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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폰 문제가 있다?

조금 전 다음에 방문했더니 이런 기사가 있다.

터치폰 이런 문제가 있네 – 매일경제

기사에서 지적한 문제점을 살펴보자.

서울 역삼동에 근무하는 직장인 이 모씨(33)는 휴대폰 때문에 가끔 황당한 일을 겪는다.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근무하는 도중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어디론가 전화가 걸리는 것이다.
(중략)

이씨는 “터치스크린이 외부 압력에 반응하는 방식(감압식)이어서 종종 이런 일이 생긴다”며 “언제 또 자동으로 전화가 걸릴지 몰라 가급적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꺼내 책상 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에 근무하는 황 모씨(30)는 얼마 전 구입한 휴대폰을 이용하면서 애를 먹고 있다. 손가락 끝으로 휴대폰 터치스크린을
눌러야 하는데 긴 손톱이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손톱을 짧게 다듬을 수도 없어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황씨는 “터치스크린이 손끝에 흐르는 전기를 감지해 작동하는 방식(정전식)에 따른 맹점”이라며 “손톱이 긴 여성은 세밀한 터치가 불가능한 점도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 두 가지 문제점은 내가 터치폰을 써보지 않았는데도 급조한 느낌이 난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을 때 잘못 작동되는 문제를 제조사들이 인식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그런 문제가 있다면 그렇게 판매가 많이 됐을까? 만약 역삼동 직장인 이 모씨의 일이 진짜라면 그 사람이 띨빵할 따름이다. (모르면 그럴 수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을 위한 안내책자인 사용설명서는 괜히 만든 것이 아니다.)
두 번째 문제로 지적된 손톱 문제는 어떤가? 손톱이 길면 터치폰이 아닌 일상생활도 힘들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여자들이 뾰족구두를 신고 다니는 것과 거의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다. 그런 상황에서 터치스크린이 손톱 때문에 사용하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면 뭐라 할 말 자체를 찾기 힘들다. 일반폰을 사용한다고 그딱 편해지지는 않을테니까, 그냥 웃고 말지…… (진짜 저런 사람이 있다면 가서 손톱이라도 깎아줄까?)

그러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크게 의미있는 이야기는 없다. 터치폰은 그동안 감압식이 많았는데 최근 도입되는 폰들이 정전식이 많아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 방식 가운데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는 것은 없다고 진단한다. 방식별로 장단점을 고루 갖추고 있어 개개인 특성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감압식이 정밀한 터치가 가능한 반면 정전식은 멀티터치가 가능하다”며 “또 감압식은 오작동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정전식은 추운 겨울 장갑을 낀 채로 터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사의 끝맺음은 이렇게 끝난다. 일단 기사에서 말한대로 절대적으로 장점만 존재하는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터치폰들이 감압식에서 정전식으로 변화하는 것인가? 이는 원리상 감압식이 고장도 잦고, 휴대폰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불편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사의 마무리는 적당하지 않다. 아직 감압식 제품을 많이 생산하고 있는 (누군지 밝히지도 않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두 종류 제품의 장단점이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좀 웃기지 않을까 싶다.

ps. 이 기사는 일단 작성된 시기가 절묘하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기에 나온 기사라는 점에서 그렇고, 더군다나 기사에서 나온 내용들이 좀 황당한 것이어서 더 의심을 사게 만든다. 업계 관계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것은 기자가 단순히 웹서핑을 하다가 누군가 정리해 놓은 것을 보고 기사를 작성한 것이 아닐까 의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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