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 《WALL-E》 제작진의 황당한 실수들 11가지에서 오류를 실컷 살펴봤다. 물론 찾으면 더 많은 오류가 있을 것 같으나 이 글에서는 중요한 버그만 살펴보고, 제작진이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 무엇일까 살펴보자.
[가장 중요한 NG] 우주에서는 기울어져도 기울어진 것이 아니다
사람의 생각 기준은 항상 존재하는데, 이를 패러다임 또는 프레임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땐 현실속의 패러다임이나 프레임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는데 우주선에서의 중력 문제도 역시 패러다임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타이타닉이 침몰할 때처럼 기울어진다는 이야기는 다른 말로 해서 기준이 되는 좌표계가 있다는 뜻이다. 보통 지구같은 행성에서는 중력이 그 기준이 된다. 따라서 옆으로 기울어지면 미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주선 액시엄(Axiom)에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우주에는 기준이 되는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그래서 인공중력을 만들어서 생활을 돕는다고 하더라도 우주선의 방향이 바뀌면 인공중력의 방향도 바뀔테니까 결국 미끌어지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다만 전체가 회전하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다.
이 문제는 제작진이 모르고 한 것이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그냥 관객의 패러다임을 놀려주고 싶어서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외계오염물질”(Foreign contaminant)의 의미
우주선 액시엄(Axiom)의 충실한 청소로봇 모.
모는 탐사하고 돌아온 로봇에 묻어온 더러운 것을 깨끗이 청소하는 로봇이다. 월이를 처음 만난 이후 끝까지 따라다니면서 월이를 청소하려고 든다. 그런데 모가 청소하려고 드는 외계오염물질은 사실 해롭거나 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단지 모가 모르는 물질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 같다. 즉 모르는 물질은 위험할 가능성이 있으니 제거하려는 것이라고나 할까? 영화 후반부에 모는 월이와 이브에게 식물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이라는 걸 배운다. 즉 모의 프래임(frame)이 바뀌는 것이다.
배운 이후에도 모에게 식물과 흙은 외계오염물질일 뿐이다. 그러나 외계오염물질에 대한 생각은 바뀐다. 즉 무조건 제거해야 한다는 의미가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바뀐다고 할까? 이에 대해서는 무언가 보통과는 좀 다른 것에 대해서 배척하고 “꼭 고치려” 하는 사람의 습성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같다. 특히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를 자주 보인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으니 글 뒤에서 또 살펴보자.
교육의 의미는 무엇인가?
교육은 여러 의미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회화다. 사회화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기본적인 패러다임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아래의 이미지에서 아이에게 가르치는 내용은 어떤가?
그러나 이런 방식의 교육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등장하기 위한 것을 막는다. Pixar 제작진은 이런 의미에서 미국의 공교육을 비판하기 위해서 이 장면을 넣은 것 같다.
제작진은 꼭 이런 장면뿐 아니라 생각외로 다양한 장치를 해 놓은 것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처음 A113 메뉴얼을 받아들었을 때 말로 명령하려 한다던지 하는 것은 《Startrek》 오마주다. 오토와 싸울 때 선장이 걷는 장면은 《2001 A Space odyssey》오마주인 건 누구나가 다 알게 음악까지 깔아줘서 다들 알 것 같다. 그 이외에 제작진이 일부러 설정한 몇몇 장면을 더 찾았다.
아쉬운 건 우리 사회에서 아직 이런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다는 점이다. 자기가 아는 선에서 판단하는 것은 누구나 당연하겠지만, 자기가 모르는 점이 분명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이야기
사실 어렸을 때 서양 동화를 꽤나 읽었지만, 백설공주같은 동화는 읽지 않았다. 아마 공주가 나오는 동화를 읽은 것이 별로 없는 듯 싶다. 《백설공주》는 1930년대에 디즈니가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세계적인 히트를 쳤다. 지금은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 싶고, 동화책으로 접하는 것 같다. 그런데 백설공주 이야기에서 항상 따라다니는 우스개 소리가 하나 있다.
이 이야기의 답은 일곱난장이는 백설공주에게 아무도 청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좀 더 야한 답이 있지만 그건 아닐 것 같다.)
이 이야기는 적극성에 대한 면에서 의미심장한 것 같다.
고장난 로봇은 언제 고쳤지?
영화 중반에 우주선 액시엄(Axiom)의 수리소에서 등장하는 고장난 로봇떼….
그런데 영화 끝 무렵 이들은 갑자기 정상이 된다. 고장난 로봇들이 통제로봇과 싸우는 장면 이후다. 그럼 언제 이 로봇떼가 고쳐진 것일까?
이도 우리가 원하던 것과 다르다고 무조건 잘못됐다고 바라보는 우리 패러다임을 은근슬쩍 비판한 것처럼 생각된다. 이는 오토가 이브를 고장났다고 이야기하는 것에서 권력이 대중을 속이기가 얼마나 쉬운지 말해주는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 같다. 즉 권력이 ‘제네는 잘 못 됐어’ 하면 대중은 잘 못 됐다고 여긴다는 의미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비판없이 받아들이는 대중, 그 결과가 상호 모순일 때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지는 모습을 생각할 때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된다.[footnote]당장 천안함 침몰사태만 살펴봐도 이는 확실하다.[/footnote]
패션이란 무엇인가?
매년 패션업계 전문가가 미디어에 나와서 그해 또는 그 다음해에 유행할 제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면 그에 맞춰서 패션업계 기업들은 제품을 준비해서 판매한다. 그런데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어떨까? 유행할 패션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내년에 이런 패션이 유행할 것이라고 대중에게 주입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생각보다 많다. 이원복 교수의 와인 전파 이야기도 똑같다. 와인이 좋아서 우리 사회에서 호응한 것이 아니라 이원복 교수가 적당히 유행할만한 것을 찾아서 미디어에서 그냥 방송한 것이다.
이런 것에 매번 휘둘리면서 자기 주체성을 찾으려 하는 것은 좀 어리석은 것 같다. 우선 자기가 좋아하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기를 노력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캐스트까지 다 지나가고 Pixar 로고까지 지나가고 영화가 끝날 때 나오는 BnL 로고다.
정부의 정책이 내게 도움이 된다고 지금 당장 좋다고 하지 말자.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생각하자. (이렇게 쓰면서 또 워렌 버핏의 명언을 생각하고 있다.)
[#M_ps.|ps.|과학과는 관련이 없지만 NG 하나를 이야기해보자.
우주선 액시엄(Axiom)이 기울어 있는 동안 홀로그램 디텍터가 내려가지 못하도록 받치고 있던 윌이는 눌려서 짜부되어 끼어있다. 그런데 이브가 식물을 홀로그램 디텍터가 올라올 때는 틈새로 딸려들어가 있다. 작고 사소한 NG인데 엉뚱하게 보여서 이야기해본다. ^^
아래 장면에서 액시엄(Axiom) 우주선이 지구 뉴욕으로 돌아와 밖으로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선장과 오토가 싸울 때까지 스스로 걸을 수 있다는 것조차 잊고 지내던 사람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잘 걸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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