험? 아~~ 잘 모르겠다.

이번 일이 어떻게 끝나게 될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사건은 비판적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첫 발자국인 우주인 공개 선발부터 생각해보자.
응시자의 제한을 두지 않음으로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응모했다. 나도 응모할 걸 그랬나? 하지만 나같은 사람은 고사하고 날고 기는 사람들조차 뽑히지 않을 것은 당연지사…..
우선 응시자의 연령이 문제가 된다. 제한이 없다고 한다지만, 최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적응도 빨리 하고, 또 오랜동안 써먹으려면 선발인원의 나이는 뻔해진다. 만 29~32 정도 사이의 나이에 우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 이외의 나이를 갖은 응시자들은 한 마디로 뻘짓한 거다. 교통비와 일당, 기념품은 한두 개씩 받았을테니 불만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응시자의 능력 또한 문제다. 일단 외국어가 되야 한다. (나 외국어 엄청 못한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 것이 아니다.) 외국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내파 외국어 능통자가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될까? 연령대를 초월해서 1~2% 정도???? 다들 알겠지만, 우리나라에서 토익/토플같은 거 엄청 공부하는 사람 많지만 외국인과 대화가 가능한 사람은 별로 없다. 많은 사람들이 뻘짓거리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외국어 회화 구사능력 없이 응시한 사람들은 뻘짓거리 한 것이다.
체력 또한 문제다. 체력검사 기준이야 낮은 수준일지 모르지만, 우주로 나가려면 보통 20g 이상의 중력을 견뎌야 한다. (얼마전 관련 신문기사에서 우주선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힘들다고 하는 것을 봤는데, 그런 뻘짓 기사는 무시하자.) 우주여행을 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승객들이 정신을 잃는 일을 묘사하는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20g 면 보통 정신을 잃기 때문에 훈련이 잘 된, 체력이 좋은 사람이 필요하다. 체력적으로 강건하지 못한 사람은 체력검사를 통과했더라도 내부심사에서 절대 통과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결국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서 우주인으로 선발될 후보 대상자는 몇 십명 수준에 머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겉으로는 아무런 제한 없이 응모 받아서 뽑겠다는 것은 기업체에서 신입사원 모집에 내정자를 지명해 놓고 공개채용하는 행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거기다가 남/녀 각각 1명씩이라니… 뭐 성비를 나눈 것도 아니고…..


우주에 나가서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과연 우주에 나가서 하는 연구의 가치가 무엇일까? 어차피 개인이 하고자 하는 실험은 아닐테고, 국책연구소 등지에서 충분히 타당성 검토를 받은 실험이었을 것이다. 우연히라도 이소연씨가 엄청난 관찰력과 직관력으로 의도치 않은 것들에서 멋진 것들을 발견해 낸다면 모르겠지만, 이소연씨의 실험은 사실 별로 할만한 가치가 없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꾸준히 진행하는 연구가 아닌 이상….
(물론 이소연씨 개인의 능력이 출중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나마 뭔가 건질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거기다가 그런 환경에서 조금이라도 뭔가를 얻으려면 이공학도 연구원 정도는 되야 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이공학도 연구원이 몇 명이나 될까? 천 명? 이천 명?

내 생각에는 이소연씨를 우주로 올리는 것보다 그 돈을 국제 우주 과학 연구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이 “이소연씨의 200억 우주관광에 대해서….”가 된 것이다.

관광과 탐험, 연구는 엄연히 다르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탐험, 깊이있게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연구와 다르게 관광은 (우연이 아니라면) 기존의 알려진 것들을 복습하고, 그것을 여행객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고산씨가 하려고 했던 일들이 무엇이었는지 대충은 짐작하게 만들기는 한다.

뭐… 아무튼…..
난 200억이라는 돈이 아깝다. 과연 그 돈을 들일 가치가 있는 것인가?
우리나라에서 그 돈을 들여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싶다. KTX가 그러했듯이 아직은 별로 필요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는 몇 억만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무수히 많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아직은 그런 곳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에게 2억만 주면 멋진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우주에 사람 올려보내는 것이 그렇게 중요했을까?

아마도… 이번 관광이 나에게는 노무현 정부의 최대뻘짓으로 인식될 것 같다.
뭐하는 일이냐??? -_-;

ps.
차라리 조용히 적임자를 찾아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였다면 내가 이런 생각을 안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쩝~! KBS와 MBC에서 이번 사안을 무시하는 태도를 취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난 그들의 행동이 타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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